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우리 딸과 본가 부모님들을 모시고 여주로 1박2일의 여행을 다녀왔다. 점심시간 쯤 미리 알아본 식당으로 가서 부모님과 만났다. 오늘 우리 가족이 먹을 점심은 바로 사찰음식! 메뉴는 각종 나물로 이뤄진 다양한 반찬들과 맛보는 한식이다.


가게이름은 '걸구쟁이네' 여주IC에서 나와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있다. 차가 없으면 가기 어려울 정도로 시골 길 중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만약 걸구쟁이네로 간다면 꼭 차를 이용해 가길 추천한다.


먼저 식당의 전경이다. 시골 언덕길 중턱에 위치해있고, 넓은 마당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말 이 곳을 검색해서 알지 못했다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길에 있다. 


마당에는 장독대도 있고, 노란 꽃이 피어 있어 시골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식당에 들어서자, 이 식당이 어떤 곳인지 잘 알게끔 안내문이 있다. 사찰음식을 파는 곳으로 육류, 어류, 젓갈류와 파, 마늘, 달래, 흥거 등 매운 채소를 쓰지 않고, 화학 인스턴트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2살배기 우리 딸에게 먹여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검증한 착한식당 푯말을 달고 있었다. 이영돈PD는 다른 일로 구설수에 올라 더 이상 출연하지 않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착한 식당으로 인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음식을 함에 있어 고객들을 속인다거나, 꼼수를 쓰지 않는다는 걸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먹기도 전부터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


내부는 시골밥집같은 모습이다.


순서대로 나오는 각종 반찬들은 우리가 늘상 집에서 먹던 밥상 위 반찬들이 좀 더 정갈한 모습을 갖추고 나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맛은 천연조미료만 썼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것 같은 맛이다. 모든 음식의 간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며, 맛은 살짝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무난하다. 정말 이런 음식들이라면 어린 딸에게 먹여도 전혀 이상없을 듯.


항상 간이 센 외부 식당 음식을 사먹었던 내 입맛에는 아무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나마 간이 센 묵 무침의 간장을 소스로 해서 각종 나물들과 함께 비벼 먹었다.




총평 (★★★★★ : 5.0 / 5.0)


유독 우리나라의 식당들에게서 'OO의 효능' 이라고 써놓은 곳들이 많다. 마치 음식이 약이라도 되는 양, 과장을 보태 음식이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다루는 글을 식당에 붙여놓는다. 

사찰음식을 내어주는 걸구쟁이네라면 '먹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음식' 이라는 광고를 할 법 한데도, 그런 광고는 전혀 없다. 다만, 사찰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간략하게 기술해놓기만 했다.

사실, 음식은 그저 음식일 뿐이다. 약이 아니다. 음식은 맛으로 느끼는 것이고, 자연에서 우러나오는 맛을 이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은 '재미'다. 음식은 재밌게 먹어야 하는 것이다. 효능을 보고 먹는 약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걸구쟁이네 음식은 정말 재밌는 음식들이다.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진 나는 먹으면서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뭘 먹긴 했는데 배가 헛부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점심에 밥을 먹고 난 후, 속이 개운하고 오래도록 든든한 걸 보면 정말 잘~ 먹었다는 얘기가 절로 나오게 된다.


음식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만점을 준게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이 음식은 재밌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친구가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교대 허벅지'. 개업식을 한다고 하여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개업을 한 친구를 축하해주기 위하여, 친구 덕에 맛있는 숯불 닭갈비를 먹어보러.


간판은 복고풍의 감성이 묻어나는 폰트와 색감을 사용해 레트로 디자인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B급 정서를 담은 키치한 그림이 어우러져 재미를 더했다. 최근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칠성포차'와 '봉구비어'를 적절히 섞은 느낌이랄까.


가게 내부는 역시 새 집이라 그런지 깔끔하다. 원형 양철 테이블과 의자는 흔히 말하는 '대폿집 스타일'로 되어 있다. 천장은 노출식으로 구성되어 1층의 낮은 구조에서도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집의 특징 중 하나는 연기를 빨아들이는 환풍기 입구의 위치를 조절 할 수 있다는 것. 그 말인 즉슨, 여러 사람들이 모여 테이블의 위치를 조절해도 환풍기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모임에서부터 대규모 회식자리까지 커버가 가능해보인다.


메인메뉴 중 가장 으뜸에 놓인 것은 역시 '숯불 허벅지'이다. 1인분에 330g이나 되는데 가격은 12,000원 밖에 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같은 닭을 주제로 한 닭발과 닭똥집이 있고, 숯불에 같이 구워먹을 수 있는 숯불 통오징어가 있다. 


