대학 동기와 만난 저녁이었다.

동기가 얼마 후 파리로 자유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나에게 여행 문의를 해왔다. 처음에는 으례 여행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싼 여행상품 없냐며 찔러보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친구는 완전한 자유여행을 꿈꾸고 있었고, 나의 10년전 유럽 배낭여행 경험을 토대로 파리에 대한 여행을 그려보고 싶어했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진짜 여행상담이다. 업무적으로 상품가가 얼마고, 포함내용은 뭐고, 얼마까지 할인해줄 수 있다.. 는 틀에 박힌 설명이 아니라 파리에 가면 뭘 보는게 좋고, 어딜 가야 재밌는게 있는지 위주로 아련해지고 있는 나의 옛날 기억을 꺼내게끔 해주었다.


아무튼 이 친구와 만난 곳은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에서 가까운 '여로집'이라는 곳인데 아주 매콤한 오징어볶음으로 유명한 곳이라며 동기가 이 곳을 추천해주었다. 사실 이 친구와는 소싯적 술을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마셔댈 때, 매운 닭발같은 안주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기도 하는 거지만 예전처럼 매운 음식에 소주 한잔 걸치며 추억을 떠올려 보고자 했다.




여기가 바로 여로집의 입구다. 추운 겨울이라 그랬는지, 가까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한참을 걸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얼른 안으로 들어가 바로 주문을 했다.





오징어볶음이 나왔다. 수북하게 쌓인 저게 모두 오징어인 줄 알았다. 물론 통통한 오징어가 안에 있기는 하지만 저것들의 대부분은 무생채를 같이 볶은 것이다. 그냥 먹어도 알싸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무를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오징어볶음에 같이 무쳐주는 저것은 바로..

취.향.저.격!




매운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음식을 추천하지 않는다. 난 매운 음식을 잘 먹는 편이기도 하고, 무척이나 매운 맛을 즐기는 편이다. 친구가 하도 맵다고 사전에 썰을 풀어서 그런지 긴장하고 한 입을 떼었지만.. 생각보다 맵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가볍게 치고 나오는 매운 맛이 추운 날씨에 후끈하면서도 청량한 기분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맛이다. 



저녁을 먹을 시간인데, 이렇게 매운 것만 들입다 먹으면 속이 쓰릴 수 있다. 그래서 주먹밥을 하나 곁들여 시켰고, 주먹밥과 함께 매운 맛을 중화시켜 가며 먹는다. 그리고 동치미, 콩나물 등이 있어 매운 것을 잘 못먹는 사람들도 먹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총평 (★★★★★ : 4.8 / 5.0)


매운 맛을 1~10으로 구분한다면 이 오징어볶음은 6.5 정도 되는 매운 맛이다.

매운 맛을 느끼는 것은 사람에 따라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에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총평에서 처음 2문장을 '매운 맛'에 할애하는 것은 이 집이 맛집인 이유가 '맛있게 매워서'다.

오징어의 물이 좋고, 통통한 것도 큰 역할을 하지만,

흔하디 흔한 이 오징어볶음을 무와 함께 아주 딱 적절하게 매운 정도를 잡아내어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들어냈다.

앞으로 이 집에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최근 우리 회사의 콜센터가 서대문역 근처로 이전하였다. 내가 담당하는 우리 회사의 모바일 웹과 관련하여 콜센터와 많은 협업을 하고 있어 콜센터사업부의 파트장과 점심을 먹게 되었다.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한 곳이 어떠한지 궁금하기도 했고, 윗사람과의 약속이라 내가 찾아가게 되었다.


콜센터는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2번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충정빌딩이고, 오늘 점심을 먹게된 '한옥집'은 충정빌딩의 바로 뒷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대문사진. 이름이 '한옥집'인 것과 아주 매칭되는 진짜 한옥 양식의 집이다. 입구의 옆에는 배너가 세워져 있는데, 배너의 내용은 최근 MBC '무한도전'에 나왔다고 홍보하는 것이었다. 무한도전에서 최시원이 나와 찾은 집으로 소개되고 있다.




들어서면 진짜 주방이 왼쪽에 위치하고, 이렇게 서브 주방이 위치해 있다. 




자리를 잡고 입구쪽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이다. 한옥을 개조하여 만든 집이라 오래되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주문하기 전, 메뉴를 보았다. 대부분의 메뉴가 '김치'를 베이스로 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가게 이름에도 붙어 있듯이 이 곳은 김치찜으로 유명하다. 김치찜 하나와 함께 달걀말이를 주문하였다.




바빠서 그런건지, 주문을 하니 밑반찬보다 메인 메뉴인 김치찜이 먼저 나왔다. 집게와 가위가 같이 나와 손님이 직접 김치와 고기를 잘라서 먹게끔 되어 있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역시나 김치의 맛이었다. 잘 숙성된 묵은김치를 고기와 함께 쪄낸다. 배추의 아삭한 식감은 찜이 되면서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하고, 숙성된 깊은 맛을 속에 꽉 채웠다. 곁들여 나온 고기는 돼지고기인데, 살코기로 이뤄져 맛이 매우 담백하다. 그냥 고기만 먹으면 심심하다고 하겠으나, 김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의 시너지가 아주 일품이다.




