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IT트렌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중, 여행업계에 조금씩 들어오고 있는 새로운 기술, 챗봇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 고관여제품/상품 (High Involvement Product)

고관여상품은 보통 고가의 상품에 해당한다. 해외여행은 싸야 수십만원에서 시작하고거리와 시간이 늘어날 수록 비용이 늘어 수백만원에 이르는 상품도 무수히 많은 시장이다. 그리고 고관여 상품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경우, 소비자에게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해외여행상품을 구매했는데계획된 일정을 빼먹는다거나, 예정된 숙박시설의 등급이 아닐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고관여 상품은 구매 하기 전에 정보탐색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구매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심사숙고해 결정하게 된다해외여행을 가기 전에 많은 소비자들이 블로그에 올라온 평판을 찾아보고, 다양한 여행 상품 검색을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을 하고 나서야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전통적인 고관여제품인 자동차


#1. 컨시어지 서비스 

고관여 상품을 구매함에 있어 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해당 정보들을 취급하는 산업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는 웨딩 플래너, 자산관리 컨설턴트 같은 것이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플래너', '컨설턴트' 라는 용어보다는 '컨시어지' 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컨시어지(Concierge)는 프랑스어로 중세시대 성에서 머물면서 초를 들고 방문객을 안내하는 '촛불 관리자(le comte des cierges)'에서 유래된 단어로, 쉽게 말해 '건물의 관리인'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 호텔 로비에 상주하면서 고객을 맞이하는 것부터 짐을 들어주거나, 여행에 필요한 교통, 관광, 쇼핑, 음식점 안내 및 예약, 고객의 불편사항 해결 등 객실서비스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있는 직원이나 서비스를 컨시어지라고 칭하고 있다.

보통 호텔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여행상품을 구매함에 있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여행 컨시어지' 서비스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여행 컨시어지란, 기업과 진짜 고객의 정보가 혼합된 요즘같은 정보과잉 시대에서 해당 분야의 믿을 수 있는 전문가를 통해 여행상품과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성공적인 소비를 위해 존재하는 역할이 될 것이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2. 챗봇의 출현과 성장 

우리 회사에서는 작년부터 모바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그로 인해 나에게는 모바일 관련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그런데 나는 이 전까지 마케팅 업무를 주로 담당했었고, IT직군에 대한 조그만 이해와 지식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었다. 업무를 맡게 되면서 나름대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는데아직까지 알게 된 것이라곤 업무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화가 겨우 가능한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부터 하는 얘기들은 전문가가 아닌 초보자의 허황된 공상 수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점.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4월 연례 개발자 회의 기조연설에서 챗봇 플랫폼과 이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엔진 등 개발 도구를 공개했다. '챗봇(chatbot)'이란 채팅로봇, 즉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말한다저커버그는 챗봇이 페이스북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이나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을 메신저가 대신하게 되면서 메신저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머지 않은 미래에서는 사람들이 검색엔진을 통해 필요한 것을 직접 검색하기 보단 점차 메신저를 통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페이스북의 미래는 메신저에 있다" by 주커버그


#3. 여행 챗봇의 현재 

KLM네덜란드 항공은 올 3월 챗봇을 도입해 여행일정 확인부터 체크인 알림, 항공권 발권, 예약 변경 관련 고객 응대를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툴은 바로 앞서 언급한 페이스북 메신저봇이다. KLM은 인공지능 승무원을 공개한 첫 달에만 11 5천명의 고객이 이용했다고 한다

 

KLM 항공의 챗봇


호텔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킹닷컴에서도 챗봇 출시 계획을 밝혔다. 호텔의 체크인, 체크아웃 시간부터 엑스트라 베드 추가 사용 여부 등 간단한 질문들을 처리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은 사용자들의 언어에 맞춰 자동 번역까지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호텔 리셉션 직원이 영어로 고객에게 메세지를 보냈는데 예약자가 한국인이라면 예약자의 챗봇에는 한국어로 해당 직원의 메시지가 번역돼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4. 여행 챗봇, 아직은 멀었다.

올해 구글의 알파고가 딥 러닝의 인공지능으로 바둑계의 천재 이세돌과 붙어 승리를 한 것이 꽤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사람들은 김칫국을 마셔가며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세상이 올 것이라 떠들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바둑이라는 게임에 한해 사람을 뛰어넘었을 뿐이다

챗봇도 이제 막 발걸음을, 아니 말문을 뗀 상태다간단하고 정형화된 질문에는 답을 할 수 있겠지만 아직 여행상품에 대한 상담을 해줄 정도는 아닌 것이다떠나고 도착하는 시간과 장소가 정형화된 항공권 구매나 호텔 예약의 경우에는 챗봇이 해당 상품을 추천할 수준은 된다. 하지만 여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누구와 가는지, 어떤 목적으로 가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감성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천재바둑기사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


#5. 여행 챗봇, 어떻게 이용할까?

인공지능을 이용한 순수한 챗봇을 쓰는 것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면, 그런 미래가 오기 전까지 챗봇에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다다시 말해, 단순한 정보 처리는 지금의 챗봇이 대신해주면서, 맥락(Context)을 필요로 하는 수준이 되면 전문 상담원이 넘겨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일 인천에서 출발해 LA로 가는 비행기를 예매하고 싶다"라는 문장을 받았다면 이 문장에서는 출발일, 출발지와 목적지가 언급되어 있다. 기본적인 항공권 검색을 위해서는 몇 명인지, 왕복여부, 여행기간 정도의 정보만 더 알아내면 자동으로 상품을 검색해서 추천해줄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나온 챗봇 서비스에서 일부 적용되어 있는 알고리즘이다.

하지만 다른 예로 "세부와 보라카이 중 어디가 여행하기 더 좋나요?"라는 질문에는 '좋다'라는 사람의 주관적인 감정을 얘기해야 하고, 여행지에 대한 가치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답을 할 수 있다. 오늘날의 기술로 기계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콜센터의 상담 매뉴얼을 분석해 챗봇의 예상 커뮤니케이션을 부분적으로 자동화시키는 과정이다. 개별적인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질문들이 필요하다. 이런 질문을 정형화시키고, 필요한 정보를 얻는 단계까지는 기계가 사람을 대신해줄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먼저 거친 후에, 인적 상담이 필요하면 연결해주는 제안을 고객에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상담원들은 챗봇에서 얻어진 기초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소모적인 정보 취득의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 단계부터는 상담원의 역량과 가치판단에 의한 정보 편집이 일어나고, 고객은 전문가에게 보다 다양하고 비정형 상태의 질문과 답을 얻을 수 있다.