사이드메뉴에는 다양한 식사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메밀소바, 된장찌개, 계란찜, 주먹밥, 쌈밥 등 메인 메뉴와 함께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것들로 구비되어 있으며, 소바 같은 경우는 고기 먹고 난 후 냉면을 먹듯 후식 대용으로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자리에 앉으면 어디나 그렇듯 물이 먼저 내어진다. 하지만 교대허벅지는 다른 곳과 다르게 조그만 생수병을 준다. 여느 식당들 같으면 같은 물통 안에 물만 다시 채워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곳은 위생을 생각한 것인지 가격은 제법 나가겠지만 새 생수병을 준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 집에 작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기본 반찬들이 나왔다. 간장에 양파를 절인 개인 접시와 김치, 무쌈, 깻잎이 나온다. 그리고 닭갈비를 찍어먹도록 소스가 3가지가 나오는데 쌈장, 칠리소스, 사과소스가 나온다. 쌈장이야 누구나 아는 그 맛이고, 칠리소스는 숯불양념통닭에 쓰일 법한 그 양념의 맛이긴 한데, 조금 더 부드러운 맛이다. 그리고 제일 묘한 건 이 사과소스다. 달달한 소스의 맛에 마늘이 들어간 것인지 깔끔하게 잡아주는 뭔가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칠리소스와 사과소스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숯불이 올라왔다. 숯은 은은하듯, 강렬하듯 그렇게 놓여진다. 어서 빨리 숯의 향을 밴 닭갈비를 먹어보고 싶게 생겼다. 그리고 그 위에 올려진 석쇠가 조금 특이하다. 얇은 살을 가지고 있어 숯의 열을 닭이 직접 맞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석쇠판이 일반적인 석쇠보다 비싼거라 하던데, 과연 맛에서는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기대가 된다.


드디어 닭고기가 나왔다. 편의상 우리는 '닭갈비'라는 말을 쓰긴 했는데, 엄밀히 따지면 여기는 닭의 허벅지살로 만들었기 때문에 '숯불허벅지'가 메뉴에 적힌 대로 불러줘야 맞는 것 같다. 나는 원래 닭고기 중에서 닭다리살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이건 왠만하면 만족스러운 맛을 내어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허벅지살은 두껍기 때문에 허벅지살을 얇게 포를 떴다. 그리고 간이 잘 배이도록 염지를 잘 해놨겠지.. 초벌이 되어 나왔기 때문에 우리 불판에서는 숯의 향을 입히면서 바삭하게 만들어주는 정도로 구워주면 된다.


굽는 동안 이 집의 필살기가 들어가게 된다. '마약소스' 뿌리기! 이 집만의 비법으로 만든거겠거니 해서 뭘로 만들었는지 굳이 물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짐작컨대, 색이 노란색인걸 보아하니 카레가루가 들어간건 확실해 보였다.


닭고기는 껍질은 크리스피하게 바짝 익히고, 속살은 육즙을 머금을 수 있도록 최대한 늦게 자르면서 겉면을 잘 익혀주는게 포인트다. 그렇게 겉면을 익히고 나서야 비로소 한입크기로 잘라서 마지막 속살까지 굽는 것이 포인트. 뼈가 있는 부분은 두꺼워서 잘 익지 않기 때문에 가장자리에 두고 오래 익히는 것이 타지 않고 익히는 방법이다. 


사이드 메뉴 중 첫번째로 계란찜을 시켰다. 뚝배기 위로 봉긋 솟아오른 계란찜이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계란찜 중에 유명한 것이 '볼케이노 계란찜'인데 그 비주얼을 살짝 따라하다 그친듯한 모양이다. 정갈하게 생기긴 했는데 조금 지저분해 보이더라도 진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완숙이 아닌 살짝 촉촉한 상태의 계란찜을 만들었더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개업 초기라 숯불 통오징어를 서비스로 주고 있다. 그래서 같이 구워보는 중. 오징어는 내장손질이 깔끔하게 된 채 완전 생 오징어가 나온다. 그걸 숯불에 구워서 먹는 것이다. 통통하고 쫄깃한 맛이 살아있다. 오징어는 식사라기 보다는 술안주로 더 적합해 보인다. 닭다리살만 먹으면 쉽게 물릴 수 있으니, 닭고기로 배채우지 말고 숯불오징어를 곁들여 먹으면 먹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국물닭발을 시켰다. 무지 매콤한 것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 닭발의 매콤함이다. 여기 닭발은 뼈가 있다. 국물이 있는데다가 뼈있는 닭발을 쓴 탓에 먹기가 조금 불편한 감이 있다. 그래도 이 국물은 매콤함과 짠맛이 적절히 조합되어 있어 라면사리를 넣고 먹으면 '존맛' 이라는 거. 


