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보다 풍요롭고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문화적인 체험을 직간접적으로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시간적인 제한이 걸려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삶을 선택하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우리가 선택하지 못했던 삶을 곱씹으며 후회를 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선택하지 못한 삶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줄 길이 있는 것이다. 바로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해보는 것이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양식으로는 책이나 영화다. 사람들은 소설을 통해 타인의 인생을 살아보기도 하고, 내가 선택하지 못한 전공이 있더라도 그 분야의 전문가가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텍스트를 시각화해준 것이 영화이다.

문화를 통한 다양한 간접체험이 나의 인생을 보다 풍족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음에 우리는 문자를 만들어준 조상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문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은 우리의 삶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나를 있게 만들어준 책들.

지금까지 30년이 넘게 살면서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책들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 중 손에 꼽아보라면 과연 어떤 책을 꼽을 수 있을까? 아니, 과연 나의 인생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책이라는게 존재는 하기나 했을까?

생각해보니 참 막연하기도 하고, 스쳐가는 책들 중 그 어느 하나 "이것이다!" 라고 자신있게 외칠만한 것들이 마땅하지가 않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성경? 글쎄다, 난 그리 독실하지 못한 천주교 신자다. 아니, 천주교 신자라는 타이틀도 부끄러울만큼 냉담중이다. 내가 읽었던 성경의 구절을 떠올려보면 그저 옛날 동화를 읽는 느낌 외에는 감동이 없다. 좋은 교훈이 있고, 서사가 있을 뿐이다.

사색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에나 선택이 가능할 듯 하다. 내 인생의 책을 꼽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줄이야..



아, 깜박잊고 놓친 문화 양식이 있군. 바로 음악이다. 가장 나의 곁에서 내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친구인데. 이 메모를 쓰는 퇴근길 이 순간에도 내 귀에는 이어폰이 꽂혀 있고, 이어폰을 타고 음악이 흐르고 있다. 요새 조용하게 사색 즐기는게 취미가 되다보니 시끄러운 음악보다는 조용한 클래식을 많이 듣게 된다.

인류의 역사에서도 언어나 문자보다 음악이 더 먼저 발명되었다는 것에서 어쩌면 우리는 더욱 친숙함을 느끼는걸수도.



가족이라는 이름.

가족이 우리의 인생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생물학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보통의 범주라면 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부모님 밑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라게 된다. 그리고 그 자녀는 자라나 성인이 되면서, 자신이 평생 사랑하며 살아야 할 짝을 만나게 되며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서로 다른 가정에서 자라난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면서 많은 것들이 변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사랑의 결실을 그들의 아이를 갖게되며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모든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존재를 통해서 시작했지만, 자녀가 나오면서 이제 "자식"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나는 이제 막 그 3장을 열었다. 앞으로 가족이라는 단어는 또 나를 어떻게 다양하게 만들어줄지 참으로 기대가 된다.




누구나 회사에서 자신이 맡은 일 때문에 바쁘게 보낸다.

자신의 일에 한참 집중하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 메신저로 또는 전화로 대뜸

"바빠요?" 라고 물어보면.. 

난 왠지모를 짜증이 살짝 올라온다. (나만 그런가?)


1. 내가 바쁘다고 대답할 경우, 당신은 원래 하려던 말을 안할겁니까?

2. 내가 안바쁘다고 대답할 경우, 어짜피 바로 다음에 원래 하려던 말 하는거 아닙니까?


최대한 자신의 목적을 간결하고 빠르게 말하는게 오히려 낫다.

"A건으로 당신이랑 상의하고 싶은데, 언제가 괜찮으세요?"

이렇게 물어본다면 "A건" 이라는 주제를 밝혔으며,

나와 상의하고 싶다는 상대의 목적이 드러나며,

서로 시간을 조절해 맞추자는 배려와 확인이 나타난다.


다들 바쁘다.

당신만을 위해 5분대기조가 되어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없다.

일상적인 채팅이 아닌 업무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인사말 다음에 바로 본론의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해 배려해가며 하면 어떨까.