 


#6. 왜 문자로 서비스를 해야 할까?

나는 앞서 이 서비스의 명칭을 '컨시어지'라고 정의했다. 호텔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컨시어지 서비스의 고객 접점은 대면 서비스이거나 전화 서비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컨시어지 서비스를 챗봇을 통한 메신저 서비스로 알아보았다. 왜 전화가 아닌 문자인가? 에 대한 답을 이 단계에서 말해보고자 한다.

 

현재 우리 항공본부에서는 B2B 대상으로 전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화 컨시어지 서비스의 주된 목적은 우리 직원들이 근무하는 시간과, 세계 각지로 나가 있는 고객들이 여행사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 맞지 않는 순간이 많다는 점에서 시작되었다. 외주로 전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우리 회사가 근무하는 시간외의 모든 콜을 응대해줘 고객과 회사의 접점 가능 시간의 공백을 메꿨다. 지금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강점은 즉각적인 응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화를 사용하기에 한번에 한 명의 고객만 상대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작용한다. 전화 콜이 많으면 많을 수록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담원이 많이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문자로 응대를 하게 된다면 한 명의 상담원이 여러 문자를 동시에 응대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에서 우리 고객이 여행사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급하게 원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럴 때 해외에서 국내로 전화를 하기 위해서는 국제전화비용을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데이터를 이용한 문자를 이용할 경우, 전화를 사용할 경우보다 적은 비용의 데이터비용이 발생한다. 또는 고객이 와이파이가 되는 장소에 있을 경우 데이터비용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서로 톡하는거 아냐?


젊은 세대들은 모바일을 이른 나이부터 경험하면서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전화보다는 데이터를 이용한 문자 대화에 더 친숙하게 느끼고 있다. 심지어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면 거부를 하고 문자에만 반응하는 '폰포비아'세대라고 불릴 정도로 문자 의존도가 심하다. 이들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라도 문자 서비스는 활성화되어야 한다. 물론 중장년층의 기존 고객들은 전화 서비스에서 더욱 만족도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해외에서는 국제 전화비를 부담하면서까지 전화 응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꺼려질 것이다.   

 

#7. 챗봇의 미래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우리는 가장 빠른 변화의 중심에 살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의 휴대폰이 이렇게까지 발전하리라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아마 앞으로의 10년도 마찬가지이거나, 어쩌면 더 빠른 변화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거 알면 최소 아재


30년 전에 전격Z작전이라는 미드가 유행을 했다. 거기 나온 차는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주인공과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을 갖추고 있었다. 주인공은 차를 부를 때, 손목에 있는 스마트워치를 향해 명령을 하면 된다. 여기에 나온 기술들은 어떠한가? 30년 전에는 그저 막연한 꿈에 불과했던 것들이 현재 시점에서는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중이다.

챗봇의 미래도 이와 같을 것이다. 앞으로는 여행 상담과 고객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노동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내 직업을 기계로 대체하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을 하는 것이다.

챗봇이 발전하게 되면 당연히 지금껏 사람이 해오던 일을 기계가 상당수 처리를 해줄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예측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단순업무를 기계에게 위임함으로써 비로소 우리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창조적인 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1. 송출객은 늘었으나 이익은 줄었다
얼마 전 모두투어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7억원, 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13% 떨어졌다. 하지만 내국인의 해외출국자 수는 연간 1,700만 명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모두투어 또한 지난 7월 최대 해외여행객 송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5만 2천명 (현지투어와 호텔 포함)의 해외여행판매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3%의 성장을 했다.

전체 여행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모두투어도 그에 맞춰 송출객은 늘고 있으나 수익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형세다. 여행상품에 대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조금 더 깊게 바라보면 여행상품 중 패키지 시장이 정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행사는 전통적으로 패키지로 구성된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고객이 현지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점에서 수익을 발생시켰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은 현지에 대한 정보를 더 이상 여행사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고,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마켓에서 여행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하는 행동이 따라오게 된 결과다.

#2. 답(FIT시장)은 정해져있고, 너는 대답(신규 시장 진입)만 하면 돼?
패키지 시장이 정체되었다면, 여행사의 미래 먹거리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답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와있었다. 바로 FIT(개별자유여행) 시장이다. 대규모 패키지 수요를 창출해 공급원가를 절감하는 규모의 경제로 운영했던 여행사들은 FIT시장에 대한 진출을 시도한 것은 꽤나 오래된 일이다. 하지만 기존의 관성에 의해 FIT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여행사는 전무했다. 패키지에 비해 자유여행은 품은 더 들고, 수익은 저조했다. 조직개편 시즌이 오면 매번 여행사들은 개별여행사업에 대한 조직을 만들었다 해체하는 것을 반복했다. 미래의 먹거리가 FIT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업계 전반에 자리잡게 되었다. 



#3. 플랫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
비즈니스 모델이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어떻게 마케팅하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하는 계획 또는 사업 아이디어를 말한다. 오늘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설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이 사업의 시작 단계에서 사업의 목표를 정확히 규정하는 설계도의 역할을 수행해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기업활동의 중심에 서기 시작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들은 타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충분한 규모의 구매자나 판매자를 확보하는 것은 기본 특징이다. 통상 비즈니스 규모의 경제를 가질 때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플랫폼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좋은 창구인 것이다. 이 중 상거래형(commerce)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한 상품 공급자와 수요자들이 만나는 상거래 모델과 사이트를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4. 현지투어 서비스 플랫폼 런칭
작년에 업무혁신기획팀의 프로젝트 중 하나로 '현지투어 서비스 플랫폼'을 기획하는 작업을 수행했고, 10월달에는 현지투어 서비스를 런칭하게 되었다. 현지투어 상품은 모두투어에서 직접 상품을 기획하여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랜드사(공급자)가 상품을 기획해 직접 사이트에 노출시키고, 고객이 공급자에게 해당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모두투어는 현지투어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공급자에게 판매에 따른 커미션을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기존 패키지 시장은 여러 단품 구성요소들을 하나의 단체로 구성하고, 해당 단체에 여러 주문을 연결시켜 상품을 운영하는 구조다.  즉, 공급자인 모두투어가 상품을 설정하고 그 하위에 해당 상품의 출발일에 따라 여러 단체를 생성해둔다. 단체에 주문을 받고, 같은 단체에 모인 여러 주문예약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현지투어는 단체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다. 상품을 설정하고 그 하위에 단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품은 곧 아이템으로 처리되며, 아이템에 대한 주문이 먼저 발생하고 해당 주문에 의한 단체가 생성되는 시스템이다. 너무 어렵게 설명했는데, 쉽게 얘기하자면 '현지투어' 상품은 온디맨드(On-Demand) 상품이라고 정의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5. 온디맨드 (On-Demand)
온디맨드는 말 그대로 수요(Demand)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로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여행&숙박에는 다양한 레저 등을 만들어서 등록 및 예약할 수 있는 프렌트립, 마이리얼트립, 가자고가 있고, 숙소를 예약할 수 있는 코자자, 여기어때, 야놀자 등이 있다. 이들은 상품 자체를 하나의 컨텐츠로 다루고 있다. 이제 여행은 더 이상 공장에서 찍어내는 획일적인 상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캐치하고, 그것을 컨텐츠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컨텐츠는 다양한 셀러가 참가해 자신만의 컨텐츠를 구성할 수 있는 플랫폼 위에서 구현될 수 있어야 한다. 여행사 직원들은 더 이상 자신이 스스로 상품을 기획하고 구성해 모객을 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셀러들이 올리는 컨텐츠들을 소비자가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MD기능을 수행하게 되어야 한다. 