반찬이 뒤이어 나왔다. 반찬은 메인을 살려주기 위해 큰 힘을 들이지는 않았음이 보인다. 그런데 이 집이 역시 김치로 유명한 집이어서 그런지 파김치의 맛도 아주 예술이다. 아, 그리고 이 집의 김이 맛있어서 예전에는 김도 따로 판매했다고 한다. 물론 메인 메뉴인 김치는 아직도 별도 판매를 하고 있다.




같이 주문한 달걀말이가 좀 늦게 나왔다. 밥은 이미 절반 이상을 먹었는데, 이 달걀말이와 함께 김치찜을 싸서 먹으면 그 맛도 또한 일품이다. 달걀말이 안에는 치즈가 들어있고, 맛을 풍부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다 먹고 계산대에 서니 여러 유명인들이 보인다. 맛이 좋고, 그 맛을 근거로 삼아 오랜 세월 장사를 하면서 만들어온 전통이 있기에 저 유명인들이 방문했겠지. 



무겁지 않은 요리에, 맛있는 김치를 찜으로 만들어 감칠맛을 더욱 돌게 했던 점심을 먹었다. 먹고난 뒤에 배부름의 풍요가 찾아오지만 개운한 맛도 있다. 평범할 수 있는 메뉴지만, 쉽게 좋은 맛을 내기는 어려워 보이는 김치찜. 유명한 이유는 바로 맛에 있는 듯 하다.





총평 (★★★★☆ : 4.7 / 5.0)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즐겨 먹는 김치. 

너무나 익숙한 음식이기에,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큼 '맛있는 음식' 으로 만들기 더욱 어렵다.

하지만 오늘 방문한 한옥집은 우리가 즐겨먹는 김치에도 급이 다른 맛을 보여줄 수 있음을 자랑한다.

맛을 보니 자랑할 만 하다.

주관적인 이유지만, 내가 이 맛집을 두고 자주 찾을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점수를 조금 깎았다.

하지만 맛으로는 만점을 주어도 손색이 없다.



지난 7월에 2015년 상반기 영화 결산을 포스팅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엔 왠지 의무감에.. 1년 전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 71편의 영화를 보다!

영화를 보고, 어떤 영화를 봤는지 기록해놓은 건 2015년이 처음이다. 그래서 이게 정량적으로 많이 본 해인지, 적게 본 해인지 감이 잘 오지는 않지만 내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평균치는 되는 듯하게 느껴진다. 

평균적으로 한달에 약 6편을 본 셈이다. 주로 출퇴근 시간때를 이용해 영화를 봤는데, 영화를 본 환경이 썩 좋지 못했기 때문에 왠지 평점이 잘 안나왔을 것으로 추측했다.




보통 영화에 평점을 매기는 건, 영화를 보고난 직후가 아니라 하루 정도는 머리속에서 숙성을 시킨 뒤 평점을 매겼다. 그래야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느껴지는 감동으로 과하게 점수 주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나름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5점을 만점으로, 별 5개를 기준으로 평점을 매겼다. 각 별 구간에 점수가 매겨진 영화의 갯수는 위와 같다. 그리고 이를 숫자로 환산했을 때 평균 점수는 약 2.7점. 중간 값이 2.5점이라고 한다면, 거의 중간 값에 수렴하는 수를 보이고 그래프 모양도 나름 정규분포 곡선을 그리는 듯 하다. (나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고 자부한다.)



■ 장르별 분석


나는 한 해동안 어떤 장르의 영화를 많이 봤을까?



나름대로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이 알게 모르게 반영이 되어있는 것 같다. 나는 영화를 선택할 때, 책과 마찬가지로 다른 삶을 들여다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영화를 통해 간접체험을 한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내가 원하는 간접체험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영화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장르별로는 드라마가 월등히 많이 나왔다. 


다음으로는 피곤한 출퇴근 길에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줄 파괴적인 액션과 영화를 통해 기분이 좋아지는 코메디 영화가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멜로와 스릴러는 내가 그리 즐기는 장르가 아니다. 




각 장르별 평점을 분석해보면 나의 취향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애니메이션은 올해 딱 2편밖에 보지 않았지만 꽤 높은 평점을 받았다.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피한 면도 있지만,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이라 정평이 나 있는 작품만 선정해서 본 결과이기도 하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와 액션이 차지하고 있다. 스릴러는 중간값인 2.5점을 기록했으며 SF와 코메디, 멜로는 중간 이하의 평점을 기록했다. 영화를 많이 보게 되면서 SF와 코메디는 나의 기준이 상당히 높아져 있음을 느꼈다. 어설픈 특수효과를 사용한 SF에 매우 실망한다던지, 별로 웃기지도 못하면서 작품성도 갖추지 못한 것들.. 그리고 멜로는, 별 감흥이 안생긴다..



■ 영화는 아직 헐리우드가 낫다.


물론, 지금까지 한국영화도 엄청 발전해왔으며 천만관객을 넘기는 한국영화가 계속 나오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기도 하다. 2015년에 내가 본 영화 중에서 한국영화는 31편, 외화는 40편이다. 외화는 주로 미국영화가 되겠지만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한국영화가 아닌 것은 모두 외화로 구분했다. 



큰 차이를 두지 않고 한국영화와 외화를 고루 보았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각 영화들에 내린 평점은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영화가 외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면면을 따져 보아도, 저점을 받은 영화들은 대부분 한국영화였다. 


올 2016년에는 한국영화의 더욱 더 빛나는 발전이 있길 바라며. 2015년의 결산을 마쳐본다.