메밀소바도 시켰다. 이 친구가 인천에 민물장어집을 하면서 먹어봤던 그 메밀과 동일한 맛이다. 간장으로 맛을 낸 국물이 아주 깔끔하고 시원하다. 다른 메밀소바 전문점에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는 맛이다. 숯불허벅지 고기를 다 먹기 전에 시켜서, 고기와 함께 먹으면 이건 존맛2!


시켜보는 김에 닭똥집도 시켰다. 닭똥집은 그냥 무난한 맛이다. 일반적인 주점에서 먹을 수 있는 그런 닭똥집의 맛. 다만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닭똥집의 크기가 매우 실하다. 그리고 조리가 과하지 않아 탱글탱글한 근육의 씹힘이 괜찮다. 하지만 간이 좀 약하다.. 술 안주라면 일반 음식보다 간이 좀 세야 할텐데, 이 정도의 간이라면 그냥 집에서 먹는 반찬과 비슷하달까. 




총평 (오늘은 별점 없음)


내 맛집 포스팅 중 별점이 없는 첫 포스팅이다. 아무래도 친구가 운영하는 곳이다 보니 점수로 환산하기가 껄쩍지근하다. 만점을 주자니 솔직하지 못한 것처럼 보일거 같고, 점수를 짜게 주자니 친구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 것 같고.. 난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했으니 점수가 없더라도 알아서 판단해야 할 듯.


닭고기는 뭘 어떻게 요리해도 맛 없기가 힘들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정작 닭고기 요리를 '맛있게' 잘 하는 것이 쉬운 일은 또 아니다. 즉, 닭고기를 소재로 하는 식당들은 그 맛이 굉장히 애매해질 수 있다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교대허벅지는 다행히 이 함정을 잘 피해 닭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숯불로 구웠을 때의 강점으로 잘 포장해서 웰메이드 숯불허벅지를 만들어냈다. 주변 음식도 구색을 잘 갖추었으나, 교대허벅지는 메인메뉴 한 가지에 잘 집중한 보기드문 맛집이다. 과한 욕심에 이것저것 탐내지 않고, 이 가게가 가장 잘 하는 메뉴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들에게 추천할 의향은?

물론, 당연하게 하나마나 한 얘기다. 추천 뿐 아니라, 내가 직접 주변인들을 데리고 끌고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이다. 그러니, 흥해라!


※ 이 포스팅은 사장 친구의 협찬은 전혀 받지 않고 돈 내고 먹은 친구의 솔직한 후기다. 이 후기를 내 친구 기준이에게 바친다. ㅋ

 

주소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567-9




파트 회식을 했다. 남자 3명이서..

소규모로 이뤄진 멤버들이고, 다들 나이대가 아재들이라 남자메뉴로 선정~

오늘 찾아갈 집은 당산에 있는 '허브족발'이다.


족발하면 시청의 오향족발, 성수동 족발, 양재동 족발.. 이렇게 유명한데

전통있는 족발의 강자 장충동 족발도 있고,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허브족발.




어둑해진 저녁에 찾아갔는데 한 10분만 늦게 갔어도 저렇게 기다리는 사람들 뒤에 서야 했을 것이다.

1층의 본점에 갔는데, 그 옆건물 2층과 꼭대기층에 확장을 한 것 같다.

사람이 많으면 별관쪽으로 보내기도 하는 것 같다.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4천원 더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당연하게도 앞다리를 시켰다. (법인카드로 결제할거라..)

족발이나 냉면, 계란찜 등 추가메뉴들도 탄탄하다.



족발 본체의 모습.

탱글탱글하니 아주 먹음직스럽게 나온다.

매콤한 불족발이 조금 곁들여져 나온다.



냉면과 함께 찍은 사진.

여기는 이 냉면이 좀 중요하다.

비빔냉면인데, 과일을 많이 넣어서 그런지 시원한 맛에 달콤함이 속속들이 스며들어 있다.

이 족발에 냉면을 한 젓가락 같이 얹어서 쌈도 싸먹고, 그냥 먹기도 한다.


사람들이 냉면을 먹을 때 고기랑 같이 먹는게 유명해져서 아예 그런 육쌈냉면이 나왔듯.

