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사게 된 이유

올해 연간 프로젝트 중 가장 공을 들였던 것 중 하나가 드디어 끝났다.

너부 비싸지도 않고, 너무 싸지도 않은 것 중에서 하나 골라 '나에게 주는 선물'을 하고자 했다. 그렇게 내가 고른 것은 만년필과 잉크! 

글은 써야 늘고, 직접 종이에 글씨를 한자 한자 쓰는 것이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키보드로 쓰는 글은 아무래도 깊이에 있어 손글씨만 못하다는 것이 내 생각. 하지만 생각보다 손글씨 쓰기는 여간 공이 들어가야 하는게 아니고, 조금만 귀찮아도 우선순위에 밀려 잘 쓰지 않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만년필이라는 것이 아주 오묘한게, 글씨를 막 쓰고 싶게끔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다. 만년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명언이나 유행가의 가사를 쓰는 일은 아주 흔하다. 써야 할 컨텐츠는 없지만 그래도 막 쓰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대신 해결해주니까. 

그만큼 만년필은 뭔가를 쓰게 만드는 능력 하나만은 인정하는 바이다. 메모를 통해 다양한 사고를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만년필은 그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다. 


파이롯트 커스텀74를 선택한 이유

작년 이 맘때쯤 만년필 필기를 시작했다. 시작은 아주 대중적인 만년필로 알려진 라미(LAMY)사의 사파리(safari)라는 브랜드의 만년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3~4만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저가형 만년필이다. 값이 싸다고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독일제의 라미 만년필은 만듦새나 필감이 가격에 비해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 라미 사파리 만년필은 촉이 스틸로 구성되어 있다. 만년필을 많이 써본 사람들은 스틸이 아닌 금 촉을 썼을 때 필감이 색다르다는 평을 한다. 그 궁금증이 나로 하여금 만년필을 또 사게 만든 것이다.


파이롯트사의 커스텀74는 우리나라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금 촉의 만년필 중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는 만년필이다. 비슷한 일제 브랜드로는 플래티넘이나 세일러가 있으며, 가격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사실, 내가 정말 원했던 브랜드는 독일의 '펠리컨'이라는 브랜드였으나, 가격이 비싸 눈물을 머금고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다.


이리저리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일제 만년필 중 가장 가성비가 좋은 녀석이 뭘지 한참을 돌아봤다. 그리하여 낙점이 된 것이 바로 파이롯트 커스텀74. 그 중에서도 SF닙이라 하여 경성 만년필에 연성의 느낌을 더 했다고 하는 그런 촉으로 선택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낭창낭창한' 느낌을 마구마구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제 만년필이 워낙 세필이라 굵기에 있어 내가 원하는 느낌의 굵기보다 한단계 더 굵은 걸 선택하라는 조언을 따랐다. 


나의 커스텀74

인터넷에서 일본 구매대행을 해주는 사이트에서 8만9천원을 주고 샀다. 결제일에서 배송을 받은 날까지 휴일 포함 6일만에 도착했으니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드디어 만년필 개봉박두!! 가장 설레는 시간^^


박스를 열어보니 검은 만년필의 자태가 비닐에 쌓여져 있다. 


펜 뚜껑에는 SF닙이라는 표시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검은 색 바디와 금색 장식이 아주 멋드러지게 어울린다.


내가 커스텀74만년필을 사게 된 결정적인 이유! 바로 금으로 만들어진 닙(nib). 역시나 고급스러움이 한껏 내뿜어진다.


이번에는 내가 가지고 있던 라미 사파리 만년필과 비교 샷! 바디의 전체 길이는 라미 사파리보다 살짝 긴 느낌이다. 그리고 두께는 살짝 두꺼우며, 광택이 흐르는 게 라미 사파리보다 훨씬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이번에는 기본적으로 들어있던 검은색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라미 사파리 펜과 글씨를 비교해봤다. 연성느낌의 SF닙이라 그런지 아직 글씨를 쓰는데 여간 어색한게 아니다. 원래 잘 쓰지도 못하는 글씨가 더욱 꼬부랑 글씨가 된다. 역시 이 '낭창낭창하다'는 느낌은 실제로 써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글씨를 쓸 때 힘을 주면 저렇게 닙이 살짝 벌어져 글씨가 굵어진다.


글씨 두께는 라미와 파이롯트 펜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주 살짝 커스텀74 펜이 굵다고 볼 수 있으나, 실제로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일제 만년필이 가늘게 나온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이번에 만년필과 같이 사게 된 파이롯트 이로시주쿠 잉크. 잉크병의 생김새가 워낙 이뻐서 선택을 하기도 했지만, 역시나 사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잉크의 색이다. '심해'라는 이름을 가진 잉크의 색은 이름 그대로 깊은 바다의 푸름을 나타내는 색이다. 


잉크를 살 때, 검은색도 아니면서, 푸른 색도 아닌 것을 사고 싶었다. '남색'의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색이 오묘해 계속 쓰고 싶게 만드는,, 그런 느낌을 원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시필을 해보고 싶어 검은색 카트리지를 끼기도 했고, 잉크를 담을 컨버터도 아직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 저 잉크를 써보는 것은 좀 기다려야 할 듯 하다.