※ 2015년 내가 본 영화 목록

더 시그널
Her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안녕, 헤이즐
마담뺑덕
빅매치
논스톱
툼스톤
존윅
아메리칸 스나이퍼
슬로우비디오
테이큰3
이미테이션 게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상의원
두근두근 내 인생
워킹걸
나이트 크롤러
오늘의 연애
버드맨
쎄시봉
허삼관
빅히어로
나의 독재자
킹스맨
국제시장
소셜포비아
조선명탐정2 : 사라진 놉의 딸
스물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레드카펫
간신
악의 연대기
포커스
은밀한 유혹
채피
님아, 강을 건너지 마오
무뢰한
극비수사
마진콜
아메리칸 셰프
베리드
나의 절친 악당들
차이나타운
암살
위플래쉬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퓨리
꾸뻬씨의 행복여행
메이즈 러너
뷰티 인사이드
우아한 거짓말
연평해전
노예 12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장수상회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헝거게임 : 캣칭 파이어
헝거게임 : 모킹제이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사도
투모로우랜드
50/50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내부자들
러시 : 라이벌
액트 오브 밸러
킹메이커
인턴
인사이드 아웃


두둥! 택배가 왔다.

리디북스에서 만든 e북리더기 '페이퍼 라이트'

일명 '리페라'로 통하는 그 녀석!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곱게 포장되어 있었다.

이번에 리페라를 구입하게 된 건 술김이었다.

아주 예전부터 e북리더기를 가지고 싶긴 했으나, 태블릿이라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구매를 그동안 망설이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연말에 리디북스에서 대형 이벤트를 하는 걸 발견하고야 말았다. 그것도 술을 잔뜩 마신 상태에서..



지금은 169,000원으로 뜨지만, 내가 결제를 했던 12/30일에는 연말까지 2만원 추가할인을 해서 149,000원에 판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가격은 순전히 책값일 뿐이고, 리페라는 '사은품' 으로 증정한다는 것!!!


전자책 정가는 2,591,980원인데 무려 93% 할인을 한다. 

무려 486권이나 되는 책을 50년간 소장할 수 있는 데에 붙여진 가격이다. 

근데 조금만 뜯어보면 486권이라는 숫자는 단편들을 하나하나 뜯어 놓은 것 같고, 대부분의 소설은 저작권이 만료된 고전소설이다.


이미 지름신이 온 나에게는 486권이라는 숫자보다는 고전 뭉탱이를 한번에 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사실, 제 돈주고 고전문학을 사서 보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잘 사보지 않았는데, 486권이나 사두면 언젠간 보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리페라를 포장하고 있는 박스. 심플한 디자인을 하고 있고, 박스를 들어도 매우 가볍다는 생각을 했다. 본체는 얼마나 가볍다는 말인가!



박스을 열었다. 

마치 스마트폰처럼 전면에 리더기가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기름종이 비슷한 걸로 감싸져 있네.




포장을 벗기고 전원을 키니, 와이파이 설정 등을 하고 바로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시작되었다.



486권 중에서 가장 먼저 다운받은 책은 조지오웰의 '1984' 와 '동물농장'. 예전부터 조지오웰의 소설은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잘 됐다 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받은 e북리더기는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 로 300ppi 가 아닌 212ppi로 해상도가 좀 낮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글자를 보니, 해상도가 낮아서 아쉬운 점은 1도 찾을 수 없었다. 




백라이트를 켜본 모습이다. 

밤에 조명이 없는 곳에서도 조용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태블릿으로 보는 것보다 눈에 자극이 덜 한 것 같다. 




비교적 짧은 소설인 '동물농장'을 퇴근길부터 읽기 시작했다. 

밤 12시가 넘도록 e북을 보다 어느새 '동물농장'을 다 읽어버렸다.


아, 왠지 올해는 독서를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 리페라의 장점

 - 가볍다. 태블릿으로 책 보다가 팔 아픈 적도 있었다. 근데 리페라는 코트 주머니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에, 가벼워서 지하철에서 봐도 무리가 없다.

 - 눈에 피로도가 확실히 덜 하다. e북리더기를 보기 전에 태블릿으로 볼 때는 피로도가 쌓여봤자 얼마나 차이가 크겠어~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는 직접 경험하고 나니 확실히 차이가 있다. 

 - 태블릿보다 배터리가 오래 간다. 태블릿도 스마트폰에 비하면 배터리가 상당히 오래가는 편이다. 나는 보통 태블릿으로 책을 많이 읽어도 2~3일에 한번씩 충전했는데, 리페라는 일주일에 한번만 충전해도 될 듯 하다.


* 리페라의 단점

 - 리디북스만 이용이 가능하다. 뭐 원래 e북은 리디북스만 이용해 왔기에 큰 단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쟁제품인 크레마 카르타는 열린 서재 기능을 갖추고 있는 점에 비교하자면 단점은 단점이다.

 - 태블릿에 비교하면 기기적 성능은 상당히 떨어진다. 터치감이나 온라인 연결, 구동속도 등은 태블릿에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롯이 독서만을 위한 스마트기기로는 충분한 성능이라고 생각한다.