여행 MD는 소비자가 원하는 컨텐츠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식은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 그룹인 '프라이스라인'의 역경매 방식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프라이스라인 그룹의 시가 총액은 618.8억 달러(약 67.8조원)이다. 국내 시가총액 2위인 현대자동차 (약27.8조)보다 30조원이나 크다. 지난 해 프라이스라인 그룹이 벌어들인 총 수입은 92억달러 (약 11조원)이다. 프라이스라인 그룹에 속한 아고다, 부킹닷컴, 카약과 같은 굵직한 여행 관련 서비스들을 합친 금액이지만 말이다. 

#6. 프라이스라인 
호텔과 항공사들은 일부 예약된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남는 객실이나 항공권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소멸되고 만다. 프라이스라인은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소멸되는 서비스에 관심을 두었다. 이렇게 서비스를 소멸시키느니, 호텔이나 항공사 입장으로는 저렴한 가격에라도 넘기는 것이 이익이 된다. 그래서 이들 기업들이 남는 재고를 프라이스라인에 넘기면, 프라이스라인이 이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프라이스라인은 물건을 내놓고 소비자가 가격을 부르며 필요한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는 기존의 경매방식과는 정반대의 역경매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소비자가 먼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면 공급자가 이 기준에 맞춰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방식이다. 프라이스라인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여행지의 숙소와 등급, 가격 등을 설정하면, 프라이스라인 프로그램이 그 조건에 맞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소비자는 결제하는 방식을 띄고 있다. 

Name Your Own Price라는 슬로건으로 다른 여행 중개업과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만족을 극대화하고 프라이스라인은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플랫폼을 통해서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전 세계의 소비자들이 프라이스라인이 제공하는 이러한 역발상의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7. 여행사의 미래는 무엇인가?
지금까지의 대형 여행사들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상품을 만들어내고, 전국의 대리점을 통한 간접판매로 대규모의 물량을 확보해 수익을 창출해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대리점을 통한 상담보다 온라인에서 직접 정보를 구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행동으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우리 회사를 비롯한 여행사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할지 몇 가지 키워드들을 통해 알아보고자 했다. 

Target
패키지 시장이 단숨에 시장에서 지는 별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은 자신의 발품을 팔아 정보를 구하는 대신 여행사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패키지 시장의 성장은 더디거나 줄어들게 될 경향이 크다. FIT시장은 아직 떠오르는 시장이고, 여행사들은 이 고객들을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FIT 시장의 주요 고객들은 패키지 시장의 고객들보다 상대적으로 젊다. 그들은 인터넷을 어렸을 때부터 접하고 자랐으며,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인해 모바일 시장에서 큰 구매력을 가진 집단으로 성장했다.

Market
모름지기 '시장'이라는 곳은 다양한 판매자와 다양한 소비자가 만나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온라인에서 시장을 구성하고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장소를 '플랫폼'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양한 판매자와 소비자가 만나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산업을 'e-커머스'라고 한다.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서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곳에서 판매를 해야 한다. 

Solution
온라인 플랫폼에서 많은 판매자와 소비자들을 불러와 활성화가 된 시장이라면, 소비자들에게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기업은 항상 '고객 중심 사고'를 해야 하고, 이것이 요새는 '온디맨드'라는 말로 치환되었다. 고객에게 상품을 제시해주는 방법 중 하나로 프라이스라인의 '역경매 방식'을 언급했다. 하지만 프라이스라인은 이런 역경매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특허화했다. 남들이 함부로 따라하지 못하게 제한을 걸어두었다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솔루션을 기획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온다면 그 기업이 제 2의 프라이스라인이 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사의 미래는 대충 이렇다. 기존의 판매방식을 엎어야만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한 내 생각에도 아직 오류와 모순이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 논의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더 넓게 다루어져야 한다. 부족한 생각이라 많이 부끄럽지만, 우리 회사를 비롯한 여행업계가 더 나은 미래를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피버팅이 뭔가?

IT벤처업계에서 ‘피버팅(pivoting)’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피버팅이란 기존 사업 아이템을 포기하고 방향전환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예상했던 것만큼 시장성이 보이지 않거나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비상수단으로 여겨지곤 한다. 카카오의 경우 ‘부루닷컴’과 ‘위지아’라는 소셜 기반의 서비스를 내놓았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이어 나온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피벗은 '어떤 점을 중심으로 도는 행동' 이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이는 농구에서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즉, 중심을 잡고 있으면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산업에 적용시키면 내가 다니는 여행사가 갑자기 여행시장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자동차 제조 산업으로 업종을 쌩뚱맞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보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대리점 중심으로 판매를 하던 여행상품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IT산업으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즉, 피벗 (pivot)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거나 사업 자체를 바꿔버리는 것이 아니다. Fast Company라는 경제/경영 전문 매거진에 의하면 피벗에 대한 정의를 “A change in strategy without a change in vision”이라고 기술했다.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비전을 바꾸지 않고 전략을 바꾸는 것”정도가 되겠다. 단순하게 전략을 바꾸는 것이지, 회사의 가치나 비전, 목표를 전면 재탄생시키는 개념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피벗을 순진하게 “사업 아이템”을 바꾸는 행위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피버팅은 어떻게 하는가

피버팅의 첫 번째 단계는 그것이 왜 필요한 것인지 깨닫는 것이다. 피버팅이 필요하다고 결정되고 나면, 그 다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들을 세밀하게 미분해 분석해보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레고를 해체해서 다른 모양의 레고를 만들기 전에 각각의 블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쓸모있을 만한 것이 무엇인지 하는 관점에서 이것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분석하고 생각하다보면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피버팅을 하는 방식에는 크게 탑다운과 바텀업의 유형이 있다. 탑다운 방식은 주로 대기업에서 하는 방법이다. 대기업은 피버팅에 필요한 역량과 자원이 충분한 만큼 C레벨의 임원이 명확한 전략을 세운다면 그 효과를 일사분란하게 실행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탑다운 방식에서 위기는 돈의 부족보다 비전이 흔들릴 때 더 크게 다가오게 된다.