총 평

1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서 이런 고급스러움을 낼 수 있어 정말 만족한다. 금으로 된 닙의 부드러움과 낭창낭창함을 경험하게 된 것은 정말 행복 그 자체이다. 이 펜으로 많은 이야기를 써 나가야 겠다. 


만년필을 쓰다 보니 한 자루의 만년필로는 필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왜냐하면 여러 색을 쓸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검은색 글씨는 주로 라미 사파리를 쓰고 있으니, 조금 더 저렴한 모델로 파란색 글씨를 쓸 만년필을 알아보다가 카쿠노 만년필을 사게 되었다.


아기자기하게 박스에 포장되어 있는 카쿠노 만년필.


만년필을 꺼내어 자와 함께 찍었다. 뒤에 뚜껑을 끼지 않았을 때 약 13cm 정도 된다.


뚜껑을 뒤에 꽂으면 약 16cm가 넘는 길이로 길어진다.


카쿠노 만년필 F 닙. 카쿠노 만년필의 특징은 닙에 그려진 *,< 찡긋 하고 있는 저 그림. 귀엽다.


라미 사파리 만년필과의 사이즈 비교.



<카쿠노 만년필 사용 후기>

라미 사파리보다 종이를 긁는 느낌이 더 강하다. 아무래도 파란색 글씨는 검은색 글씨보다 적게 쓰다 보니 길을 들이는 데 그만큼 시간은 더 걸리는 걸 수도 있다. 아니면 딱 가격차이 만큼의 질적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던가.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 산 라미는 EF닙이었고, 카쿠노는 F닙이다. 그래서 라미보다 많이 두꺼울 줄 알았으나, 실제 사용에 있어 두께감의 차이가 그리 크게 나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준다. 파이로트의 파란색 카트리지를 끼워 사용 중이며, 파란색의 발색은 조금 짙은 파란색의 느낌을 준다. 


뚜껑에 라미처럼 펜클립이 없기 때문에 잘 굴러다닌다. 그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 만년필의 그립부분은 사진에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각이 둥글게 처리된 삼각형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손에 쥐면 착 감기는 느낌이랄까. 그립감은 나쁘지 않다, 아니 좋은 편이다. (닙이 종이를 긁는 느낌을 빼면..)


남들에게 추천한다면? 

카쿠노 만년필은 카트리지까지 포함해 1만원대에 구입했다. 라미의 1/3 정도 수준. 저렴한 맛에 서브로 사용하기에는 나쁨이 없다. 하지만 만년필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카쿠노보다는 라미를 적극 추천할 것이다. 카쿠노 만년필은 만년필을 쓴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좀 비싼 볼펜을 쓰는 느낌을 주는 반면, 라미는 진짜 만년필을 쓴다는 느낌을 확실히 주기 때문이다. 단, 나처럼 서브로 쓸 계획이라면 추천할 만 하다. 

  복면사과 까르네 3G 구매 후기 보러가기

 

 

지난 겨울, 만년필을 위한 노트를 고르면서 복면사과 까르네를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샀던 건 모두 타블렛 사이즈로 위클리 1권, 무선 2권, 유선 1권을 구매했다.
위클리는 처음 써보는 노트 양식이었고, 아무래도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어플로 일정을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에 잘 안익어서 쓰는게 영 어색했고, 아직도 1권을 다 못썼다. 아니 52페이지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다 못쓰는게 당연한데.. 난 겨우 앞에 몇 장을 썼을 뿐이다. 무선은 개인 노트로 거의 일기로 작성했고, 유선은 독서노트로 활용했다. 독서노트는 책을 부분적으로 필사하는 것도 있고, 내 생각을 더해 쓰다 보니, 아무래도 글의 양이 많아져 유선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탄조 공방의 가죽 커버를 들여 위클리, 무선, 유선 각 1권씩 총 3권을 들고 다니며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그리고 만년필 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의 욕심에 업무노트는 미도리 MD 노트를 구매해서 따로 썼다.

그렇게 올해의 절반을 살아온 것 같다. 그렇게 손으로 쓰는 글씨 연습을 해오며 느낀 것은 그냥 차라리 하나 들고 다닐 때 모든 노트를 들고 다니자! 였다. 미도리노트와 복면사과 노트를 따로 구분해서 쓰니 업무노트의 휴대성이 떨어졌다. 그리고 종종 떠오르는 업무 아이디어들은 왠지 개인노트에 적기 싫어 메모를 꺼려하기도 했던 단점도 있었다. 노트를 통합하자! 이게 나에게 든 생각이다.

그러던 사이 어느새, 복면사과의 까르네는 3G를 지나 4G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예고된 사진을 보니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보다 감각적인 색이 출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쓰고 있는 노트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지름신은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것이 새로나온 4G의 색인 라즈베리와 블루베리다. 유선과 무선 각각 색깔별로 1권씩 총 4매를 구매했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미도리 MD 노트와 사이즈 비교를 위해 찍어 본 사진이다. 업무 노트는 이 전에 몰스킨 무선으로 많이 썼었는데, 미도리 MD 노트는 유선으로 구입했었다. 그리고 유선을 업무노트로 써본 결과, 업무에는 무선보다 유선이 조금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복면사과 까르네도 유선은 업무노트와 독서노트로 활용할 생각이다. 무선은 여전히 나의 개인노트로 쭉 쓸 계획이고.