 - 크기가 조금 애매하게 느껴진다. 내가 손이 작아서 그럴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한 손에 딱 들어오지는 않는다. 한손으로 잡으면 약간 불안하다. 뒷면에 '아이링'을 껴서 파지를 좀 더 안전하게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 내구성이 약해 보인다. 리페라를 손에 잡은 순간부터 계속 뭔가 불안하다. 액정도 약할 것 같고, 기기 자체도 외부 충격에 상당히 약할 것 같다. 케이스를 씌워줘야 할 것 같은데.. 인터넷 후기를 보니 케이스 무게가 본체 기기만큼 나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은 케이스 없이 조심히 들고 다녀보는 걸로.

나는 원래 노트는 몰스킨 노트를 썼다. 하지만 최근에 만년필에 관심이 생겨 만년필을 구입했고, 만년필을 몰스킨 노트에 썼더니 뒷장에 비침이 너무 심해 그 뒷장을 못쓰게 될 판이 되었다.

만년필에는 그에 어울리는 노트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인터넷 폭풍 검색을.. 그리고 광화문 교보문고에도 한번 다녀왔다. 실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압축된 노트 후보는 

1. 복면사과 까르네

2. 미도리 MD 노트

3. 로디아 웹노트

이렇게 3가지로 압축이 되었다. 교보문고에 가서 실제로 보니 미도리 MD노트는 아주 살짝이지만 비침이 있었고, 로디아는 비침이 거의 없어 보였다. 최종후보는 로디아와 복면사과. 이 두가지 중에서는 추가 인터넷 폭풍 검색을 통해 최종 결정을 했다. 최종 결정은 바로. 복면사과 까르네!


내가 복면사과 까르네로 최종결정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비용이 좀 더 들지만, 가죽커버를 활용해 좀 더 세련되어 보인다.

2. 얇아서 채워가는 재미가 더욱 있을 것이다.

3. 고급 용지를 사용한 노트 중 비교적 저렴하다.


구매는 복면사과님의 블로그를 통해 주문했다.

위클리 (핀란드파인) 1권,

무선 (마누카허니) 2권,

유선 (진저브레드) 1권.


그동안 몰스킨 노트도 무선으로만 사용했기에 처음엔 무선으로 가득 채우려고 했으나, 탄조커버에 총 4권을 함께 묶어다닐 수 있기에 각기 용도를 달리 써보고자 했다. 그래서 처음 써보는 위클리와, 무선과 유선을 혼합했다. 무선노트에는 그동안 내가 써왔던 일기나 메모를, 유선에는 따로 독서노트만을 위해 사용하고자 한다.

복면사과님이 해외 출장인 관계로 노트 구매 후 수령하기 까지는 딱 1주일이 걸렸다. 




노트를 받았다! 앗!! 그런데 5권이?? 난 분명 4권을 주문했는데.. 자세히 따져보니 위클리(마누카허니)가 1권 더 들어가 있다. 서비스로 주신 건지, 실수로 주신건지..





포장 비닐을 뜯어보았다. 아~ 노트 색이 참 이쁘다. 노트 커버는 두꺼운 종이로 되어 있지만 노트만 들고 다니기엔 좀 약해보인다.





위클리 노트. 위클리 노트 첫장에는 이름과 언제부터 언제까지 사용하는 지 등을 적는 란이 있다. 그리고 내지에는 왼쪽에는 위클리에 해당하는 요일별 구분이 있고, 오른쪽은 무지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인 스케줄은 왼쪽에, 세부내용은 우측에 적으면 될 것 같다.





무선노트의 모습이다. 마누카허니색으로 씌워진 노트는 제본 실도 마누카허니색으로 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만년필로 썼을 때의 필감과 함께 뒷장의 비침!! 일단 필감은 좋다. 쓰자마자 잉크가 마르는 느낌이다. 내 펜은 EF닙으로 얇은 편이라 그렇지만, 두꺼운 펜으로 써도 잉크의 스며듦에 있어 문제없을 듯 하다. 그리고 넘긴 뒷장! 아주 새하얗다. 전혀 비침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른 복면사과 후기에는 종이 표면이 거칠고, 만년필로 쓸 때 사각거림이 심하다고 하던데,, 나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표면은 적당히 마찰이 있어 글을 쓸 때 미끄러질 것 같지 않고, 글씨를 쓸 때 유독 사각거린다는 생각은 못했다. 





유선노트의 모습이다. 책의 내용을 적고, 그 밑에 내 생각을 곁들여 쓸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필기가 이뤄져야 하고 줄이 있는 편이 좀 더 깔끔해보일 듯 하다. 진저브레드 색의 이 노트도 역시 제본 실 색도 진저브레드 색상이다.




첫노트에는 위클리, 중간에 무선, 마지막으로 유선노트를 커버에 끼웠다. 부피가 커버 안에 꽉 들어 차지는 않는다. 가죽커버가 아직 새거라서 확 포개지지 않는다. 




커버 펜꽂이에 만년필을 넣고 보니 뭔가가 영 불편하다. 펜뚜껑을 펜꽂이에 넣어둔 상태로 메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노트의 우측면을 쓸 때 방해가 될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에 보면 저렇게 노트 고무줄에 만년필을 끼운 사진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저렇게 찍은 건 그냥 설정인 듯 하다. 잡아주는 힘이 헐거워 저렇게 가지고 다니면 펜이 쑥 빠져버릴 것 같다.




펜꽂이에 만년필의 클립부분만 끼우고 바디 부분을 헐거운 고무줄로 움직이지 않는 정도로만 끼워보았다. 

이거다! 

펜을 들고다니는 법은 이렇게 해야 편할 것 같다. 이렇게 두면 펜을 꽂거나, 빼는 일도 수월해질 듯 하다.