여기 족발은 반드시! 라고 해야 할 정도로 족발과 비빔냉면의 궁합을 잘 찾았다.





총평 (★★★★ : 4.3 / 5.0)


나는 개인적으로 시청의 오향족발보다 당산의 허브족발이 더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허브족발이야말로, 서울 3대족발에 더 어울리는 듯.

족발에서 지방의 쫄깃함과 살코기의 담백함이 잘 어우러지고

삶는 과정에서 뭘 추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족발의 향도 참 잘 뽑아냈다.


게다가 여기의 키 포인트는 바로 비빔냉면.

이제서야 족발이 비빔냉면과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회사에 출근하듯이 요새 매주 수요일마다 건대입구쪽에 위치한 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대학가 근처다보니 싸고 괜찮은 맛집들이 꽤 많은데, 그 중에서 오늘은 무려 '테이스티 로드'에도 방영되었다고 하는 중국집을 가기로 했다.



간판이 중국집스럽지 않은 모양이다. 마치 홍콩의 딤섬을 팔 것 같은 분위기.



메뉴판에서 '와일드 마카오'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역동적인 의미의 [와일드],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마카오].

[와일드마카오]는 다이나믹하고 개성이 넘치는 중식당이라는 설명.



먼저 기본반찬이 나온다. 

그리고 일반 중국집보다는 음식이 늦게 나오는 편이다.

아마 주문을 받고서야 음식을 만드는 시스템이라 그러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갈비짜장면.

맛은 딱히 인상적이지 않다. 다만, 등갈비가 들어있다는 것.



이것이 갈비짬뽕.

매콤하고 시원한 국물이 괜찮다. 근데 밀가루 맛이라고 해야 하나.. 

밀가루 면의 전분이 국물에 섞여 좀 탁한 느낌을 준다.



같이 시킨 군만두.

군만두도 나름 괜찮다. 하지만 그리 뛰어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가게를 좀 둘러보자.

가게가 그리 넓지 않다. 하지만 중식당 치고는 깔끔하게 정리된 인테리어가 보기 좋다.

그리고 주방이 오픈되어 있어,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양 레스토랑의 오픈키친을 벤치마킹한 듯.



계산을 하는 곳에서 보니, 주인장이 미니어처를 좋아하나보다.

명함도 같이 찍어본다.




총평 (★★ : 2.2 / 5.0)


젊은 느낌의 중식당이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하게 먹어왔던 짜장과 짬뽕,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등갈비가 포인트지만, 짜장에서는 그리 어울리지 못했고,

짬뽕에서는 어울리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한 번쯤은 가볼 만 하지만, 자주 가기엔 가격도 비싸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다 보면 1년에 한번 정도는 각 여행사 담당자들을 불러 모아다가 같이 특정 해외 여행지를 여행하면서 관광 포인트를 잡는 출장을 보내준다. 오늘 모인 모임은 2014년에 갔던 캐나다 팸투어 출장에서 만난 여행사 직원들 모임이다. 여행사들은 주로 서울 4대문 안의 시내에 몰려 있다. 그래서 보통 모임의 장소는 종각역 근처가 되는데, 오늘도 여전히 변함없이 종로 바닥에서 삼겹살을 먹게 되었다. 



종로의 YMCA 건물 옆 골목에 위치한 해몽은 그 규모가 작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수도 있으니 찾을 때 유심히 봐야 한다. 해몽의 대표 메뉴는 '꽃삼겹'이다. 꽃삼겹이 그냥 삼겹과 다른 이유는 바로 삼겹살 고기에 난 칼집에 있다. 살코기와 지방부분에 가는 칼집이 많이 있다. 이 마구 칼집이 난 삼겹살은 구워지면서 그 칼집의 모양이 꽃처럼 피워 오른다고 하여 '꽃삼겹'이라 불린다.




핑크빛이 아주 이쁘게 감도는 냉장 삼겹살이 불판위에 올랐다. 

고기집이지만 인테리어는 어둡고, 고기에 집중해 비춰지는 조명 덕분에 선술집 같은 느낌도 난다.