 

그리고 위클리를 3권이나 구입했다. (무려 3년치..) 
사실, 위클리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할 용도로 구입했다. 무선도, 유선도 아닌 위클리를 선물용으로 구매한 것에는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위클리 노트는 시간관리나 할일관리를 위해 작성하는 노트다 보니, 조금이나마 선물받으시는 분의 생활에 도움이 되시라는 의미를 담기로 했다.
또한 복면사과의 까르네를 주변에 나름대로 홍보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이렇게 가볍고, 팬시한 노트도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써보고, 선물받으시는 분이 맘에 들면 무선이나 유선도 구매하시겠지~ 하는 마음이다.
아, 그리고 이번에도 서비스 노트가 한 권 딸려 왔다. 복면사과님도 나의 마음을 눈치채신걸까, 선물용으로 구매한 위클리를 서비스로 주셨다. 덕분에 선물할 사람이 한 명 더 늘었다. 4G에서는 더 이상 위클리가 안나온다고 하던데... 내가 쓸 분량을 위해 쟁여놔야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는 걸로 하고, 베풀어야겠다.

그럼 앞으로 쓸 노트에 대한 나의 정리
  1. 위클리
  2. 유선 (업무노트)
  3. 무선 (개인노트)
  4. 유선 (독서노트)
이 순서대로 노트들을 끼워 다녀야 겠다. 이동간에는 이렇게 노트커버에 총 4권의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업무시간에는 커버에서 분리해 업무노트와 위클리를 따로 들고 다니는 방법도 써야겠다. 

지난 3월달에 구입한 미도리MD노트는 이만큼 썼다. (아직 많이 남음 ㅜㅜ) 

 

 

최근 노트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체득하는 데 많은 실험을 하고 있다. 


1. 마인드맵을 그려본다거나, 

2. 포스트잇을 활용해 아이디어들을 그룹핑하고, 구조화하는 방법, 

3. 노트패드를 이용해 초안(draft)을 그려보고,

4. 업무노트를 이용해 이 모든 걸 다시 정리하는 것.


위 방법에 딱히 정해진 순서는 아직 체계적으로 잡히지 않았다.

얼마 전에 선물용으로 몰스킨 노트를 샀다가 서비스로 받은 로디아 노트패드를 두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고민이기는 하다. (너무 작아서..) 적당한 크기의 로디아 노트패드를 사야할 듯 싶다.



이 사진이 위에 말한 방법들을 한 눈에 보이게끔 찍은 사진이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대략적인 느낌들을 노트패드에 적고, 그걸 바탕으로 포스트잇에 옮겨 적으면서 카테고리를 분리했다. 그리고 그걸 업무노트에 마인드맵으로 한 눈에 들어오게끔 정리를 했다. 


이렇게 만들고 나니, 스토리가 생기는 걸 느낄 수 있다. 근데, 아직 초보라 그런지 이 과정을 몇 번은 다시 만들어보는 작업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생각이 숙성되어 완성도가 생기고, 그렇게 하고 나서야 보고서를 만들 수 있을 듯.


노트 초보의 메모하기, 아직 발전 중~

이제 만년필을 사용한지 약 7개월 정도가 지났다. 입문용으로 샀던 라미 사파리 만년필을 주력으로 하여 파란색을 표기하기 위해 파이로트 카쿠노 만년필까지 사서 총 2개의 만년필을 사용한다. 

만년필을 사용하면서 알게 된 것은 볼펜과 달리 만년필을 쓸 종이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애정하며 사용해온 몰스킨 노트와 결별하게 된 이유도 만년필 때문이다. 몰스킨에서는 만년필을 사용하면 뒷면 비침이 너무 심해 글씨를 제대로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처음 샀던 노트가 복면사과 까르네다. 현재 복면사과 까르네 노트는 개인용 노트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업무용으로 따로 쓰기 위해 미도리 MD노트를 구매했다. 사이즈는 A5로 정했다. A5보다 작은건 한 페이지에 너무 적은 양의 정보만 담을 수 있어 별로고, A5보다 크면 한 면이 너무 방대해지고 휴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표지는 아주 심플하다. 다만 표지가 하드커버가 아닌 그저 두꺼운 종이 정도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보는 것과 같이 비닐커버를 씌우거나, 아니면 돈이 여유있다면 가죽커버를 장만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표지를 넘기면 타이틀을 쓸 수 있는 내지 디자인이 나온다. 이 종이까지는 일반 내지와 달리 조금 두껍다. 나는 이 노트를 업무용으로 쓸 예정이라 "업무노트"라는 이름을 달아주었다.



내지 첫번째 면에는 불렛 저널 키 라고 불리는 '할 일 관리'에 쓰이는 코드를 적어두었다. 이 노트를 사용하는 메뉴얼쯤 된다고 보면 되겠다. 이 노트를 통해 처음으로 쓰는 툴이기 때문에 아직 100% 내면화 시키지 못했다. 아직도 불렛 저널 키는 나만의 쓰임새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을 시키는 중이다.

