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팅이 뭔가?

IT벤처업계에서 ‘피버팅(pivoting)’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피버팅이란 기존 사업 아이템을 포기하고 방향전환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예상했던 것만큼 시장성이 보이지 않거나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비상수단으로 여겨지곤 한다. 카카오의 경우 ‘부루닷컴’과 ‘위지아’라는 소셜 기반의 서비스를 내놓았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이어 나온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피벗은 '어떤 점을 중심으로 도는 행동' 이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이는 농구에서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즉, 중심을 잡고 있으면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산업에 적용시키면 내가 다니는 여행사가 갑자기 여행시장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자동차 제조 산업으로 업종을 쌩뚱맞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보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대리점 중심으로 판매를 하던 여행상품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IT산업으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즉, 피벗 (pivot)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거나 사업 자체를 바꿔버리는 것이 아니다. Fast Company라는 경제/경영 전문 매거진에 의하면 피벗에 대한 정의를 “A change in strategy without a change in vision”이라고 기술했다.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비전을 바꾸지 않고 전략을 바꾸는 것”정도가 되겠다. 단순하게 전략을 바꾸는 것이지, 회사의 가치나 비전, 목표를 전면 재탄생시키는 개념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피벗을 순진하게 “사업 아이템”을 바꾸는 행위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피버팅은 어떻게 하는가

피버팅의 첫 번째 단계는 그것이 왜 필요한 것인지 깨닫는 것이다. 피버팅이 필요하다고 결정되고 나면, 그 다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들을 세밀하게 미분해 분석해보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레고를 해체해서 다른 모양의 레고를 만들기 전에 각각의 블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쓸모있을 만한 것이 무엇인지 하는 관점에서 이것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분석하고 생각하다보면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피버팅을 하는 방식에는 크게 탑다운과 바텀업의 유형이 있다. 탑다운 방식은 주로 대기업에서 하는 방법이다. 대기업은 피버팅에 필요한 역량과 자원이 충분한 만큼 C레벨의 임원이 명확한 전략을 세운다면 그 효과를 일사분란하게 실행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탑다운 방식에서 위기는 돈의 부족보다 비전이 흔들릴 때 더 크게 다가오게 된다.

"저 시장이 매력적으로 보이는군"

실제 필드에서 부딪히며 조사한 정보가 아닌 인터넷에서 몇 번 검색해본 정보들을 조합해 마치 대학생들의 과제 리포트처럼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피버팅은 영혼없는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

<린스타트업>의 저자인 에릭 리스는 "스타트업은 반드시 차고에서만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에서는 교과서같은 존재의 책을 집필한 그가 정의한 피벗의 종류는 총 10개로 아래와 같다.


1. Zoom-In Pivot (줌인 피벗)

2. Zoom-Out Pivot (줌아웃 피벗)

3. Customer-Segmentation Pivot (고객군 피벗)

4. Customer-Needs Pivot (고객 필요 피벗)

5. Platform Pivot (플랫폼 피벗)

6. Business Architecture Pivot (사업 구조 피벗)

7. Value Capture Pivot (가치 획득 피벗)

8. Engine of Growth Pivot (성장엔진 피벗)

9. Channel Pivot (채널 피벗)

10. Technology Pivot (기술 피벗)


위의 10가지 종류는 '무엇을' 피벗하는가 또는 '어떻게' 피벗을 하는가에 따라 구분을 지은 것이다. IT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에 피벗을 IT용어 쯤으로 아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래에 제시하는 사례는 굴지의 글로벌기업이자 제조산업의 혁명을 이끌었던 GE의 사례를 통해 '경영학' 관점에서 피버팅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GE의 패스트 웍스 (FastWorks)

GE는 에디슨이 설립한 이후 130 여 년의 역사를 지속해온 기업으로 불확실성의 시대라 불리는 21세기의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 경영 기법을 개발했다. 그동안 GE는 식스 시그마, 린 경영 등 전 세계 많은 기업이 벤치마킹한 혁신 경영 기법을 개발하고 전파해왔다. 빠르게 변화하며 예측이 불가능한 요즘 시대에 맞는 업무 툴로 '패스트웍스(FastWorks)' 라는 것을 만들었다.


패스트웍스의 핵심요소

1. 절차의 간소화

2.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

제품 개발 진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고객 피드백을 받고 이를 제품 개발 및 모든 과정에 수시로 반영함으로써 고객 만족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GE는 거대 조직이 갖는 관료주의와 복잡한 절차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벤처 정신을 반영하기 위해 스타트업의 새로운 경영 기법을 창시한 에릭 라이즈와 데이비드 키터를 초빙해 함께 연구했다.


패스트웍스의 5가지 실행 요소

1. 고객의 문제를 파악한다.

2. 가정을 설정하고 구체화한 후 테스트 제품을 만든다.

3. 최소한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든다.

4. 고객의 반응을 통해 새로운 측정 기준을 찾아 적용한다.

5. 입증된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정한다.

식스 시그마가 품질 혁신과 고객 만족에 중점을 뒀다면 패스트웍스는 제품의 안전과 품질을 유지함과 동시에 절차를 간소화해 NPI(New Product Introduction)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변동성이 높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품질을 높이면서도 보다 빠른 시장 진입과 긴밀한 고객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이 피버팅의 적기다!

산업혁명의 선도자였던 GE도 수 년간 고정자산, 금융자산을 수백조원씩 통매각 하면서 디지털의 새로운 시대를 가벼운 몸과 유연한 DNA로 맞이하려고 피버팅을 했다. 돈도, 자산도 유연한 사고와 빠른 판단이 없이는 무용지물인 것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 회사는 해외여행산업에서 대리점을 통한 간접판매 방식으로 업계를 선도하며 지난 27년간 성장해왔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 뿐 아니라, 모바일 정보 혁명으로 인해 여행사와 고객 간의 정보 격차가 해소되어 고객은 여행사 직원의 감언이설에 넘어가지 않는다.

어떤 방향으로 피버팅을 해야할지는 포스팅하지 않겠지만, 피버팅을 해야 할 시점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된다는 정도만 언급하고 싶다. 

지금이 피버팅의 적기다!




- 정보를 얻은 곳 -


1.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9022

2.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nkey=2014122900995000101&mode=sub_view

3. http://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15050410550061971

4. http://blog.naver.com/korhjc/220720139650

5.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498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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