"저 시장이 매력적으로 보이는군"

실제 필드에서 부딪히며 조사한 정보가 아닌 인터넷에서 몇 번 검색해본 정보들을 조합해 마치 대학생들의 과제 리포트처럼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피버팅은 영혼없는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

<린스타트업>의 저자인 에릭 리스는 "스타트업은 반드시 차고에서만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에서는 교과서같은 존재의 책을 집필한 그가 정의한 피벗의 종류는 총 10개로 아래와 같다.


1. Zoom-In Pivot (줌인 피벗)

2. Zoom-Out Pivot (줌아웃 피벗)

3. Customer-Segmentation Pivot (고객군 피벗)

4. Customer-Needs Pivot (고객 필요 피벗)

5. Platform Pivot (플랫폼 피벗)

6. Business Architecture Pivot (사업 구조 피벗)

7. Value Capture Pivot (가치 획득 피벗)

8. Engine of Growth Pivot (성장엔진 피벗)

9. Channel Pivot (채널 피벗)

10. Technology Pivot (기술 피벗)


위의 10가지 종류는 '무엇을' 피벗하는가 또는 '어떻게' 피벗을 하는가에 따라 구분을 지은 것이다. IT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에 피벗을 IT용어 쯤으로 아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래에 제시하는 사례는 굴지의 글로벌기업이자 제조산업의 혁명을 이끌었던 GE의 사례를 통해 '경영학' 관점에서 피버팅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GE의 패스트 웍스 (FastWorks)

GE는 에디슨이 설립한 이후 130 여 년의 역사를 지속해온 기업으로 불확실성의 시대라 불리는 21세기의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 경영 기법을 개발했다. 그동안 GE는 식스 시그마, 린 경영 등 전 세계 많은 기업이 벤치마킹한 혁신 경영 기법을 개발하고 전파해왔다. 빠르게 변화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요즘 시대에 맞는 업무 툴로 '패스트웍스(FastWorks)' 라는 것을 만들었다.


패스트웍스의 핵심요소

1. 절차의 간소화

2.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

제품 개발 진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고객 피드백을 받고 이를 제품 개발 및 모든 과정에 수시로 반영함으로써 고객 만족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GE는 거대 조직이 갖는 관료주의와 복잡한 절차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벤처 정신을 반영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새로운 경영 기법을 창시한 에릭 라이즈와 데이비드 키터를 초빙해 함께 연구했다.


패스트웍스의 5가지 실행 요소

1. 고객의 문제를 파악한다.

2. 가정을 설정하고 구체화한 후 테스트 제품을 만든다.

3. 최소한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든다.

4. 고객의 반응을 통해 새로운 측정 기준을 찾아 적용한다.

5. 입증된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정한다.

식스 시그마가 품질 혁신과 고객 만족에 중점을 뒀다면 패스트웍스는 제품의 안전과 품질을 유지함과 동시에 절차를 간소화해 NPI(New Product Introduction)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변동성이 높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품질을 높이면서도 보다 빠른 시장 진입과 긴밀한 고객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이 피버팅의 적기다!

산업혁명의 선도자였던 GE도 수 년간 고정자산, 금융자산을 수백조원씩 통매각 하면서 디지털의 새로운 시대를 가벼운 몸과 유연한 DNA로 맞이하려고 피버팅을 했다. 돈도, 자산도 유연한 사고와 빠른 판단이 없이는 무용지물인 것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 회사는 해외여행산업에서 대리점을 통한 간접판매 방식으로 업계를 선도하며 지난 27년간 성장해왔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 뿐 아니라, 모바일 정보 혁명으로 인해 여행사와 고객 간의 정보 격차가 해소되어 고객은 여행사 직원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는다.

어떤 방향으로 피버팅을 해야할지는 포스팅하지 않겠지만, 피버팅을 해야 할 시점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된다는 정도만 언급하고 싶다. 

지금이 피버팅의 적기다!




- 정보를 얻은 곳 -


1.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9022

2.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nkey=2014122900995000101&mode=sub_view

3. http://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15050410550061971

4. http://blog.naver.com/korhjc/220720139650

5.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498286


해외의 Wistia Blog 라는 곳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웹페이지에 동영상이 어디에 위치하고, 얼만한 크기를 가지고 있어야 적당한 것일까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 UX 기획자라거나, 나처럼 마케팅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흥미있는 정보일 것 같아서 Wistia 에서 올린 글을 한글로 옮겨봤다. 


실험 조건 설정하기

Wistia에서는 동영상 임베드가 걸린 9만 5천 페이지를 크롤링했다. 그 중 자동재생이 포함되지 않은 동영상을 선택했고 각 페이지의 높이를 250 픽셀씩 끊어서 7개의 존으로 나누어서 분석을 했다. 그리고 동영상 재생버튼이 위치한 곳의 영역이 어디에 존재하는 가를 분석했다.


실험결과1 : 영상의 위치와 재생률의 관계. 

일반적인 스크린에서는 첫 화면에 ZONE3 의 높이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4~7ZONE 은 스크롤을 해야 도달할 수 있는 범위이고, 그 바로 위인 ZONE3보다 2배 이하의 영상 재생률을 나타내고 있다. ZONE3 밑으로 배치되는 동영상들은 그만큼 값어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Wistia에서는 동영상이 연결되어 있는 페이지에서 전환율(회원가입이나 구매)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방문자에게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행위를 쉽게 하도록 하기 위해 페이지의 상위에 동영상을 배치한다. 


실험결과2 : 영상의 크기와 재생률의 관계

영상의 크기는 동영상의 재생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동영상의 너비를 바탕으로 재생률이 얼마나 나오는지 구간별 실험을 해보니, width 값이 401~600 픽셀일 때 가장 재생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401~600 픽셀의 너비를 가지고 있는 동영상은 한 페이지를 압도할 만큼 크지는 않지만 전환을 유도하는 데에는 충분한 사이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높이와의 관계는 어떨까? 영상은 너비와 높이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301~450 픽셀일 때 가장 높은 재생률을 보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동영상의 가로x세로 비율이 4:3 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될 듯.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 쉽게 하자!