그리고 하단에는 올 해 내가 맡은 프로젝트들을 기재했다. 이 뒷장부터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록으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이 노트의 인덱스쯤 된다고 보면 될 듯.



내가 쓰는 노트는 Lined 줄로 된 노트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노트 가운데에 굵은 선이 하나 그어져 있어 노트가 전체적으로 4사분면으로 나뉘는 느낌을 준다. 이를 이용해 그날 그날의 to-do list를 관리하면서 추가적인 메모를 기록해가고 있다.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에 대한 전반적인 밑그림을 그려 구상하는 메모다. 이렇게 일적인 메모도 하지만, 하루 중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간간히 개인적인 메모도 들어가긴 한다. 그러다보니 업무용 노트긴 한데, 남에게 보여주기에 조금은 민망하고 부끄러운 내용들이 들어갈 때도 있다. 



※ 미도리MD노트 사용 후기

 - 필기감 : 매우 우수 (번짐 없음, 비침 없음, 잉크 잘 마름)

 - 휴대성 : 매우 우수 (주관적이지만 A5 사이즈가 업무용으로 가장 적합하다)

 - 디자인 : 보통 (심플해서 좋긴 한데, 너무 밋밋하다는 느낌이 든다.)


※ 다음에 또 사게 될까?

 - 미도리MD노트의 명성대로 대단한 노트다. 하지만 지금은 업무용과 개인용을 나눠서 쓰다 보니, 뭔가 노트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다음에는 복면사과 노트를 여러 권 묶어 쓸 수 있는 노트커버를 적극 활용해 하나의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업무용과 개인용을 모두 통합해버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노트를 다 쓰고 나면 미도리가 아닌 복면사과 노트를 추가 구매하게 될 것 같다. (아직 미도리노트를 반 밖에 못써서 나중 일이지만..)

나는 원래 노트는 몰스킨 노트를 썼다. 하지만 최근에 만년필에 관심이 생겨 만년필을 구입했고, 만년필을 몰스킨 노트에 썼더니 뒷장에 비침이 너무 심해 그 뒷장을 못쓰게 될 판이 되었다.

만년필에는 그에 어울리는 노트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인터넷 폭풍 검색을.. 그리고 광화문 교보문고에도 한번 다녀왔다. 실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압축된 노트 후보는 

1. 복면사과 까르네

2. 미도리 MD 노트

3. 로디아 웹노트

이렇게 3가지로 압축이 되었다. 교보문고에 가서 실제로 보니 미도리 MD노트는 아주 살짝이지만 비침이 있었고, 로디아는 비침이 거의 없어 보였다. 최종후보는 로디아와 복면사과. 이 두가지 중에서는 추가 인터넷 폭풍 검색을 통해 최종 결정을 했다. 최종 결정은 바로. 복면사과 까르네!


내가 복면사과 까르네로 최종결정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비용이 좀 더 들지만, 가죽커버를 활용해 좀 더 세련되어 보인다.

2. 얇아서 채워가는 재미가 더욱 있을 것이다.

3. 고급 용지를 사용한 노트 중 비교적 저렴하다.


구매는 복면사과님의 블로그를 통해 주문했다.

위클리 (핀란드파인) 1권,

무선 (마누카허니) 2권,

유선 (진저브레드) 1권.


그동안 몰스킨 노트도 무선으로만 사용했기에 처음엔 무선으로 가득 채우려고 했으나, 탄조커버에 총 4권을 함께 묶어다닐 수 있기에 각기 용도를 달리 써보고자 했다. 그래서 처음 써보는 위클리와, 무선과 유선을 혼합했다. 무선노트에는 그동안 내가 써왔던 일기나 메모를, 유선에는 따로 독서노트만을 위해 사용하고자 한다.

복면사과님이 해외 출장인 관계로 노트 구매 후 수령하기 까지는 딱 1주일이 걸렸다. 




노트를 받았다! 앗!! 그런데 5권이?? 난 분명 4권을 주문했는데.. 자세히 따져보니 위클리(마누카허니)가 1권 더 들어가 있다. 서비스로 주신 건지, 실수로 주신건지..





포장 비닐을 뜯어보았다. 아~ 노트 색이 참 이쁘다. 노트 커버는 두꺼운 종이로 되어 있지만 노트만 들고 다니기엔 좀 약해보인다.





위클리 노트. 위클리 노트 첫장에는 이름과 언제부터 언제까지 사용하는 지 등을 적는 란이 있다. 그리고 내지에는 왼쪽에는 위클리에 해당하는 요일별 구분이 있고, 오른쪽은 무지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인 스케줄은 왼쪽에, 세부내용은 우측에 적으면 될 것 같다.





무선노트의 모습이다. 마누카허니색으로 씌워진 노트는 제본 실도 마누카허니색으로 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만년필로 썼을 때의 필감과 함께 뒷장의 비침!! 일단 필감은 좋다. 쓰자마자 잉크가 마르는 느낌이다. 내 펜은 EF닙으로 얇은 편이라 그렇지만, 두꺼운 펜으로 써도 잉크의 스며듦에 있어 문제없을 듯 하다. 그리고 넘긴 뒷장! 아주 새하얗다. 전혀 비침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른 복면사과 후기에는 종이 표면이 거칠고, 만년필로 쓸 때 사각거림이 심하다고 하던데,, 나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표면은 적당히 마찰이 있어 글을 쓸 때 미끄러질 것 같지 않고, 글씨를 쓸 때 유독 사각거린다는 생각은 못했다. 