빛나와 아내가 처가댁에서 지내는 요즘.

가끔 이렇게 사진을 찍어 보내면 보고 웃고는 한다.

첫 전신사진이다.





ㅎㅎㅎ 마지막 사진 표정이 압권이다.

인상 쓰는 것 마저 너무 귀엽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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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수)

내가 감기에 걸린거 같다.. 목이 땡땡 붓고, 콧물이 흐른다.

아내는 두드러기가 났다고 한다.


1월 15일 (목)

감기에 걸린채 모두투어스 신년회에 갔다. 술을 너무 마셨다.

빛나가 감기에 걸린거 같다고 한다.


1월 16일 (금)

난 완전히 감기에 찌들었다.. 술도 안깬다.

저녁에 아내랑 빛나가 조리원을 조기 퇴소했다.

빛나 감기가 심해졌다고 한다.

저녁에 한림대병원 응급실에 갔으나,

아직 감기상태이며 폐렴으로 가지 않아 약을 처방받고 왔다.

고2때 맹장수술 이후 첫 응급실 경험이다.

두근거리는 가슴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1월 17일 (토)

아내와 빛나는 처가댁에 있다.

난 감기에 걸려 두 여자들과 격리되어 있다.

처가댁에서 격리되어 점심과 저녁을 먹었다.


1월 18일 (일)

내 감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하루종일 누워서 운기를 조식했다.


1월 19일 (월)

난 감기가 나은거 같다.

빛나는 여전히 아파서 병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이 날이 빛나가 가장 아픈 날이었던 것 같다.

하루 더 지켜보고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다고 한다.


1월 20일 (화)

빛나의 출생신고를 했다.

그리고 빛나는 분당차병원 응급실로 갔다...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다 못해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

일반병실(315호)로 입원을 했다.

차라리 내가 아플 수만 있다면 내가 아프고 싶더라는 어버이들의 마음을 진실로 깨달았다.

이 날만큼 하루가 길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1월 21일 (수)

걱정스러운 맘을 부여잡고 난 출근을 했다.

어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지 아토피가 극성을 부려, 낮에 피부과에 다녀왔다.

빛나는 그새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저녁 퇴근 후 빛나와 아내가 있는 병원에 들렀다.

처음으로 아이를 오래도록 품에 안고 있어봤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1월 22일 (목)

빛나가 퇴원을 했다. 

병원비만 무려 55만원이 나와 3개월 할부로 결제했다고 한다.

그래도 이만해서 천만 다행이다.

아내와 아이가 보고싶다.

하지만 2박3일간의 병원생활로 모두 지쳐있다기에

퇴근하고 쓸쓸하게 혼자 집에서 지냈다.


1월 24일 (토)

드디어 KBS 에서 관련 보도(클릭) 가 나왔다.


장모님댁에 가서 빛나를 안아보았다.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던 녀석이 내 품안에 안겨

스르륵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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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스튜디오에서 나와 샘플 사진을 찍어주었다고 한다.

이날 아내는 몸에 두드러기가 나서 병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역시 전문가가 찍으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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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품에 안겨 젖 먹을 준비를 하는 깨뽕이


나름 밝은 표정으로 엄마 품에 안겨 조리원 방으로 들어왔다.

젖 먹기 전에 뚱한 표정의 깨뽕이.

눈 뜨려다 우연히 윙크를 포착했다.

젖 먹이려고 데리고 왔더니 잠이 들어버린다. 

일어나~ 밥먹자.

밥먹다 잠이 들어버린다.

아직 젖을 빠는게 힘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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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자는 모습만 보다가 드디어 눈을 뜬 모습을 봤다.




롹 스피릿이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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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 낮 12시 46분.

몸무게 3.64kg 으로 건강하게 태어난 우리 아이.






몇년전인가, 링크드인에 가입해두고 아무런 활동을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오늘, 무슨 생각이 들어서인지... 메일로 온 링크드인 dm을 타고 홈피로 가봤다.



이것저것 만지며 최근 상태를 업뎃을 해놨다.