웹페이지 방문자가 동영상을 꼭 재생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지만, 위 실험결과를 통해서 방문자가 보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 쉽게 만들어 줄 수는 있다. 동영상을 페이지의 상단에 위치시키고 너비가 400~600 픽셀 정도 되는 4:3비율의 동영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 포스팅은 아래의 사이트에 나온 글을 해석하여 편집한 것이다.

( 원문 바로가기 )  

1등을 이기는 전략, 언더독(Underdog Advantage)


1등은 한 시대를 풍미하며 시대를 끌어가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가 엘리트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기도 했고, 우리의 자식들이 늘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도 그렇다. 하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이러한 1등이 언제나 승리한다는 공식을 깨버리고자 한다. 바로 "언더독 전략" 을 통해서 말이다. '언더독'의 사전적인 의미는‘약점이 많아 패배가 예상되는 존재’다. 언뜻 생각하기엔 호감을 얻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열정과 의지로 역경을 이겨내는 스토리가 더해지면 언더독은 날개를 단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공감대를 형성해 2차, 3차의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이것을 ‘언더독 스토리 효과’라고 한다.

기업들은 모두 1등을 바라고 달린다. 일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면 고급스럽고 성공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언더독 스토리 효과를 고려하면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험난했던 과거를 알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은 좋은 마케팅 수단이다. 현재 잘나가는 브랜드라도 창업 초기 혹은 영업 중에 어려운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고 노출해서 소비자들이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들이 있다. 초라한 시작, 희망과 꿈 그리고 역경 극복이다. 작고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희망과 꿈을 갖고 역경을 극복하며 마침내 고지에 도달하는 스토리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언더독 스토리를 활용한 마케팅은 현재 그 상황에 처한 기업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해서 탑독 자리에 올랐더라도 언더독 스토리는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탑독에 오르면 성취감과 자만에 빠져서 열정적인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 타성에 젖은 조직을 일깨우고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언더독 스토리를 활용하면 좋다. 초창기 부닥쳤던 고난과 역경,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결연한 의지와 열정을 다시 상기시키면 조직 구성원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공감을 얻어 또 다른 도약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1등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힘이 있는 1등 기업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원도 있고, 지식이 있기 때문에 혁신할 줄 알고, 또 선도적으로 새로운 개념이나 신제품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일등하는 것이 최고다!" 우리는 항상 일등에게 상을 주었다. 그래서 일단 뭔가를 가장 먼저 하는 것, 그리고 어떤 선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 생각이 맞는지 아래의 이야기를 보도록 하자.




덩치큰 제록스를 이긴 애플의 잡스

1970년대에 제록스는 미국에서 컴퓨터 산업으로 최첨단을 이끌던 기업이었다. 제록스는 실리콘 밸리의 중심부에서 세계 최고의 컴퓨터 공학자들을 채용했다. 그리고 엄청난 연구 예산도 주면서, 그냥 앉아서 최고의 아이디어만 내놓아라, 어떻게 하면 앞으로 현대 사무실을 혁신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들은 10년 동안 그러한 일을 해왔고, 그들은 그야말로 혁신적인 기술들을 엄청나게 개발해냈다. 

예전에는 텍스트를 입력해야만 작동하던 컴퓨터를 그래픽을 통해 사용자와 컴퓨터간 인터페이스를 구현했고, 스크린에 있는 아이콘만 클릭하면 프로그램이 작동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어주는 '마우스'라는 장치도 그들이 개발했다.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넷 망도 그렇고, 레이저 프린터도 다 제록스에서 개발했다. 심지어 워드 프로세싱 소프트웨어도 최초로 발명한 것은 제록스였다. 이런 어마어마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당연히 1등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말입니다.

1979년 12월에 젊은 사업가가 제록스에 방문하게 된다. 그 젊은 사업가는 자신의 차고를 개조해 만든 곳에서 '애플Ⅲ'라는 원시적인 컴퓨터를 생산하던 스티브 잡스였다. 스티브 잡스는 제록스에 방문해서 연구단지를 둘러보던 중, 제록스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알토라고 하는 새로운 PC를 보여준다.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는 대신에 마우스로 아이콘을 클릭만 하면 전체적으로 컴퓨터가 자공하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스티브 잡스는 떡실신. 여태까지 봤던 것 중에 가장 아름답고 멋진 것이라 생각하면서 이것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냐고 물었다. 마우스 하나에 300달러짜리를 시장에 내놓을 것은 생각치도 못했던 제록스 연구원들. 비싸서 실용화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다음에 잡스는 제록스에서 나와 마우스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것도 단 돈 15달러짜리로. 그리고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스크린 작업을 하고 이것을 통합해 만든 것이 '맥킨토시'다. 맥킨토시는 우리가 현대 컴퓨터에서 생각하던 것을 완전히 바꾸어 놓게 되었다.


제록스는 엄청나게 큰 기업이고 무한대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며, 수 많은 천재들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왜 아이디어를 상용화하지 못했을까? 왜냐하면 대단한 혁신을 가능하게 했던 제록스의 환경이 오히려 제약이 되어 그것을 상용화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잡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약자였고, 강자들의 아이디어를 갖고 그것을 조금 더 낫게 만들었던 사람이었다. 맥킨토시 뿐 아니라, 아이팟도 최초의 MP3가 아니었고, 스마트폰도 블랙베리에 밀려 최초는 아니었다.  그저 남들보다 'one more thing'으로 차별화해서 성공한 스티브 잡스! 그가 언더독으로서 탑독을 이겼던 방법, 나름의 정리를 해보자.



탑독을 이기는 언더독의 자세


1.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자.

자존심 상해하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인정해야 한다. 현재 자신이 처한 입장이 어떤지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다면 올바른 미래를 준비할 수 없게 된다. 


2. 언더독의 스토리 텔링을 만들자.

대중은 약자가 강자를 이겨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고난과 역경을 거쳐 이겨내는 모습을 좋아한다. 볼품없는 멤버들로 구성해 스키점프의 불모지로 꼽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가진 '국가대표'라는 영화에서 이러한 언더독 스토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3. 게릴라 전략을 사용하자.

탑독이 보유한 막강한 자원을 이용해 대규모 정규군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 중의 하나가 바로 게릴라 전투이다. 덩치가 커서 움직이기 어려운 탑독보다 더욱 민첩하게 움직이고, 항상 주위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4. 초심을 잃지 말자.

한 순간의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시장에서 승리할 때까지 언더독의 기본 태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언더독은 파이터의 본능을 가져야 한다. 파이터로서의 공격성과 이기려는 강한 의지가 있을 때 언더독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마치면서.