유선노트의 모습이다. 책의 내용을 적고, 그 밑에 내 생각을 곁들여 쓸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필기가 이뤄져야 하고 줄이 있는 편이 좀 더 깔끔해보일 듯 하다. 진저브레드 색의 이 노트도 역시 제본 실 색도 진저브레드 색상이다.




첫노트에는 위클리, 중간에 무선, 마지막으로 유선노트를 커버에 끼웠다. 부피가 커버 안에 꽉 들어 차지는 않는다. 가죽커버가 아직 새거라서 확 포개지지 않는다. 




커버 펜꽂이에 만년필을 넣고 보니 뭔가가 영 불편하다. 펜뚜껑을 펜꽂이에 넣어둔 상태로 메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노트의 우측면을 쓸 때 방해가 될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에 보면 저렇게 노트 고무줄에 만년필을 끼운 사진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저렇게 찍은 건 그냥 설정인 듯 하다. 잡아주는 힘이 헐거워 저렇게 가지고 다니면 펜이 쑥 빠져버릴 것 같다.




펜꽂이에 만년필의 클립부분만 끼우고 바디 부분을 헐거운 고무줄로 움직이지 않는 정도로만 끼워보았다. 

이거다! 

펜을 들고다니는 법은 이렇게 해야 편할 것 같다. 이렇게 두면 펜을 꽂거나, 빼는 일도 수월해질 듯 하다.




만년필, 노트, 가죽커버. 이렇게 문구덕후로 접어드는 1차 쇼핑은 모두 막을 내렸다. 이제 열심히 쓰는 일 밖에 안남았다. 요새 문방삼우라는 네이버카페를 밥먹듯이 들락날락 거리는데, 아직 남은 과정이 있다. 바로 잉크! 지금은 라미 만년필의 카트리지 여분을 충분히 구비해두어 잉크에 대한 욕심은 안나지만 언젠가는 나도 잉크쪽으로 관심이 돌아갈 것 같다.

이 끊임없는 지름의 세계 ㅠ

내 생각만 따라와준다면 가장 저렴한 취미가 될 것 같았던 글쓰기에 있어서 이렇게 깊고도 넓은 지름의 세계가 있는 줄 몰랐다. 만년필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명품도 있는데....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없어도 무방하다.

지금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노트를 다 쓰기 전까지는 충분히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에 와이프가 외출한다고 하니.. 나도 이번 주말에는 카페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나 해봐야겠다.

만년필에 어울리는 종이를 찾다가 고심 끝에 구매를 하기로 결정한 건 복면사과 까르네(타블렛사이즈). 나중에 복면사과 노트도 도착하면 후기를 쓰겠지만 이 노트는 하드커버가 아니고, 다른 노트들에 비해 얇아서 사람에 따라 몇 권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나오게 된 것이 가죽노트. 탄조 공방의 주인장이 노트를 쓰면서 묶어서 사용할 수 있고, 튼튼하게 보호해줄 커버를 직접 만들게 되었고, 이를 판매하게 되었다고 한다.


탄조공방의 홈페이지에 갔더니 내가 원했던 다크브라운 색이 품절이라고 뜬다. (좌절 ㅠ) 탄조 커버를 사는 다른 방법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거나, 텐바이텐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는 것. 

일단, 나는 사이즈 선택의 문제로 전에 한번 실물을 본 적이 있다. 만약 탄조 커버를 구매하기 위해 이 글을 참조하는 사람이 있다면 온라인에서 구매를 해도 되나,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는 방법을 추천한다.

텐바이텐에서는 다행히 다크브라운 색을 판매하고 있다. 타블렛 사이즈로 구매를 하면서, 각인으로 영문이름을 신청하고, 펜꽂이를 추가했다. 카드로 결재를 하고 오매불망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물건은 영업일 기준으로 4일만에 도착했다. 중간에 휴일이 껴 있었지만 다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주말까지 포함해서 배송을 기다리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배송까지 걸린데 시간은 4일로 보자.





택배 박스를 뜯었더니 요렇게 'TANZO' 라고 쓰인 작은 박스가 또 나온다.





박스를 열었다. 가죽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도록 고운 포장지에 싸여 있는 나의 가죽 커버. 




포장지에서 가죽커버를 꺼냈다. 가죽에 처음으로 손을 댄 느낌! 다른 후기에서는 탄조커버가 생각보다 뻣뻣하다고 하던데, 내 느낌으로는 이 정도 뻣뻣함이 있어줘야 안의 노트를 확실하게 보호해줄 것 같다. 미도리 트래블러스노트 커버도 직접 만져본 적이 있는데 그건 너무 야들야들한 느낌이라 잘못 굴리다가 커버가 손상될 것 같다는 느낌이..

그리고 조그만 비닐에 들어 있는건 여분의 고무줄과 책갈피에 쓰이는 장식품이 들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탄조 가죽 노트 커버에 사용된 가죽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길래 옮겨본다.