만년필, 노트, 가죽커버. 이렇게 문구덕후로 접어드는 1차 쇼핑은 모두 막을 내렸다. 이제 열심히 쓰는 일 밖에 안남았다. 요새 문방삼우라는 네이버카페를 밥먹듯이 들락날락 거리는데, 아직 남은 과정이 있다. 바로 잉크! 지금은 라미 만년필의 카트리지 여분을 충분히 구비해두어 잉크에 대한 욕심은 안나지만 언젠가는 나도 잉크쪽으로 관심이 돌아갈 것 같다.

이 끊임없는 지름의 세계 ㅠ

내 생각만 따라와준다면 가장 저렴한 취미가 될 것 같았던 글쓰기에 있어서 이렇게 깊고도 넓은 지름의 세계가 있는 줄 몰랐다. 만년필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도 있는데....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없어도 무방하다.

지금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노트를 다 쓰기 전까지는 충분히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에 와이프가 외출한다고 하니.. 나도 이번 주말에는 카페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나 해봐야겠다.

만년필에 어울리는 종이를 찾다가 고심 끝에 구매를 하기로 결정한 건 복면사과 까르네(타블렛사이즈). 나중에 복면사과 노트도 도착하면 후기를 쓰겠지만 이 노트는 하드커버가 아니고, 다른 노트들에 비해 얇아서 사람에 따라 몇 권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나오게 된 것이 가죽노트. 탄조 공방의 주인장이 노트를 쓰면서 묶어서 사용할 수 있고, 튼튼하게 보호해줄 커버를 직접 만들게 되었고, 이를 판매하게 되었다고 한다.


탄조공방의 홈페이지에 갔더니 내가 원했던 다크브라운 색이 품절이라고 뜬다. (좌절 ㅠ) 탄조 커버를 사는 다른 방법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거나, 텐바이텐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는 것. 

일단, 나는 사이즈 선택의 문제로 전에 한번 실물을 본 적이 있다. 만약 탄조 커버를 구매하기 위해 이 글을 참조하는 사람이 있다면 온라인에서 구매를 해도 되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는 방법을 추천한다.

텐바이텐에서는 다행히 다크브라운 색을 판매하고 있다. 타블렛 사이즈로 구매를 하면서, 각인으로 영문이름을 신청하고, 펜꽂이를 추가했다. 카드로 결재를 하고 오매불망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물건은 영업일 기준으로 4일만에 도착했다. 중간에 휴일이 껴 있었지만 다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주말까지 포함해서 배송을 기다리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배송까지 걸린데 시간은 4일로 보자.





택배 박스를 뜯었더니 요렇게 'TANZO' 라고 쓰인 작은 박스가 또 나온다.





박스를 열었다. 가죽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도록 고운 포장지에 싸여 있는 나의 가죽 커버. 




포장지에서 가죽커버를 꺼냈다. 가죽에 처음으로 손을 댄 느낌! 다른 후기에서는 탄조커버가 생각보다 뻣뻣하다고 하던데, 내 느낌으로는 이 정도 뻣뻣함이 있어줘야 안의 노트를 확실하게 보호해줄 것 같다. 미도리 트래블러스노트 커버도 직접 만져본 적이 있는데 그건 너무 야들야들한 느낌이라 잘못 굴리다가 커버가 손상될 것 같다는 느낌이..

그리고 조그만 비닐에 들어 있는건 여분의 고무줄과 책갈피에 쓰이는 장식품이 들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탄조 가죽 노트 커버에 사용된 가죽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길래 옮겨본다.


'부테로' 가죽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발삐에르社 (Conceria WALPIER s.r.l)에서 만들고 있는 식물성 탄닌 가죽의 아티클(article)이름 입니다.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전통적인 테닝기법과 최상급 프랑스산 원피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식물성 탄닌 가죽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풍부한 유분을 함유하고 있어 쓸 수록 표면의 광택이 살아나며 식물성 탄닌 가죽에서 보기 드문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 라인업이 장점입니다.





탄조 커버의 안을 보았다. 노트를 엮을 수 있는 줄이 4개가 있고, 책갈피로 쓸 수 있는 줄이 2개가 있다.사진으로 봤을 때 겉보다 안쪽의 표면잉 좀 거칠 것 같이 보이는데, 마감처리가 잘 되어 있어 매끈하다. 

그리고 카드나 명합 수납 공간 등은 아무 것도 없이 아주 심플하게 되어 있다. 나는 노트를 다이어리의 용도로 쓰는 것이 아니라 진짜 '기록'의 용도로 사용할 목적이 있기 때문에 카드나 명함 수납공간은 따로 필요 없다.

대신 펜꽂이를 신청했다. 펜꽂이가 있으면 노트 필기에 다소 방해가 되는 요인이 발생하겠지만 그래도 신청한 이유는 노트에 달랑 펜 하나만 들고 돌아다닐 때 펜꽂이가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라미 사파리 만년필을 펜꽂이에 꽂아보았다. 펜꽂이의 가죽이 생각보다 많이 타이트하다. 겨우겨우 밀어 넣은 듯. 한동안은 펜꽂이에 펜을 꽂아두어야겠다. 그래서 가죽이 조금 사이즈가 늘어나도록.. 해봐야겠다.





이제 뒷면 커버를 보았다. 하단 중앙에 탄조 공방의 각인이 찍혀 있다. 제품에 브랜드가 큼지막하게 들어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이 정도의 브랜드 노출이 맘에 들었다.