1. 너 자신을 알라.

업계에서 2등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우리회사를 위해 어떤 전략적인 자세를 취해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언더독 전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행업계에서는 B2B 최초의 홀세일 여행업을 열었다는.. 소위 '큰 형님'의 자세로 우리는 너무 자만해 있던 건 아닐까 고민을 했다. 이제는 우리가 1등 기업에 완전히 따돌림을 당한 언더독의 입장임을 인지해야 한다.


2. 게릴라 조직의  구성 

지금의 큰 조직은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잘게 쪼개고,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 면대면 상담으로 시작했던 여행업은 PC 웹을 통한 온라인 시장에서, 이제는 모바일로 마켓이 점점 이동하고, 확대되고 있다. 세상의 변화가 빠른 만큼, 우리 조직도 그에 맞춰 유연함을 갖춰야 할 것이다. 덩치를 이용한 통합 마케팅은 여전히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다양화된 고객의 니즈에 맞추기엔 역부족이다. 더욱 세밀하게 타겟을 쪼개고, 그에 맞춘 조직을 꾸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3. 우리의 성공 스토리

과거의 영광은 잊고, 다시 출발하는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 출발선상에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갈지 방향을 정해놓고 달려야 한다. 지금껏 달려왔던 방향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통해 성공을 할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고객에게 어떠한 감동을 줄 수 있을까?


1만 시간의 법칙이란?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 이상의 의도적인 연습에 의해서 달성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2008년에 '아웃라이어'라는 책을 쓴 말콤 글래드웰에 의해 일반인들에게 유명해진 이론이다. 1만 시간이면 하루에 서너시간을 투자할 경우 대략 10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10년 법칙'이라는 말로도 쓰인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은 미국 콜로라도 대하교의 K.앤더스 에릭슨이 1993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나왔다고 한다. 이를 말콤 글래드웰이 에릭슨의 연구를 요약하면서 유명해진 것이라고 한다.


이 빠마머리가 말콤 글래드웰이다.


하지만, 노력해도 안되는 게 있다.

나도 노력만 하면 전문가가 되고, 성공할 수 있을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먹은 이들에게는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고자 하는게 이번 포스팅의 주제이다. 


"1만 시간 훈련한다고 누구나 리오넬 메시, 크리스타아누 호날두가 될 수는 없다!"

'스포츠 유전자(The Sports Gene)'의 저자인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1만 시간의 법칙'이란게 실제로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질'이 있는 인물이라면 짧은 시간에도 전문가가 될 수 있고, 그런게 아니라면 더 오랜 기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각자의 자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이 사람이 스테판 홀름이다.


데이비드 앱스타인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스웨덴 선수 스테판 홀름으로 예를 들었다.

어려서부터 홀름은 2만 시간 이상을 훈련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는 높이뛰기를 한 지 8개월밖에 안 된 바하마의 도널드 토머스 선수에게 패하고 말았다. 홀름이 토머스에게 패한 이유로 남보다 빠르게 배울 수 있는 유전자의 힘 면에서 홀름이 토머스에게 뒤진 것이라고 한다.


노력은 성과의 12%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 또 재밌는 연구를 한 학자가 있다. 미시간 주립대 교수 잭 햄브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교육, 전문 직업, 스포츠, 게임, 음악 등의 영역에서 지속적인 연습과 성과 사이의 관계에 대해 조사를 했다. 

분석 결과로 꾸준한 훈련은 전체적으로 성과의 12%만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성과의 88%는 지속적인 연습의 결과라고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임, 음악, 스포츠의 경우는 각각 26%, 21%, 18%로 노력의 영향력이 다소 높았지만, 교육은 4%, 전문 직업은 고작 1%에 불과했다.



햄브릭 '1만 시간의 법칙'에서 주장하는 노력에 대한 중요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는 시작하는 연령, 지능, 성격, 작업기억 능력 등이 노력보다 더욱 중요한 요소일 것으로 짐작된다고 하지만, 이는 향후의 연구로 증명되어야 할 얘기다. 

(관련 기사)


연구의 문제는 표본집단 구성의 한계 때문이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통계의 왜곡'에서 발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엘리트 바이올린 연주자를 대상으로 산출한 '평균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1만 시간의 법칙을 믿는 수 많은 '일반인' 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연구 자체가 '엘리트'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1만 시간을 투자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통계의 왜곡에 대한 것은 농구로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비교하면 큰 키와 득점력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미국 프로농구 (NBA) 선수들로 제한했을 경우에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키 160cm로 활약한 선수도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허구인가?

자, 이러 저러한 이야기들을 풀어놨으니 이제 정리를 해보자.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은 과연 거짓이고, 허구인걸까?

거짓도 아니고, 허구도 아니다.  '노력'이라는 행위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의 요소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법칙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통계가 명백히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중은 이 사람들의 주장을 다시 한번 자기식으로 해석하면서 뜻이 왜곡된 듯 하다.

그렇다면 '1만 시간의 법칙'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1. 전문가가 되려면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필요 1순위는 아니다.

2. 애초에 재능이 없으면 1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3. 재능 이외에도 여러가지 환경 요건에 따라서 효과는 극과 극이 될 수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은 '누구나' 1만 시간을 '무엇에든' 투자를 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는게 아니다. 잠재된 능력을 최고치로 이끌어 내는 데 필요한 시간이 평균적으로 '1만 시간' 이라는 통계이다. 피아노에 재능도 없던 중년의 남자가 갑자기 하루에 서너시간씩 피아노를 배운다고 해서 10년뒤에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할 실력이 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사에서는 보통 단수가격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수가격(Odds Price)은 상품에 댛나 가격을 책정할 때 10,000원, 50,000원 등으로 하지 않고, 9,900원, 49,900원 등으로 단수(홀수)를 붙여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여행상품가는 보통 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보통 동남아 399,000원 또는 유럽 2,490,000원 등으로 책정된 상품가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책정해놓으면 동남아의 상품가는 40만원보다 싸보이고, 유럽은 250만원보다 싸보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국내 백화점들은 의류 제품의 약 80% 정도에 단수가격전략을 적용하는데, 이러한 방법을 썼을 때 약 20% 정도의 매출 상승 효과를 일으킨다고 한다. 