고기가 점점 익어갈 수록, 고기에 난 칼집이 벌어지면서 꽃이 피기 시작한다. 이 집의 삼겹살은 냉동이 아니고, 두툼하게 썰어 식감이 매우 좋다. 하지만 잘게 난 칼집 덕분에 고기를 태우지 않고, 적정하게 익혀서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집의 꽃삼겹은 바싹 익혀 스낵처럼 먹을 것이 아니라, 센 불로 짧은 시간안에 적당히 익혀 육즙이 다 빠져나가지 않았을 때 먹어야 한다. 그래야 꽃삼겹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이 집에서는 삼겹살로 배를 채우면 안된다. 마지막에 이렇게 볶음밥을 해먹을 정도의 배는 남겨두어야 한다. 보통 볶음밥을 해주는 것은 자잘하게 국물이 있는 음식에 주로 하지만 이 집에서는 돼지고기를 굽고 남은 고소한 돼지기름을 이용해 볶음밥을 하게 된다. 그런데 볶음밥을 시키면 덜렁 밥과 몇가지 재료만 뿌려줄 뿐 볶는 작업은 손님이 직접 해야 한다. 반찬으로 주는 김치를 가위로 잘게 썰어 볶음밥에 같이 볶는 것을 손님이 해야 한다. 손재주가 있으면 장점일 수도.. 하지만 술을 위해 고기를 먹는 이들에게는 귀찮을 뿐이다. 




볶음밥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이 집을 나왔다. 5명이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총 가격이 9만9천원이 나왔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삼겹살 가격에 비해 이 집의 삼겹살 가격은 착하다. 그리고 보통 삼겹살과는 다른 '꽃삼겹' 이라는 재미도 있고. 이 집이 인기도 있지만 규모가 작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다. 가게 된다면 참고하시길.





총평 (★★★★ : 4.2 / 5.0)


잘게 무수히 많이 난 칼집 덕분에 이 집의 맛이 살 수 있다.

취향의 문제기도 하지만, 나는 삼겹살을 아주 바짝 익혀 먹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그에 대해 꽃삼겹은 겉을 태우지 않고 속까지 익힐 수 있게끔 칼집이 나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소소한 모임에서 맛있는 삼겹살에 소주를 한잔 기울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당한 장소이다. 

대학 동기와 만난 저녁이었다.

동기가 얼마 후 파리로 자유여행을 가기로 했다며 나에게 여행 문의를 해왔다. 처음에는 으례 여행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싼 여행상품 없냐며 찔러보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친구는 완전한 자유여행을 꿈꾸고 있었고, 나의 10년전 유럽 배낭여행 경험을 토대로 파리에 대한 여행을 그려보고 싶어했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진짜 여행상담이다. 업무적으로 상품가가 얼마고, 포함내용은 뭐고, 얼마까지 할인해줄 수 있다.. 는 틀에 박힌 설명이 아니라 파리에 가면 뭘 보는게 좋고, 어딜 가야 재밌는게 있는지 위주로 아련해지고 있는 나의 옛날 기억을 꺼내게끔 해주었다.


아무튼 이 친구와 만난 곳은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에서 가까운 '여로집'이라는 곳인데 아주 매콤한 오징어볶음으로 유명한 곳이라며 동기가 이 곳을 추천해주었다. 사실 이 친구와는 소싯적 술을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마셔댈 때, 매운 닭발같은 안주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 오랜만에 만나기도 하는 거지만 예전처럼 매운 음식에 소주 한잔 걸치며 추억을 떠올려 보고자 했다.




여기가 바로 여로집의 입구다. 추운 겨울이라 그랬는지, 가까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한참을 걸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얼른 안으로 들어가 바로 주문을 했다.





오징어볶음이 나왔다. 수북하게 쌓인 저게 모두 오징어인 줄 알았다. 물론 통통한 오징어가 안에 있기는 하지만 저것들의 대부분은 무생채를 같이 볶은 것이다. 그냥 먹어도 알싸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무를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오징어볶음에 같이 무쳐주는 저것은 바로..

취.향.저.격!




매운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 음식을 추천하지 않는다. 난 매운 음식을 잘 먹는 편이기도 하고, 무척이나 매운 맛을 즐기는 편이다. 친구가 하도 맵다고 사전에 썰을 풀어서 그런지 긴장하고 한 입을 떼었지만.. 생각보다 맵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가볍게 치고 나오는 매운 맛이 추운 날씨에 후끈하면서도 청량한 기분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맛이다. 



저녁을 먹을 시간인데, 이렇게 매운 것만 들입다 먹으면 속이 쓰릴 수 있다. 그래서 주먹밥을 하나 곁들여 시켰고, 주먹밥과 함께 매운 맛을 중화시켜 가며 먹는다. 그리고 동치미, 콩나물 등이 있어 매운 것을 잘 못먹는 사람들도 먹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총평 (★★★★★ : 4.8 / 5.0)


매운 맛을 1~10으로 구분한다면 이 오징어볶음은 6.5 정도 되는 매운 맛이다.