'부테로' 가죽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발삐에르社 (Conceria WALPIER s.r.l)에서 만들고 있는 식물성 탄닌 가죽의 아티클(article)이름 입니다.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전통적인 테닝기법과 최상급 프랑스산 원피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식물성 탄닌 가죽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풍부한 유분을 함유하고 있어 쓸 수록 표면의 광택이 살아나며 식물성 탄닌 가죽에서 보기 드문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 라인업이 장점입니다.





탄조 커버의 안을 보았다. 노트를 엮을 수 있는 줄이 4개가 있고, 책갈피로 쓸 수 있는 줄이 2개가 있다.사진으로 봤을 때 겉보다 안쪽의 표면잉 좀 거칠 것 같이 보이는데, 마감처리가 잘 되어 있어 매끈하다. 

그리고 카드나 명합 수납 공간 등은 아무 것도 없이 아주 심플하게 되어 있다. 나는 노트를 다이어리의 용도로 쓰는 것이 아니라 진짜 '기록'의 용도로 사용할 목적이 있기 때문에 카드나 명함 수납공간은 따로 필요 없다.

대신 펜꽂이를 신청했다. 펜꽂이가 있으면 노트 필기에 다소 방해가 되는 요인이 발생하겠지만 그래도 신청한 이유는 노트에 달랑 펜 하나만 들고 돌아다닐 때 펜꽂이가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라미 사파리 만년필을 펜꽂이에 꽂아보았다. 펜꽂이의 가죽이 생각보다 많이 타이트하다. 겨우겨우 밀어 넣은 듯. 한동안은 펜꽂이에 펜을 꽂아두어야겠다. 그래서 가죽이 조금 사이즈가 늘어나도록.. 해봐야겠다.





이제 뒷면 커버를 보았다. 하단 중앙에 탄조 공방의 각인이 찍혀 있다. 제품에 브랜드가 큼지막하게 들어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이 정도의 브랜드 노출이 맘에 들었다.





아까 비닐에 싸여져 있던 책갈피 장식품을 달아보았다. 예..예쁘다!!  





이제 막 구입한 탄조 커버는 짙은 갈색에 무광택이다. 하지만 사용하면서 손 때가 타고 가죽 내의 유분이 올라오면서 세월의 무늬들이 하나씩 하나씩 새겨질 것이다. 탄조의 튼튼함을 믿고 막 써야 겠다. 어디든 들고 다니고, 언제든 메모를 해야지. 

드디어 내 손으로, 돈을 들여 만년필을 샀다.

회사로 배송받아 살짝 눈치 봐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후기를 남기기 위해.



인터넷에서 48,600원에 만년필을 팔고 있었고, 추가 카트리지까지 해서 딱 5만원에 라미를 손에 넣게 되었다. 택배에 들어 있는건 구매 감사카드와 함께 라미 만년필, 그리고 카트리지 2박스가 들어 있다.



내가 산 만년필은 "사파리 만년필 챠콜블랙-EF"

무려 Made in Germany 다. 라미 펜은 모두 독일제품이다. 싸구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독일이라는 나라 이름에서 왠지 모를 믿음이 생긴다.



포장을 벗겼더니 심플한 케이스가 나왔다. "LAMY" 라고 적힌 브랜드가 꽤나 폼이 난다.



케이스를 열면 가운데 만년필이 뙇! 

그리고 좌우에는 카트리지 여분과 컨버터가 들어있다.


※ 여기서 잠깐!

 - 카트리지와 컨버터가 뭔지 모르는 만년필 초보를 위해. 

만년필의 위쪽에 위치한 빨간색이 '컨버터'라는 것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잉크 용기다. 만년필에 꽂은 채로 잉크병에 담가 놓고 빨간 손잡이 부분을 살살 돌리면 잉크가 빨려 올라온다.

그리고 만년필의 아래 부분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저것이 '카트리지'라는 것인데, 저건 1회용이다. 통째로 툭 꽂아서 쓰고, 다 쓰고 나면 버리면 된다.



만년필을자세히 보자.

색 이름이 '챠콜블랙'인데 살짝 갈색 기운이 돈다. 무광이어서 그런지 가볍지 않고 클래식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펜 뚜껑 쪽에 내 이름을 영문으로 각인을 했다. 서체는 모노타입체다. 



이제 '닙'이라 불리는 펜촉을 보자. 

펜촉도 검은색으로 되어 있고 글씨의 굵기를 나타내는 EF 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이 닙의 종류에 따라 글씨의 굵기가 달라져, 다양한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캘리그라피에 이렇게 닙을 활용해 효과를 내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악필인 나와는 상관 없는 딴 세상 이야기다.)



펜을 열었더니 파란색 카트리지가 들어 있었다. 난 검은색으로 쓸 생각이기 때문에 파란색 카트리지를 빼고 검은색으로 넣어주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 왼쪽부분이 펜에 꼽는 부분이다.)



검은색 카트리지를 끼우고 조립을 완성한 모습이다. 심플하면서도 뭔가 세련된 미가 느껴진다. (나만 그런가?)



그냥 펜만 보면 초라해 보이니 뒤로 펜 뚜껑을 꼈다. 펜에 내 이름을 새긴 건 처음이다. 하긴.. 이렇게 비싼 펜을 써보는 것 자체로도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나저나 펜 뚜껑을 끼워 굵기가 굵어지자 좀 더 중후한 느낌이 난다.