2014년부터 여행상품가는 기본상품가에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한 총액표시제를 실시하게 되었다. 기존에는 상품가를 399,000원에 노출시켰다면, 총액표시제에 따르면 유류할증료 54,300원을 더한 453,300원으로 표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습관적으로 단수가격의 상품가로 결정을 하던 여행사 직원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먼저 상품가 총액을 단수가격으로 맞추는 것이다. 총액을 천원단위, 또는 만원단위 상으로 단수로 맞추면서 기본상품가를 조절하다보니 매출과 수익에서도 일부분 수익이 플러스 되거나 마이너스가 되는 등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직원은 기본상품가의 단수가격을 유지한 채, 고객에게 보여지는 총액요금에서 역(逆)단수가격전략을 내세우게 되는 것이다. 이는 기본 상품가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매출이나 수익을 그대로 보전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소비자 심리를 이용한 단수가격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최종적인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제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900원이라는 가격에 속지 않는다고 한다. 기존 단수가격에 이미 식상한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는데다, 조금만 더 내리면 짝수로 상품가를 맞출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걸 보니, 제품과 가격에 대해 매우 자신감이 있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또는 상품가가 좀 더 복잡해짐으로써 노골적인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원가에 기반한 상품가격을 책정한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자, 여기서 역단수가격에 대한 작은 시나리오를 만들어보자.

앞서 예로 든 역단수가격인 453,300원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고 치자. 여기서 상품가를 100원 올린다고 하면, 과연 고객들은 그 차이를 인지할까? 453,300원이나 453,400원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판단이 들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만약 모든 상품의 상품가를 야금야금 100원씩 올린다면?

월 평균 10만명의 고객을 해외로 보내는 여행사에서, 상품가를 100원씩 올렸을 경우 매출은 1천만원이 상승한다. 이게 바로 티끌모아 태산만들기 아닌가? 난 여행 상품의 단수가격 정책을 무너뜨리게 해준 총액표시제도를 열렬히 환영한다. 



작년 7월부터 총액표시제를 시행했으니, 벌써 1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그럼 과연 얼마나 효과를 얻었냐구?

글쎄, 올해 시장상황이 좋아 너도 나도 잘되는 분위기였다. 메르스가 오기 전까지는.. 여러가지 외부 변수가 너무 많기에 단순히 상품가격 전략이 바뀌었다고 하여 그에 대한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 알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1997년 우리나라는 IMF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절대절명의 위기를 겪어냈다. 기업들은 가족처럼 챙기던 직원들을 잘라야 했고, 그 이후 직장인에게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많이 사라졌다. 이직을 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동료/상사와의 갈등, 경력개발의 기회, 높은 연봉, 자아실현 등등. 이 중에서 이직의 가장 큰 동기는 결국 기존 직장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이직을 하는 이유


목표가 있으면 목표만 보인다.


1.명확한 목표가 있는 경우

자신의 신념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일대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때는 확고한 이직에 대한 확신이 서 있기 때문에 이직을 실행하는 데 있어 고민이 덜 한 편이다. 나는 건설 대기업인 D기업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전공과 미세한 부분에서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잘 어필한 덕분에 2008년 하반기 경제위기 속에서도 계약직으로나마 시작하게 된 것이다. 미생의 장그래가 그러했듯, 계약직은 항상 자신의 처우가 정규직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자의로든, 자의가 아니던 간에 말이다. 

그러던 2010년 초, 경제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내가 대학시절부터 원했던 여행사의 채용 문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전공에 대한 직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명확한 목표가 존재했다. 대기업의 직원이라는 열매가 달콤하긴 했지만, 계약직의 그늘에서 벗어나 정규직의 햇빛을 받고픈 마음도 컸다. 그러한 목표가 명확히 존재할 경우에는 이직이 꼭 필요하다.



2. 현실 타개형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조직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경우이다. 합리적이지 못한  인사평가 기준으로 인해 연봉 협상에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자신의 능력만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직원은 자신이 좀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조직으로 눈을 돌리게 되어 있다. 

최근 우리 회사에서는 근무 복장 지침이 다시 내려오면서 때 아닌 '복장규제'를 해 노사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라 불리는 삼성에서도 복장 자율화, 심지어는 반바지 출근까지 트렌드가 되어가는 작금에 고등학생 때나 제재받던 복장 규제라니! 이런 시대착오적인 사측의 마인드 덕분에 조직에 대한 신뢰는 조금씩 무너지게 된다. 더구나 어떤 윗분의 말에 의하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뉘앙스의 말도 함께 전달했다고 한다. 진정, 떠나는 것이 답이 될까?



3. 근무여건의 충족

사람은 항상 현재보다 더 나은 보상과 근무여건을 바라게 된다. 현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그렇게 변화되는 조직에서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면 제일 최선의 방법이 되겠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조건을 변화시키기 위해 조직을 떠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상은 높되, 현실은 낮다...


이직은 사회 전반적으로 많이 일어나고 그러한 흐름이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무수히 많이 늘어난 헤드헌팅사가 그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보다 나은 현실을 원하는 월급쟁이들에게 이직이라는 것은 이제 두려워하거나 남의 일만이 아닌 것이다. 아니, 조금만 시각을 달리 해서 들여다 본다면 '노동시장 유연성의 증대'라는 명분 하에 이직에 대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 보다 지혜롭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직을 하면 만족하게 될까?

이직자는 새 직장에 출근하게 되면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찾아오는 설렘으로 새로운 직무를 맞이하게 된다. 그런 기대감만으로도 이직자의 직무 만족도는 입사 초기에 상승하곤 한다. 이런 현상을 콩깍지가 씌여 행복한 시절을 누리는 신혼부부의 모습에 빗대어 '신혼 효과(Honeymoon Effect)' 라고 부른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 신혼부부들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현실을 마주하듯 이직자의 직무 만족도는 점차 하락하게 되고 만다. 신혼 효과는 어느 새 '숙취 효과(Hangover Effect)'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한 공공기관 신규입사자 13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한 텍사스 A&M 대학의 웬디 보스웰 박사의 연구 결과)

나도 이직을 했던 5년 전을 떠올려보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다시 시작한다는 설렘만큼 강한 동기부여가 없다. 어떤 어려움이든지 다 헤쳐나갈 수 있을 것만 같고, 앞으로 이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는 장미빛 미래를 꿈꾸었다. 


나에게 묻는다. 행복하니?


그러는 지금은 어떠냐고? 나는 현재 내 직무에 만족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고, 내가 가장 잘 할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유연하지 못한 조직문화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적은 연봉으로 다소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의 직무만을 생각했을 때는 이직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행복하지만, 다른 여건을 봤을 땐 이직을 고려해봄직도 하다고 느낀다.


나는 오늘도 잡코리아 어플을 뒤적인다.

