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을 이기는 전략, 언더독(Underdog Advantage)


1등은 한 시대를 풍미하며 시대를 끌어가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가 엘리트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기도 했고, 우리의 자식들이 늘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도 그렇다. 하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이러한 1등이 언제나 승리한다는 공식을 깨버리고자 한다. 바로 "언더독 전략" 을 통해서 말이다. '언더독'의 사전적인 의미는‘약점이 많아 패배가 예상되는 존재’다. 언뜻 생각하기엔 호감을 얻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열정과 의지로 역경을 이겨내는 스토리가 더해지면 언더독은 날개를 단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공감대를 형성해 2차, 3차의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이것을 ‘언더독 스토리 효과’라고 한다.

기업들은 모두 1등을 바라고 달린다. 일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면 고급스럽고 성공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언더독 스토리 효과를 고려하면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험난했던 과거를 알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은 좋은 마케팅 수단이다. 현재 잘나가는 브랜드라도 창업 초기 혹은 영업 중에 어려운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고 노출해서 소비자들이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들이 있다. 초라한 시작, 희망과 꿈 그리고 역경 극복이다. 작고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희망과 꿈을 갖고 역경을 극복하며 마침내 고지에 도달하는 스토리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언더독 스토리를 활용한 마케팅은 현재 그 상황에 처한 기업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해서 탑독 자리에 올랐더라도 언더독 스토리는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탑독에 오르면 성취감과 자만에 빠져서 열정적인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 타성에 젖은 조직을 일깨우고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언더독 스토리를 활용하면 좋다. 초창기 부닥쳤던 고난과 역경,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결연한 의지와 열정을 다시 상기시키면 조직 구성원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공감을 얻어 또 다른 도약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1등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힘이 있는 1등 기업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원도 있고, 지식이 있기 때문에 혁신할 줄 알고, 또 선도적으로 새로운 개념이나 신제품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일등하는 것이 최고다!" 우리는 항상 일등에게 상을 주었다. 그래서 일단 뭔가를 가장 먼저 하는 것, 그리고 어떤 선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 생각이 맞는지 아래의 이야기를 보도록 하자.




덩치큰 제록스를 이긴 애플의 잡스

1970년대에 제록스는 미국에서 컴퓨터 산업으로 최첨단을 이끌던 기업이었다. 제록스는 실리콘 밸리의 중심부에서 세계 최고의 컴퓨터 공학자들을 채용했다. 그리고 엄청난 연구 예산도 주면서, 그냥 앉아서 최고의 아이디어만 내놓아라, 어떻게 하면 앞으로 현대 사무실을 혁신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들은 10년 동안 그러한 일을 해왔고, 그들은 그야말로 혁신적인 기술들을 엄청나게 개발해냈다. 

예전에는 텍스트를 입력해야만 작동하던 컴퓨터를 그래픽을 통해 사용자와 컴퓨터간 인터페이스를 구현했고, 스크린에 있는 아이콘만 클릭하면 프로그램이 작동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어주는 '마우스'라는 장치도 그들이 개발했다.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넷 망도 그렇고, 레이저 프린터도 다 제록스에서 개발했다. 심지어 워드 프로세싱 소프트웨어도 최초로 발명한 것은 제록스였다. 이런 어마어마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당연히 1등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말입니다.

1979년 12월에 젊은 사업가가 제록스에 방문하게 된다. 그 젊은 사업가는 자신의 차고를 개조해 만든 곳에서 '애플Ⅲ'라는 원시적인 컴퓨터를 생산하던 스티브 잡스였다. 스티브 잡스는 제록스에 방문해서 연구단지를 둘러보던 중, 제록스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알토라고 하는 새로운 PC를 보여준다.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는 대신에 마우스로 아이콘을 클릭만 하면 전체적으로 컴퓨터가 자공하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스티브 잡스는 떡실신. 여태까지 봤던 것 중에 가장 아름답고 멋진 것이라 생각하면서 이것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냐고 물었다. 마우스 하나에 300달러짜리를 시장에 내놓을 것은 생각치도 못했던 제록스 연구원들. 비싸서 실용화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다음에 잡스는 제록스에서 나와 마우스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것도 단 돈 15달러짜리로. 그리고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스크린 작업을 하고 이것을 통합해 만든 것이 '맥킨토시'다. 맥킨토시는 우리가 현대 컴퓨터에서 생각하던 것을 완전히 바꾸어 놓게 되었다.


제록스는 엄청나게 큰 기업이고 무한대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며, 수 많은 천재들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왜 아이디어를 상용화하지 못했을까? 왜냐하면 대단한 혁신을 가능하게 했던 제록스의 환경이 오히려 제약이 되어 그것을 상용화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잡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약자였고, 강자들의 아이디어를 갖고 그것을 조금 더 낫게 만들었던 사람이었다. 맥킨토시 뿐 아니라, 아이팟도 최초의 MP3가 아니었고, 스마트폰도 블랙베리에 밀려 최초는 아니었다.  그저 남들보다 'one more thing'으로 차별화해서 성공한 스티브 잡스! 그가 언더독으로서 탑독을 이겼던 방법, 나름의 정리를 해보자.



탑독을 이기는 언더독의 자세


1.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자.

자존심 상해하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인정해야 한다. 현재 자신이 처한 입장이 어떤지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다면 올바른 미래를 준비할 수 없게 된다. 


2. 언더독의 스토리 텔링을 만들자.

대중은 약자가 강자를 이겨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고난과 역경을 거쳐 이겨내는 모습을 좋아한다. 볼품없는 멤버들로 구성해 스키점프의 불모지로 꼽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가진 '국가대표'라는 영화에서 이러한 언더독 스토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3. 게릴라 전략을 사용하자.

탑독이 보유한 막강한 자원을 이용해 대규모 정규군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 중의 하나가 바로 게릴라 전투이다. 덩치가 커서 움직이기 어려운 탑독보다 더욱 민첩하게 움직이고, 항상 주위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4. 초심을 잃지 말자.

한 순간의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시장에서 승리할 때까지 언더독의 기본 태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언더독은 파이터의 본능을 가져야 한다. 파이터로서의 공격성과 이기려는 강한 의지가 있을 때 언더독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마치면서.

1. 너 자신을 알라.

업계에서 2등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우리회사를 위해 어떤 전략적인 자세를 취해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언더독 전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행업계에서는 B2B 최초의 홀세일 여행업을 열었다는.. 소위 '큰 형님'의 자세로 우리는 너무 자만해 있던 건 아닐까 고민을 했다. 이제는 우리가 1등 기업에 완전히 따돌림을 당한 언더독의 입장임을 인지해야 한다.


2. 게릴라 조직의  구성 

지금의 큰 조직은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잘게 쪼개고,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 면대면 상담으로 시작했던 여행업은 PC 웹을 통한 온라인 시장에서, 이제는 모바일로 마켓이 점점 이동하고, 확대되고 있다. 세상의 변화가 빠른 만큼, 우리 조직도 그에 맞춰 유연함을 갖춰야 할 것이다. 덩치를 이용한 통합 마케팅은 여전히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다양화된 고객의 니즈에 맞추기엔 역부족이다. 더욱 세밀하게 타겟을 쪼개고, 그에 맞춘 조직을 꾸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3. 우리의 성공 스토리

과거의 영광은 잊고, 다시 출발하는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 출발선상에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갈지 방향을 정해놓고 달려야 한다. 지금껏 달려왔던 방향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통해 성공을 할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고객에게 어떠한 감동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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