일반 노트에 글씨를 써보았다. 필기감이 매우 부드러웠다. (사실 좀 의외였다. 사각거리는 느낌이 있다는 후기들을 많이 봤는데..) 



몰스킨 노트에 만년필의 조합이 최악이라는 후기도 봤다. 그래서 바로 몰스킨 노트에 필기감 테스트를 해봤다. 

부드럽다.



왜 몰스킨&만년필 조합이 안좋다고 하는지는 뒷장에 비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진으로 잘 안보일 수도 있지만 비침이 꽤 강하다. 그래도 아예 쓰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볼펜으로 글씨를 쓰면 꾹꾹 눌러 써야 하기에 글씨에 손 힘에 따라 모양이 삐뚤빼뚤 해지기 쉽고, 오래 쓰면 손이 아프다.

그래서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구매하게 된 만년필. 다가오는 2016년에는 손글씨도 많이 쓰면서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봐야지. 만년필은 쓰면 쓸 수록 주인의 필기 성향에 맞춰 바뀐다고 한다. 앞으로 라미 만년필과 함께 할 글쓰기에 궁합이 어떨지 기대가 매우 크다.


<총평>

* 필기감 : best

* 가격 : 만년필 중 그나마 싸다.

* 첫인상 : 세련되면서 클래식한 느낌도.

* 만족감 : 대.만.족!

슬슬 문구 덕후의 길로 접어드는 내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는 중이다.


나는 원체 글씨를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글쓰기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메모는 비교적 왕성하게 하는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쓰거나, 일기를 쓰지는 않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사용하는 노트가 2개다. 하나는 회사에서 나눠주는 다이어리. 이 다이어리는 주로 회의용으로 사용된다. 또는 일주일의 시작에 있어 나의 to-do 리스트를 '공식적'으로 쓸 때 주로 사용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A5 사이즈의 줄지 노트다. 여기는 오만가지를 쓴다. 아이디어를 끄적거리기도 하고, PPT를 작성하기에 앞서 대강의 스토리보드를 그려보기도 한다. 또는 정말 스쳐가는 인스턴트 메모도 이 노트에 한다. 

다이어리에 쓰는 회의내용 등은 다시 보고 회의록을 작성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3색 볼펜으로 색을 구분해 사용한다. 몇 회차에 걸쳐 회의의 주제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날짜와 안건 등 제목도 꼼꼼하게 기록하는 편이다. 하지만 줄지 노트의 경우는 좀 다르다. 그냥 스쳐가는 생각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글씨도 겨우 나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쓰고, 참 멋없게 쓴다. 말 그대로 '초안'들이니까.



개인적인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올 해, 2015년부터다. 몰스킨을 하나 장만했고 거기에 독서노트도 쓰고, 일기도 썼다. 그리고 내년을 위해 두번째 몰스킨도 샀다. 문구 덕후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시작이 된 것 같다. 몰스킨을 사면서도 이것저것 엄청 따져가며 골랐다. 무심코 서점에서 집어들었던 첫 번째 몰스킨은 검은색 무지 커버였다. 심플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나의 두 번째 몰스킨은 만화 심슨이 입힌 검은색이다. 나름대로 작은 변화를 준 셈이다. 그리고 노트 커버에 각인도 새겼다. 



뚱뚱한 3색볼펜으로 글을 장시간 쓰다 보면 손이 아프다. 손에 힘을 주어 글씨를 한자 한자 쓰다보니 오래 쓰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손에 힘을 빼고 슬슬 굴려가며 쓰다 보면 글씨체가 참 지렁이스럽다. 이번에 새로 산 몰스킨에 곁가지로 받게 된 싸구려 만년필에 눈이 갔다. 만년필은 볼펜과 달리 글자 하나하나에 힘을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잉크가 흘러나와 글씨를 쓰게끔 되어 있다. 그리고 만년필 펜촉의 특유한 사각거림이 있어 필기감이 꽤 괜찮았다. 


나의 첫 번째 만년필은 'preppy'라는 일본 제품이다. 투명한 플라스틱 몸체를 가지고 있는 이 녀석은 겉모습이 일반 볼펜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만년필 촉이 달려 있다. 나의 A5 사이즈의 줄지 노트에 만년필로 글씨를 써보기 시작했다. 손가락에 힘을 빼고 잉크가 흘러나옴을 느끼며 사각사각 글씨를 썼더니 볼펜으로 쓸 때보다 글씨가 이쁘다. 비교를 해보기 위해 같은 글자를 3색 볼펜으로 밑에 다시 써보았다. 볼펜 글씨는 여전히 못났다.


만년필을 하나 사야겠다. 얼마 전에 몰스킨을 구입할 때는 아주 특정 제품이 정해져 있었다. 몰스킨 제품이고, 플레인 무지 형식이고, 사이즈는 라지. 내가 선택해야 할 것은 커버의 색이나 꾸밈 무늬 정도였다. 그래도 몰스킨을 구입하기 까지 2주일은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사야 할 물건은 그저 '만년필' 일 뿐이고, 어떤 브랜드인지, 가격대도 설정하지 않았다. 