아까 비닐에 싸여져 있던 책갈피 장식품을 달아보았다. 예..예쁘다!!  





이제 막 구입한 탄조 커버는 짙은 갈색에 무광택이다. 하지만 사용하면서 손 때가 타고 가죽 내의 유분이 올라오면서 세월의 무늬들이 하나씩 하나씩 새겨질 것이다. 탄조의 튼튼함을 믿고 막 써야 겠다. 어디든 들고 다니고, 언제든 메모를 해야지. 

드디어 내 손으로, 돈을 들여 만년필을 샀다.

회사로 배송받아 살짝 눈치 봐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후기를 남기기 위해.



인터넷에서 48,600원에 만년필을 팔고 있었고, 추가 카트리지까지 해서 딱 5만원에 라미를 손에 넣게 되었다. 택배에 들어 있는건 구매 감사카드와 함께 라미 만년필, 그리고 카트리지 2박스가 들어 있다.



내가 산 만년필은 "사파리 만년필 챠콜블랙-EF"

무려 Made in Germany 다. 라미 펜은 모두 독일제품이다. 싸구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독일이라는 나라 이름에서 왠지 모를 믿음이 생긴다.



포장을 벗겼더니 심플한 케이스가 나왔다. "LAMY" 라고 적힌 브랜드가 꽤나 폼이 난다.



케이스를 열면 가운데 만년필이 뙇! 

그리고 좌우에는 카트리지 여분과 컨버터가 들어있다.


※ 여기서 잠깐!

 - 카트리지와 컨버터가 뭔지 모르는 만년필 초보를 위해. 

만년필의 위쪽에 위치한 빨간색이 '컨버터'라는 것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잉크 용기다. 만년필에 꽂은 채로 잉크병에 담가 놓고 빨간 손잡이 부분을 살살 돌리면 잉크가 빨려 올라온다.

그리고 만년필의 아래 부분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저것이 '카트리지'라는 것인데, 저건 1회용이다. 통째로 툭 꽂아서 쓰고, 다 쓰고 나면 버리면 된다.



만년필을자세히 보자.

색 이름이 '챠콜블랙'인데 살짝 갈색 기운이 돈다. 무광이어서 그런지 가볍지 않고 클래식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펜 뚜껑 쪽에 내 이름을 영문으로 각인을 했다. 서체는 모노타입체다. 



이제 '닙'이라 불리는 펜촉을 보자. 

펜촉도 검은색으로 되어 있고 글씨의 굵기를 나타내는 EF 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이 닙의 종류에 따라 글씨의 굵기가 달라져, 다양한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캘리그라피에 이렇게 닙을 활용해 효과를 내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악필인 나와는 상관 없는 딴 세상 이야기다.)



펜을 열었더니 파란색 카트리지가 들어 있었다. 난 검은색으로 쓸 생각이기 때문에 파란색 카트리지를 빼고 검은색으로 넣어주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 왼쪽부분이 펜에 꼽는 부분이다.)



검은색 카트리지를 끼우고 조립을 완성한 모습이다. 심플하면서도 뭔가 세련된 미가 느껴진다. (나만 그런가?)



그냥 펜만 보면 초라해 보이니 뒤로 펜 뚜껑을 꼈다. 펜에 내 이름을 새긴 건 처음이다. 하긴.. 이렇게 비싼 펜을 써보는 것 자체로도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나저나 펜 뚜껑을 끼워 굵기가 굵어지자 좀 더 중후한 느낌이 난다.



일반 노트에 글씨를 써보았다. 필기감이 매우 부드러웠다. (사실 좀 의외였다. 사각거리는 느낌이 있다는 후기들을 많이 봤는데..) 



몰스킨 노트에 만년필의 조합이 최악이라는 후기도 봤다. 그래서 바로 몰스킨 노트에 필기감 테스트를 해봤다. 

부드럽다.



왜 몰스킨&만년필 조합이 안좋다고 하는지는 뒷장에 비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진으로 잘 안보일 수도 있지만 비침이 꽤 강하다. 그래도 아예 쓰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볼펜으로 글씨를 쓰면 꾹꾹 눌러 써야 하기에 글씨에 손 힘에 따라 모양이 삐뚤빼뚤 해지기 쉽고, 오래 쓰면 손이 아프다.

그래서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구매하게 된 만년필. 다가오는 2016년에는 손글씨도 많이 쓰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봐야지. 만년필은 쓰면 쓸 수록 주인의 필기 성향에 맞춰 바뀐다고 한다. 앞으로 라미 만년필과 함께 할 글쓰기에 궁합이 어떨지 기대가 매우 크다.


<총평>

* 필기감 : best

* 가격 : 만년필 중 그나마 싸다.

* 첫인상 : 세련되면서 클래식한 느낌도.

* 만족감 : 대.만.족!

오랜만에 전에 모시던 부서장님과 함께 우리부서 old 멤버들과 한잔 하게 되었다. 


회사가 시청 근처에 있다 보니, 주로 회식 장소로 정해지는 곳은 무교동이나 북창동. 하지만 회식이 아닌 삼삼오오 먹는 장소로 무교동이나 북창동은 그리 좋은 곳이 아니다. 너무 회식 분위기가 나서 말이지.


우리는 지하도를 따라 을지로3가역까지 걸어 갔다. 을지로3가역에서 1번출구로 나가 첫번째 골목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만날 수 있다.