계장에서 대리가 됐으니.. 그걸 중심으로~


근데 위쪽 창에 빨간 메세지가 와 있음을 알리는 게 떠 있었다.

클릭을 해보니 소셜커머스업체에서 호텔MD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것이었다.


아래는 in-mail 내용 전문이다.


Dear ***,


안녕하십니까


저는*****에서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윤**입니다. 귀하의 Linkedin 프로필을 보고 연락 드리게 되었습니다.


***** 멀티비즈그룹 내 투어본부에서는 호텔 상품 담당 MD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경력이 3년~5년 이신 경우, 지원 가능하며, 담당 하시는 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투어 호텔 상품에 대한 머천다이징

2. 투어 호텔 시장 및 동종/유사 업계에 대한 현황 리서치 및 분석

3. 투어 호텔 상품에 대한 판매/노출/홍보와 관련 업무 계획

4. 상품과 관련된 각종 영업 담당/진행 및 업계 파트너 관리


현재 이직에 오픈되어 있으시고, *****에 관심 있으시면,

제가 유선으로 포지션 관련 자세한 설명 드렸으면 합니다.


*****@****.co.kr (02-2***-4***)로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인사기획실 윤**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지금과 비슷한 업무를 하면서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한다거나, 더 많은 연봉을 준다면~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난 여기에 응답하지 않았다. "아직은"

그리고 "언젠가는" 응답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2014년 8월 26일

오늘 아빠와 엄마는 네가 딸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었어.

심지어 엄마는 네가 딸이라는 얘기를 듣고 너무 기뻐서 울기까지 했대.

아빠는 회사에서 점심을 먹다가 우리 깨뽕이 소식을 들었어.

그리고 아빠도 소식을 듣고 너무 기쁘고, 마음이 들떠서 일이 손에 안잡힐 지경이야~

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하고자 점심도 평소보다 두둑하게 먹어두었는데 말야. 


그래서 이렇게 일하는 도중에 짧게나마 너를 위해 편지를 남겨볼까 해.

만약 네가 나중에 커서 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넌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렇게 사랑을 받았었다는 사실만 기억해주길 바란다.


사실, 네 아비인 나는 지금까지 '누구를 위해서' 살아보지는 못했다.

근데 앞으로는 오직 너를 위해 남은 인생을 살거야.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을 오롯이 너에게 줄거라 스스로 다짐해본다.

하지만 때론 너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하게 될 때도 있을 거고, 

아빠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될 날도 있을거야. 

(아빠도 할아버지에게 그런 감정을 느꼈던 때가 있어서 알거든. 

지금부터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도 웃기지만, 그러한 순간에 이 편지가 읽혀지길 간절히 바라며 써본다.)


만약, 이 아빠가 밉게 보이는 날.. 그런 날이 온다면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조금은 기분이 풀어졌으면 좋겠구나.

왜냐면 나는 네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너를 사랑해왔거든.

그리고 너에게 미운 짓을 했던 그 순간에도 너를 계속 사랑하고 있을거야.

아빠가 본래 속에 있는 마음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이라 데면데면하게 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네가 날 닮았다면 (이런 점은 안닮았으면 좋겠다만..) 우리 서로 편지로 화해하는건 어떨까?


우리 깨뽕이가 엄마, 아빠한테 온지도 벌써 6개월이 되어간다.

나는 아직도 네가 우리 부부에게 처음으로 다가왔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내 인생에 있어 그렇게 기뻤던 날은 아마 없었을 거야.

4개월 뒤에 우리가 처음 만나는 그 날은 아마 이 아빠의 인생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기쁜 날이 되겠지.

얼른 너와 만나고 싶다. 그리고 너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구나.


아직 엄마 뱃속에서 양분을 열심히 먹어가며 어엿한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하고 있을 너에게, 

아빠는..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


더위가 삭아드는 8월의 끝자락에서

우리 딸을 기다리는 아빠가.


추신. 네가 딸이란 소식을 듣고 난 후 정신없는 업무 와중에 글을 남기느라 참 두서가 없구나. 이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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