매운 맛을 느끼는 것은 사람에 따라 너무 주관적이기 때문에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총평에서 처음 2문장을 '매운 맛'에 할애하는 것은 이 집이 맛집인 이유가 '맛있게 매워서'다.

오징어의 물이 좋고, 통통한 것도 큰 역할을 하지만,

흔하디 흔한 이 오징어볶음을 무와 함께 아주 딱 적절하게 매운 정도를 잡아내어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들어냈다.

앞으로 이 집에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최근 우리 회사의 콜센터가 서대문역 근처로 이전하였다. 내가 담당하는 우리 회사의 모바일 웹과 관련하여 콜센터와 많은 협업을 하고 있어 콜센터사업부의 파트장과 점심을 먹게 되었다. 새로운 사무실로 이전한 곳이 어떠한지 궁금하기도 했고, 윗사람과의 약속이라 내가 찾아가게 되었다.


콜센터는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2번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충정빌딩이고, 오늘 점심을 먹게된 '한옥집'은 충정빌딩의 바로 뒷편에 위치하고 있었다.




대문사진. 이름이 '한옥집'인 것과 아주 매칭되는 진짜 한옥 양식의 집이다. 입구의 옆에는 배너가 세워져 있는데, 배너의 내용은 최근 MBC '무한도전'에 나왔다고 홍보하는 것이었다. 무한도전에서 최시원이 나와 찾은 집으로 소개되고 있다.




들어서면 진짜 주방이 왼쪽에 위치하고, 이렇게 서브 주방이 위치해 있다. 




자리를 잡고 입구쪽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이다. 한옥을 개조하여 만든 집이라 오래되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주문하기 전, 메뉴를 보았다. 대부분의 메뉴가 '김치'를 베이스로 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가게 이름에도 붙어 있듯이 이 곳은 김치찜으로 유명하다. 김치찜 하나와 함께 달걀말이를 주문하였다.




바빠서 그런건지, 주문을 하니 밑반찬보다 메인 메뉴인 김치찜이 먼저 나왔다. 집게와 가위가 같이 나와 손님이 직접 김치와 고기를 잘라서 먹게끔 되어 있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역시나 김치의 맛이었다. 잘 숙성된 묵은김치를 고기와 함께 쪄낸다. 배추의 아삭한 식감은 찜이 되면서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하고, 숙성된 깊은 맛을 속에 꽉 채웠다. 곁들여 나온 고기는 돼지고기인데, 살코기로 이뤄져 맛이 매우 담백하다. 그냥 고기만 먹으면 심심하다고 하겠으나, 김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의 시너지가 아주 일품이다.




반찬이 뒤이어 나왔다. 반찬은 메인을 살려주기 위해 큰 힘을 들이지는 않았음이 보인다. 그런데 이 집이 역시 김치로 유명한 집이어서 그런지 파김치의 맛도 아주 예술이다. 아, 그리고 이 집의 김이 맛있어서 예전에는 김도 따로 판매했다고 한다. 물론 메인 메뉴인 김치는 아직도 별도 판매를 하고 있다.




같이 주문한 달걀말이가 좀 늦게 나왔다. 밥은 이미 절반 이상을 먹었는데, 이 달걀말이와 함께 김치찜을 싸서 먹으면 그 맛도 또한 일품이다. 달걀말이 안에는 치즈가 들어있고, 맛을 풍부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다 먹고 계산대에 서니 여러 유명인들이 보인다. 맛이 좋고, 그 맛을 근거로 삼아 오랜 세월 장사를 하면서 만들어온 전통이 있기에 저 유명인들이 방문했겠지. 



무겁지 않은 요리에, 맛있는 김치를 찜으로 만들어 감칠맛을 더욱 돌게 했던 점심을 먹었다. 먹고난 뒤에 배부름의 풍요가 찾아오지만 개운한 맛도 있다. 평범할 수 있는 메뉴지만, 쉽게 좋은 맛을 내기는 어려워 보이는 김치찜. 유명한 이유는 바로 맛에 있는 듯 하다.





총평 (★★★★☆ : 4.7 / 5.0)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즐겨 먹는 김치. 

너무나 익숙한 음식이기에,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큼 '맛있는 음식' 으로 만들기 더욱 어렵다.

하지만 오늘 방문한 한옥집은 우리가 즐겨먹는 김치에도 급이 다른 맛을 보여줄 수 있음을 자랑한다.