거기는 바로 '가야삼계탕'


추운 겨울 날 몸을 뜨끈하게 덥혀 줄 비장의 무기가 있는 곳이다.



가게 정면의 모습. 가게 이름 자체에 '삼계탕'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집은 삼계탕 전문집이고, 그 외에 각종 닭요리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안에 들어갔더니 방바닥이 뜨끈하니, 여기서 소주를 마셨다가는 금방 취하겠다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한다.


멀찌감치 있는 메뉴판을 보고 낙지4마리+닭도리탕을 시켰다. 中 사이즈는 42,000원, 大 사이즈는 49,000원. 우리는 인원이 5명이라 大를 시켰다.



먼저 밑반찬이 조촐하게 나온다. 닭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이 간단한 밑반찬에 소주를 벌써 3잔이나 마신다.



닭도리탕이 나왔다! 그런데 그 위에 진짜 큼지막한 낙지가 4마리가 들어 있다. 주인 아지메의 말에 의하면 닭은 이미 다 익었고, 야채와 낙지만 익혀서 바로 먹으면 된다고 한다.



낙지가 익어갈 때 쯤 주인 아지메가 낙지를 손수 잘라 주신다. 




낙지가 보글보글 끓는다. 이제 먹어야지.


다 먹고나서 볶음밥도 시켜 먹었다. 그게 또 별미인데.. 그 때는 이미 술에 취해 사진 찍을 정신이 없었다.





총평 (★★★★☆ : 4.8 / 5.0)


원래 닭육수의 시원함은 진리다.

근데 거기에 낙지가 더해져 탁하지 않은 맑은 시원함이 더해진다.

탱글한 낙지를 건져먹으면서, 살짝 푸석한 닭가슴살을

얼큰한 국물에 푹 젹서 먹으면 궁합이 환상이다.

살을 에는 추위가 와도, 이 낙지 닭도리탕 하나면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슬슬 문구 덕후의 길로 접어드는 내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는 중이다.


나는 원체 글씨를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글쓰기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메모는 비교적 왕성하게 하는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쓰거나, 일기를 쓰지는 않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사용하는 노트가 2개다. 하나는 회사에서 나눠주는 다이어리. 이 다이어리는 주로 회의용으로 사용된다. 또는 일주일의 시작에 있어 나의 to-do 리스트를 '공식적'으로 쓸 때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A5 사이즈의 줄지 노트다. 여기는 오만가지를 쓴다. 아이디어를 끄적거리기도 하고, PPT를 작성하기에 앞서 대강의 스토리보드를 그려보기도 한다. 또는 정말 스쳐가는 인스턴트 메모도 이 노트에 한다. 

다이어리에 쓰는 회의내용 등은 다시 보고 회의록을 작성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3색 볼펜으로 색을 구분해 사용한다. 몇 회차에 걸쳐 회의의 주제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날짜와 안건 등 제목도 꼼꼼하게 기록하는 편이다. 하지만 줄지 노트의 경우는 좀 다르다. 그냥 스쳐가는 생각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글씨도 겨우 나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쓰고, 참 멋없게 쓴다. 말 그대로 '초안'들이니까.



개인적인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올 해, 2015년부터다. 몰스킨을 하나 장만했고 거기에 독서노트도 쓰고, 일기도 썼다. 그리고 내년을 위해 두번째 몰스킨도 샀다. 문구 덕후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시작이 된 것 같다. 몰스킨을 사면서도 이것저것 엄청 따져가며 골랐다. 무심코 서점에서 집어들었던 첫 번째 몰스킨은 검은색 무지 커버였다. 심플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나의 두 번째 몰스킨은 만화 심슨이 입힌 검은색이다. 나름대로 작은 변화를 준 셈이다. 그리고 노트 커버에 각인도 새겼다. 



뚱뚱한 3색볼펜으로 글을 장시간 쓰다 보면 손이 아프다. 손에 힘을 주어 글씨를 한자 한자 쓰다보니 오래 쓰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손에 힘을 빼고 슬슬 굴려가며 쓰다 보면 글씨체가 참 지렁이스럽다. 이번에 새로 산 몰스킨에 곁가지로 받게 된 싸구려 만년필에 눈이 갔다. 만년필은 볼펜과 달리 글자 하나하나에 힘을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잉크가 흘러나와 글씨를 쓰게끔 되어 있다. 그리고 만년필 펜촉의 특유한 사각거림이 있어 필기감이 꽤 괜찮았다. 


나의 첫 번째 만년필은 'preppy'라는 일본 제품이다. 투명한 플라스틱 몸체를 가지고 있는 이 녀석은 겉모습이 일반 볼펜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만년필 촉이 달려 있다. 나의 A5 사이즈의 줄지 노트에 만년필로 글씨를 써보기 시작했다. 손가락에 힘을 빼고 잉크가 흘러나옴을 느끼며 사각사각 글씨를 썼더니 볼펜으로 쓸 때보다 글씨가 이쁘다. 비교를 해보기 위해 같은 글자를 3색 볼펜으로 밑에 다시 써보았다. 볼펜 글씨는 여전히 못났다.


만년필을 하나 사야겠다. 얼마 전에 몰스킨을 구입할 때는 아주 특정 제품이 정해져 있었다. 몰스킨 제품이고, 플레인 무지 형식이고, 사이즈는 라지. 내가 선택해야 할 것은 커버의 색이나 꾸밈 무늬 정도였다. 그래도 몰스킨을 구입하기 까지 2주일은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사야 할 물건은 그저 '만년필' 일 뿐이고, 어떤 브랜드인지, 가격대도 설정하지 않았다. 