최근 공정위에서 6개 홈쇼핑사와 20개 여행사가 기획여행 상품을 광고하면서 상품가격과 별도로 현지에서 지불해야 하는 가이드 경비가 있다는 사실, 선택관광의 경비와 대체일정 등 중요정보를 '중요한 표시 광고사항 고시'에 따라 광고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은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피해사례1]

A씨는 광고 내용상 가이드 경비를 현지에서 별도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어 상품가격에 포함된 것으로 인식하고 사이판 가족여행상품을 구매하였으나, 현지에서 가이드 팁으로 1인당 30달러를 요구받아 총 120달러를 추가 지불함.


[피해사례2]

B씨는 TV홈쇼핑 광고에 선택관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상품가격 이외의 추가 비용이 없는 것으로 알고, 태국 3박 5일 여행상품을 구입하였으나, 여행지에서 가이드가 선택관광이 있다는 사실을 안내하였고, 선택관광을 반드시 해야한다는 가이드의 강요에 의해 총 170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불함.


KATA의 대응

KATA(한국여행업협회)는 과태료 처분이 확정되면 공동 법률대리인을 선정해 해당 여행사를 대신해 법적 시비를 가리는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계획을 12개 여행사에 알리고 공동대응 참여의사를 타진했다고 하는데..

과연?? 이 눈치싸움에서 몇 개의 여행사가 법적대응에 참가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다.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한 비용은 아마 참여업체들끼리 엔빵을 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각 여행사들은 계산기를 열심히 두들겨 본 뒤에 과태료 액수가 소송참여비용보다 낮다고 판단한다면 참여하지 않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혹시나 소송에 참여했다가 공정위로부터 보복성 추가 조사가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부담이 될 것이다. 과태료만 내면 될 것을 일을 크게 벌여 오히려 과징금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되는 것이다.


여행사들의 항변

공정위가 문제 삼고 있는 부당한 광고라는 것은 '항공 좌석 극히 한정적'. '특전 제공' 등의 표현이 얼마나 사실에 부합하는 가를 따지는 것이다. 항공 좌석의 공급은 당연히 한정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극히' 라는 부분을 얼마나 정량화 시킬 수 있을까? 특전을 제공한다고 해서 그게 진짜 특전인지는 어떻게 알아낼 수 있다는 말일까?

여행사에서는 항공사와의 좌석 공급 계약서를 증빙으로 첨부하거나, 같은 포함사항을 가지고 있는 일반상품과 홈쇼핑상품의 판매가에서 차이를 두어 특전임을 증명하고자 주장을 하고 있다.


여론의 반응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고 해서 그것이 대세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지극히 편향된 생각일 수도 있고, 일부의 생각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이러한 의견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살짝 짚어보고자 한다.



대부분 홈쇼핑을 비롯 여행사들에게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에 반응을 한 듯 하다.


소비자가 유의할 점

* 최종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의 총액을 꼼꼼히 확인해 이름만 저가인 상품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여행사가 광고한 상품 가격에 가이드 경비, 유류할증료, 현지 관광 입장료 등 필수 경비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본인이 선택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경비가 얼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광고 등에 가이드 비용 관련 내용이 있는 경우, 그것이 필수 경비인지 아니면 지불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순수한 팁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선택 관광이 있으나 이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할 경우 대체 일정이 기본 일정과 연계가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올바른 광고 표시에 대한 예시




여행사도 여행사지만, 실제 방송에 어떤 것을 노출시킬 지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홈쇼핑 회사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잘 세워주면 좋겠다.

적절한 가이드라인조차 제시를 하지 못하면서, 제재 및 단속만 하는 공정위라면 

이 숙제로 홈쇼핑사, 여행사 심지어 고객들까지 영훤히 고통받게 될 것이다.




이제 알만 한 사람들은 아는 용어지만, 그래도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FSC와 LCC에 대한 소개부터 하고 넘어가야겠다.

FSC는 (Full Servic Carrier)의 줄임말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처럼 모든 서비스를 항공권 가격에 포함시키고 판매를 하는 항공사를 말하며, 

LCC는 (Low Cost Carrier)의 줄임말로, 제주항공, 진에어처럼 기내서비스의 유료화 및 저렴한 운임을 무기로 공격적인 운영을 하는 항공사를 말한다.



1) 파죽지세의 LCC

국토교통부가 얼마 전에 발표한 '2014년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선 운송 부문에서 LCC의 점유율은 아래와 같이 기록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10년 - 4.2%

2011년 - 8.0%

2012년 - 11.3% 

2013년 - 14.8%

2014년 - 18.3%

국내선 여객운송 실적은 점유율의 증가가 더욱 공격적인데, LCC의  실적이 전년대비 15.9%P 증가해 점유율이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섰다. (50.7%)


2) 아시아나, 제2의 LCC 설립?

이미 대한항공은 LCC항공인 진에어를 선보이고 운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에 에어부산에 이은 제2의 LCC인 '서울에어(가칭)'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CC업계에서는 과잉경쟁으로 국적LCC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고, 아시아나 측에서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서로 대립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중 46%를 소유하고 있으며, 에어부산의 김해국제공항 점유율이 2014년에 34.5%를 기록하면서 대한항공(32.4% 점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3) 유스카이항공, 새로운 LCC 취항?



유스카이항공은 2015년 하반기에 취항을 준비중인 하이브리드 항공이다. 국내 최초의 LCC항공사이자 '티웨이항공'의 모태가 된 한성항공을 설립한 이덕형 대표이사와 임직원이 9년만에 모여 설립한 항공사로 국내 공항 및 단거리 국제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할 예정이다. 유스카이항공은 50인승 소형비행기 1대를 이달 말 국내로 들여오며, 현재 객실 승무원 선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4) LCC를 위한 조합까지?



올해 1월 제주도민 등이 출자금을 모아 직접 화물기와 여객기를 띄우겠다고 '세계최초'로 출범한 제주스카이버스협동조합이 그것이다. 조합은 출범 당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해 9월에 화물기를 도입하고, 내년 초에 여객기 2대를 도입할 계획을 밝혔지만, 이사장이 사퇴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마무리>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국내LCC들의 국제 여객 점유율은 제주항공이 15.4%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에어부산(11.8%), 티웨이항공(10.4%), 진에어 (8.7%),  이스타항공 (7.5%) 순으로 나타났다.  

점점 덩치가 커지고 있는 LCC업계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선 운항 횟수 확대 및 국제선 신규 노선 증편, 항공기 도입 등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점점 FSC를 위협하고 있는 LCC시장, 그리고 LCC 시장까지 먹으려고 하는 FSC!

FSC에서는 LCC 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가격의 거품을 스스로 거둬내고 있고, LCC는 노선 확대 등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형세.

항공업계의 재미난 사업 경쟁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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