맛을 보니 자랑할 만 하다.

주관적인 이유지만, 내가 이 맛집을 두고 자주 찾을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점수를 조금 깎았다.

하지만 맛으로는 만점을 주어도 손색이 없다.



허영만의 맛을 찾는 만화 '식객'에도 나왔고,

최근에는 TVN의 '수요미식회'에서 3대 평양냉면집으로 나와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봉피양'



방송에 나온 봉피양은 송파구 방이동에 있다고 하나,

봉피양이 인기를 얻으면서 체인점을 많이 낸 듯 하다.

장소는 명동 롯데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푸드코트에 위치해 이다고 방심하긴 이르다!

가격은 본점과 같이 평양냉면 한그릇에 12,000원 ㅡㅡ;;



셀프서비스로 냉면을 가져와야 하는 곳에는

음식 샘플 모형이 있고, 메뉴판이 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중.. 얼마나 맛있나 보자.



짜쟌~ 기다린지 1~2분 정도 지났을까,

바로 음식이 쟁반에 담겨져 나왔다.

냉면에 무절임, 열무김치가 나온다.그 옆에는 겨자소스 찔끔.



육수를 먼저 맛보았다.

음..

음~~

음???


와~ 육수에서 깊은 맛이 난다. 

첫 수저에 맛보는 것보다, 점점 맛을 볼 수록 깊은 맛이 입안을 감돈다.

면은 메밀면이라 잘 끊어지는데, 오래 씹을 수록 메밀의 구수한 맛이 난다.



비싼 냉면이라

국물 한방울까지 싸그리 비움.ㅋㅋ



총평 (★★★★☆ : 4.6 / 5.0)

원래 슴슴한 맛으로 먹는 평양냉면.

육수가 보통 냉면보다 진하고, 면의 구수함이 살아있어서 높은 점수를.

하지만, 직장인의 점심치고는 너무 비싼 가격에 마이너스를.

한달에 한번 정도는 찾게 될 맛.


여름에 술마시려면 그저 시원한 곳이 최고의 장소가 된다.

그리고 안주마저 시원함을 머금고 있다면 금상첨화!

오늘은 사당역 5번 출구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식 선술집인 '동명'에 갔다.

일반적인 이자카야 랑 다른 점은 이 집에서 맛있는 초회를 먹어볼 수 있다는 점!




메뉴판을 펼쳐본다.

한두가지만 먹으면 아쉽기 때문에 우리는 모듬초회를 시킨다.




기본안주는 완두콩과 버섯.

살짝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 일단 소주 일잔.




모듬초회가 나왔다.

푸짐하게 차려진 모듬초회는 3~4인분으로 먹기에 적당하다.

초회에는 해삼, 전복 등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 있다.

싱싱한 해산물을 국물과 함께 후루룩 먹는 맛이 제법이다.




그리고 추가로 시킨 안주는

날치알달걀말이.



초회의 시원한 국물에, 따끈한 달걀말이을 함께 먹으면 이 또한 별미.





총평 (★★★★ : 3.8 / 5.0)


여름 한정 계절성 메뉴로 딱 적당한 모듬초회!

하지만 가게 인테리어는 이자카야라기 보다는 중국집스러움이 있다.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모듬초회.

시원한 국물에 해산물을 먹다 보면 소주를 과음하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회사 동기와 함께 낮술을 함께 마시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낮술'이라는 키워드로 많은 검색을 해본 결과,

가장 낮술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곳이 바로 '아오이 소라'라고 판단했다.

술집 이름이 '아오이 소라' 라니.. 대부분의 남자들은 술집 이름만 들으면 피식~ 하고 웃으며 거기가 뭐 하는데인지 충분히 알 것 같다는 표정을 짓기 일쑤다. (아오이 소라는 일본의 유명한 AV 배우 이름이다.)

하지만 오해 마시라. 이 술집을 운영하는 여주인의 이름이 '소라' 인 덕분에 붙여진 이름일 뿐, 당신들이 아는 그 아오이 소라와는 거리가 멀다.


이태원에는 'oo길' 로 명칭되는 골목 상권이 유독 발달해 있다. 카페나 브런치로 유명한 '경리단길'이 대표적인데, 오늘 우리가 찾은 아오이 소라 라는 술집은 '우사단길' 이라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이슬람 사원 근처에 있는데, 나름 언덕길이 좀 있어서 더운 여름이라 택시를 타고 이동하였다.