만년필에 대한 방대한 탐험이 시작되었다. 일단 나는 만년필에 대한 입문자니까 그렇게 값 나가는 것은 지양하기로 했다. 만년필로 유명한 몽블랑 같은 브랜드는 들고 다니면 폼은 좀 나겠지만, 실용적이지 못하다. 나는 실생활에서 글쓰기를 함에 있어 보다 편리한 펜을 찾는 것이다. 만년필을 구매하려고 여러 정보들을 알아보다가 알게 된 사실 몇 가지는. 첫째, 몰스킨과 만년필은 좋은 궁합이 아니다. 몰스킨은 종이가 얇아 만년필로 쓰면 뒤에 비침이 심하다는 것이다. 3색 볼펜으로 써도 비침이 살짝 있었는데 만년필은 매우 심한 듯 하다. 고민이 됐다. 몰스킨은 이미  샀는데.. 만년필을 포기해야 하나?


둘째, 만년필을 사용하기 좋은 노트는 따로 있다. 일본 미도리사의 MD노트나, 국내 제품인 복면사과 까르네. 만년필을 사용하는 자들에게 이 두 가지의 노트가 유명한 것 같다. 이 두가지 중에서도 특히 복면사과의 제품이 유명한 것 같다. 복면사과에서 사용하는 만년필이 사각거림의 느낌이 더 살아 있고, 비침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면사과는 몰스킨보다 얇아서 쓰면서 한권 한권 채워나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셋째, 몰스킨처럼 하드커버가 아닌 노트들은 가죽 커버를 애용한다. MD노트나 복면사과는 커버가 내지보다 좀 더 두꺼운 종이로 되어 있다. 구김이나 접힘에 있어 취약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가죽 커버를 별도로 구매해서 멋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가죽커버에는 '탄조공방' 의 제품이 가장 유명한 것 같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내부에 노트를 몇 권씩 끼워다닐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다. 가죽이라는 소재가 그렇듯이 커버를 쓰면 쓸 수록 예스러움이 묻어나 더욱 멋지게 변한다. 


다시 내가 산 몰스킨을 바라보았다. 심플하지만 멋은 없다. 별 특징없는 모던한 양복을 입은 느낌의 몰스킨. 반면에 패셔너블하지만 전통의 멋스러움을 잃지 않은 느낌의 가죽커버를 입힌 노트. 그리고 만년필과의 궁합.


일단 몰스킨을 샀으니 후회없이 써봐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하지만 올 해처럼 띄엄띄엄 할 게 아니라, 되도록 많은 생각을 빠른 시간 안에 쏟아내어 글쓰기 실력도 좀 늘리고, 몰스킨을 끝내야 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곤 멋스러운 가죽커버를 입은 노트에 만년필을 쓸 것이다. 나중에 하나씩 구매를 하면서 포스팅을 하겠다.

스티브잡스는 생전에 태블릿에 스타일러스 펜은 필요없다고 일축했다.

가장 멋진 스타일러스 펜은 손가락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은 시간이 흘러 스티브 잡스가 틀린 판단을 한 것 같다.

보다 정교한 작업을 위해 스타일러스 펜이 대세가 되었고,

키보드를 떼었다 붙였다 가능한 태블릿이 노트북 시장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나는 처남에게 선물받은 갤럭시 노트 10.1 2014 edition 을 1년째 사용중이다. 지금까지는 키보드 없이 컨텐츠를 소비해왔는데, 최근 글을 쓰는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키보드가 필요해졌다.


인터넷에서 저렴하면서 괜찮은 제품이 뭐가 있는지 검색하다가, 로지텍 블루투스 키보드를 리퍼비시한 상품을 싸게 파는게 보였다.  리퍼비시 제품이란, 단순 반품이나 전시상품, 스크래치가 있는 제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정비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뜻한다.

어제 점심시간에 온라인으로 주문했는데, 하루만에 왔다. 


크기 비교를 위해 회사 데스크탑의 키보드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키보드 커버를 벗겨서 키들이 드러나도록 사진을 찍었다.

키의 크기가 작지 않고 사이가 벌어져 있어 오타날 확률이 낮을 것 같다.



커버를 변신시켜보자.



친절하게 그림으로 어떻게 변신시키는지 나와 있다.




혀를 낼름.



오늘은 태블릿을 안가져와서 진짜 노트를 거치해보았다.

이런 느낌!



키보드 밑면에는 건전지를 넣는 곳이 있다.


얼른 집에 가서 내 태블릿과 연결해서 글을 써보고 싶다~~



사용 전이지만,

장점 : 키가 커서 일반 키보드처럼 쓸 수 있다. 오타 없이!

단점 : 무겁다. 태블릿보다 무거운거 같아. ㅠㅠ


이 키보드의 사양은,

1. 연결방식 : 무선/블루투스 3.0

2. 제품크기 : 키보드 288*130*15mm / 케이스 296*106mm

3. 무게 : 612g

4. 전원 : AAA 건전지 4개

5. 호환 : Windows8 or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 태블릿 PC



요새 손글씨 쓰기에 맛들여가는 중인데,

이 키보드가 나의 손글씨 쓰기를 방해하게 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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