만년필에 대한 방대한 탐험이 시작되었다. 일단 나는 만년필에 대한 입문자니까 그렇게 값 나가는 것은 지양하기로 했다. 만년필로 유명한 몽블랑 같은 브랜드는 들고 다니면 폼은 좀 나겠지만, 실용적이지 못하다. 나는 실생활에서 글쓰기를 함에 있어 보다 편리한 펜을 찾는 것이다. 만년필을 구매하려고 여러 정보들을 알아보다가 알게 된 사실 몇 가지는. 첫째, 몰스킨과 만년필은 좋은 궁합이 아니다. 몰스킨은 종이가 얇아 만년필로 쓰면 뒤에 비침이 심하다는 것이다. 3색 볼펜으로 써도 비침이 살짝 있었는데 만년필은 매우 심한 듯 하다. 고민이 됐다. 몰스킨은 이미  샀는데.. 만년필을 포기해야 하나?


둘째, 만년필을 사용하기 좋은 노트는 따로 있다. 일본 미도리사의 MD노트나, 국내 제품인 복면사과 까르네. 만년필을 사용하는 자들에게 이 두 가지의 노트가 유명한 것 같다. 이 두가지 중에서도 특히 복면사과의 제품이 유명한 것 같다. 복면사과에서 사용하는 만년필이 사각거림의 느낌이 더 살아 있고, 비침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면사과는 몰스킨보다 얇아서 쓰면서 한권 한권 채워나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셋째, 몰스킨처럼 하드커버가 아닌 노트들은 가죽 커버를 애용한다. MD노트나 복면사과는 커버가 내지보다 좀 더 두꺼운 종이로 되어 있다. 구김이나 접힘에 있어 취약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가죽 커버를 별도로 구매해서 멋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가죽커버에는 '탄조공방' 의 제품이 가장 유명한 것 같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내부에 노트를 몇 권씩 끼워다닐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다. 가죽이라는 소재가 그렇듯이 커버를 쓰면 쓸 수록 예스러움이 묻어나 더욱 멋지게 변한다. 


다시 내가 산 몰스킨을 바라보았다. 심플하지만 멋은 없다. 별 특징없는 모던한 양복을 입은 느낌의 몰스킨. 반면에 패셔너블하지만 전통의 멋스러움을 잃지 않은 느낌의 가죽커버를 입힌 노트. 그리고 만년필과의 궁합.


일단 몰스킨을 샀으니 후회없이 써봐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하지만 올 해처럼 띄엄띄엄 할 게 아니라, 되도록 많은 생각을 빠른 시간 안에 쏟아내어 글쓰기 실력도 좀 늘리고, 몰스킨을 끝내야 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곤 멋스러운 가죽커버를 입은 노트에 만년필을 쓸 것이다. 나중에 하나씩 구매를 하면서 포스팅을 하겠다.

스티브잡스는 생전에 태블릿에 스타일러스 펜은 필요없다고 일축했다.

가장 멋진 스타일러스 펜은 손가락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은 시간이 흘러 스티브 잡스가 틀린 판단을 한 것 같다.

보다 정교한 작업을 위해 스타일러스 펜이 대세가 되었고,

키보드를 떼었다 붙였다 가능한 태블릿이 노트북 시장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나는 처남에게 선물받은 갤럭시 노트 10.1 2014 edition 을 1년째 사용중이다. 지금까지는 키보드 없이 컨텐츠를 소비해왔는데, 최근 글을 쓰는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키보드가 필요해졌다.


인터넷에서 저렴하면서 괜찮은 제품이 뭐가 있는지 검색하다가, 로지텍 블루투스 키보드를 리퍼비시한 상품을 싸게 파는게 보였다.  리퍼비시 제품이란, 단순 반품이나 전시상품, 스크래치가 있는 제품을 신상품 수준으로 정비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제품을 뜻한다.

어제 점심시간에 온라인으로 주문했는데, 하루만에 왔다. 


크기 비교를 위해 회사 데스크탑의 키보드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키보드 커버를 벗겨서 키들이 드러나도록 사진을 찍었다.

키의 크기가 작지 않고 사이가 벌어져 있어 오타날 확률이 낮을 것 같다.



커버를 변신시켜보자.



친절하게 그림으로 어떻게 변신시키는지 나와 있다.




혀를 낼름.



오늘은 태블릿을 안가져와서 진짜 노트를 거치해보았다.

이런 느낌!



키보드 밑면에는 건전지를 넣는 곳이 있다.


얼른 집에 가서 내 태블릿과 연결해서 글을 써보고 싶다~~



사용 전이지만,

장점 : 키가 커서 일반 키보드처럼 쓸 수 있다. 오타 없이!

단점 : 무겁다. 태블릿보다 무거운거 같아. ㅠㅠ


이 키보드의 사양은,

1. 연결방식 : 무선/블루투스 3.0

2. 제품크기 : 키보드 288*130*15mm / 케이스 296*106mm

3. 무게 : 612g

4. 전원 : AAA 건전지 4개

5. 호환 : Windows8 or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 태블릿 PC



요새 손글씨 쓰기에 맛들여가는 중인데,

이 키보드가 나의 손글씨 쓰기를 방해하게 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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