가게 전경의 모습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곳에 과연 술집이 있을까? 라는 의문을 품게 만드는 골목길인데 이렇게 조용하게 자리하고 있다. 테이스티 로드에 나왔다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2014년 9월 13일에 방송되었다고 한다. 



입간판에는 가게 오픈 시간과 간단한 가게의 컨셉이 적혀 있다.

'낮술하는 낮술집' 이라는 타이틀롤 전통주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업시간이 좀 낯설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오후2시부터 저녁 7시까지만 운영을 하고, 목~토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을 한다.

우리가 찾아간 것은 수요일이었고, 오후 4시가 다 되어서 갔다. 저녁 7시까지 단 3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3시간도 우리에겐 낮술을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부의 모습니다. 주방쪽에 붙어있는 PDP 티비에는 오늘의 메뉴가 들어있다. 메뉴판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팝업으로 띄워주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내부에는 5~7개 정도의 테이블이 위치해 있으며, 꽉 들어찬다면 20~30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다. 



창 밖으로는 이태원의 모습이 들어온다. 상권지역이 보인다기 보다는 주거지역이 많이 보인다는 점이 독특하다. 뭔가 친구네 집 근처 아지트에 모여 한량스러운 낮술을 즐기는 느낌이랄까.



와인을 먼저 주문했다. 

'The Tapas Wine Collection' 이라는 와인이다. 스페인의 'Tapas' 라는 전채요리와 어울려 먹기 좋은 와인이라고 한다. 스페인 요리가 짠 맛이 강한 편인데, 이런 특징적인 안주에 어울리는 와인이라고 하니 오늘 안주도 조금은 짭쪼롬한 맛이 있는 것으로 주문해야 겠다. 

와인의 맛은 산도나 탄닌이 강하지 않아 young한 느낌이 들며, 무겁지 않아 레드와인임에도 낮술이라는 컨셉에 어울리는 것 같다.


독특한 아오이 소라의 캔들과 함께 다시 찍어 보았다.



와인을 주문하고 나니 기본 안주인 것 같은 음식이 하나 나왔다. 크래커에 호박찐 것을 올리고 그 위에 자두(?)인 것 같은 열매가 올라와 있다. 크래커와 호박만 살짝 맛을 보았다. (왠지 저 열매는 달거 같아..)



아오이 소라의 시그니쳐 메뉴쯤 되는 '계란요리'를 주문했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계란 후라이를 아오이 소라만의 느낌으로 각색한 것 같다. 계란 후라이의 간은 소금대신 치즈를 넣었는데, 이 치즈가 계란의 담백함과 어우러져 보다 깊은 맛을 낸다. 그리고 상큼한 맛을 내기 위해 파가 송송 썰어져 있고, 씹는 맛을 강조하기 위해 견과류가 올라가 있다. 약 70% 정도 익은 계란이 치즈, 파, 견과류와 어울려 오묘한 맛을 낸다. 8천원 치고 비싼 계란후라이임에는 분명하지만 새로운 느낌의 후라이를 먹어본 경험삼아 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메인 안주로 시킨 두부스테이크가 나왔다. 큰 두부가 2개가 엎어져 있고, 발사믹 식초와 기타등등의 소스로 간을 했다. 그리고 어린잎채소를 위에 얹어 싱그러움을 더했다. 두부스테이크는 낮술의 안주로 선택하기에 딱 좋은 듯 하다. 무겁지도 않으며, 가볍지도 않은 것이 적당한 선을 잘 유지했다. 짭쪼롬한 소스를 듬뿍 찍어 한 입 먹으면 자연스레 와인을 불러온다. 





총평 (★★★★☆ : 4.6 / 5.0)

아오이 소라의 주인장은 원래 디자이너이다. 이 가게를 연 이유가 술을 도매가로 구입해 마시고 싶어서 가게를 냈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 돈 많은 애주가의 모습이 풍겨온다.

더위가 찾아오는 여름 한 낮에 한량처럼 앉아서 시간때우기를 주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마냥 낮 시간을 흘러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다만, 이 곳은 와인이 주무기가 아닌 전통주를 주무기로 하기 때문에 맘에 드는 와인이 없을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낮술의 정석은 한가로움에 기반하고, 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점에 있어 아오이 소라는 낮술의 정석을 따르고 있는 집이다. 시끄러운 웨스턴 바에서 맥주병이나 홀짝이는 낮술보다 좀 조용하고 여유있는 낮술을 원한다면 한번쯤 방문해보는게 좋을 듯.



아오이소라 / 호프,요리주점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757-20번지 1층
전화
070-4217-1977
설명
-
지도보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