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준비의 시작

강렬하게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가끔씩 취업 정보가 담긴 앱을 살펴본다. 시장에서는 주로 어떠한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나름 재밌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몇몇 스타트업 기업들은 관심기업으로 표시를 해두고 채용정보가 뜨면 무슨 채용이 뜨는지 지켜보는 편이다. 재무성과는 지난 과거의 기록이지만, 채용정보는 그 기업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O2O 분야의 선두기업인 배달의 민족, 그리고 그의 경쟁사 요기요가 그 예다. 

7월말 쯤이었다. 요기요에 채용공고가 떴다. 직무는 마케팅 관련인데, 자격요건에서 '검색광고 마케터 1급' 을 소지한 자에게 가산점을 준다고 하는 것이다. 여행사에서 상품 마케팅을 담당하면서도 종종 키워드광고를 집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관련된 자격증이 있는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요기요의 채용공고를 보고 알게 된 것이다. 


자격증 알아보기

포털에서 '검색광고마케터 1급'으로 검색하니 이를 주관하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사이트가 나온다. 

검색광고마케터는 1급과 2급으로 나뉘어지며, 검색광고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실무 운영 방법까지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된다. 각 급수별 응시 제한이 없고 모두 필기시험으로 치뤄진다. (실기라는 항목이 있으나, 이는 주관식 문제를 푸는 것으로 나온다.)

응시제한이 없다면 한방에 1급에 도전하는 것을 택하고자 한다. 응시료는 5만원. 떨어지면 5만원은 그냥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1년에 시험은 2번. 이미 3월에 한번 치뤄졌고, 올해의 마지막 기회는 9월에 있다.

관련 수험서적은 협회에서 제공하는 1권 밖에 없는 듯 하다. 일단 시험 등록까지 기일이 좀 남았으나, 책을 먼저 사보기로 한다.


시험공부 계획하기

책을 사고 인터넷에 나온 시험 후기를 쭉 읽어봤다. 실무에서 근무하는 자와 대학생이 주를 이뤘고, 실무를 하는 직장인들도 1주일 내외 공부를 하고 시험을 쳤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일단 이 시험의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듯 했다. 하지만, 난 검색광고를 주 업무로 진행했던 사람이 아니라 곁눈질로 배운게 대부분이라 대학생의 시험 준비를 많이 참고 했다.

대학생도 주로 1주일에서 2주일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친다. 상대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많은 대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해, 하루에 4시간이면 1주일을 준비했을 것이고, 하루에 2시간 정도 공부하면 2주일 가량 준비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나는 집에 가서 공부할 시간이 아기때문에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내게 주어진 공부시간은 출퇴근 시간과 출근 전 30분 정도였다. 하루에 순수하게 한시간씩 공부한다는 가정을 하면 딱 4주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이 된다.


 * 7월 4주 : 수험서 1회독 완료

 * 8월 1주 : 수험서 2회독 완료

 * 8월 2주 : 수험서 3회독 완료

 * 8월 3주 : 3년치 기출문제 1회 풀이

 * 8월 4주 : 3년치 기출문제 2회 풀이

 * 9월 1주 : 수험서 4회독 + 기출

 * 9월 2주 : 마무리 공부


검정 등록을 하기 전에도 시간이 2~3주가 남았기에, 이왕 하는거 미리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다. 출퇴근 시간에 사람에 치여 공부를 못할 것 같은 날이 더 많기 때문에 미리 시작한다고 해도 그리 여유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시험공부하기

수험서의 내용은 다행히 내가 아는 부분이 많았다. 미리 알고 있는 영역이 40% 이상은 되어 보인다. 공부를 하다 보니 각 챕터별로 예상문제가 실려있어 풀어보았다. 객관식은 그럭저럭 맞추는 반면, 주관식은 어설프게 알아서는 답하기가 어려웠다.

2회독 이후에는 간간히 기출문제를 병행했다. 그리고 기출문제에 나왔던 부분은 교재에서 찾아내 형광펜과 빨간 볼펜으로 표기를 해두었다. 그렇게 표시를 해두니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 기출을 풀 때마다 확연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험 목표 세우기

자격증 시험이라는 것은, 꼭 만점받을 필요가 없다. 1급 통과기준이 70점이다. 70점만 넘으면 100점 받은 거랑 차이가 없다는 사실! 중요하다.. 70점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과 100점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은 양과 질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70점 목표는 너무 간당간당하니 목표는 80점 정도로 잡았다.

시험문제는 객관식 40문제(1문항당 1.5점)와 주관식 20문제(1문제당 2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8월 3주차에 1차 테스트를 했더니 70점 정도가 나왔다. 객관식 36문제, 주관식 8문제를 맞췄다.

그렇다면 나의 목표인 80점을 채우기 위해서는 객관식 37문제, 주관식 12문제를 맞추면 79.5점으로 성공이다. 객관식에서는 아주 어려운 1문제는 포기, 2문제 정도 아깝게 틀려주면 된다. 그리고 주관식은 1차 테스트보다 4문제 정도만 더 맞춰주면 이 시험은 성공!


슬럼프에 빠지다.

8월 4주차가 되자, 기출문제를 풀 때 90점 정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똑같은 교재를 보고 있자니 지겹기도 하고, 다 알 것 같은 자만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 즈음부터 출퇴근시간에 다른 책을 보기 시작했다. 전에 포스팅 했지만 그 당시 읽은게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1] 이다. 수험공부 기간에 읽은 책이라 그런지 더 꿀맛이었다. 

9월1주차가 되면서부터는 안과를 다니기 시작했다. 녹내장이라는 판정을 받으면서 마음이 심난했고, 공부는 더욱 집중이 안됐다. 그래서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소설책을 하나 집게 되었다. 이 때 읽은 책이 [658,우연히]라는 추리소설이다. 

9월 2주차. 드디어 결전의 주가 왔다. 다시 교재를 펼쳤는데 지난 2주간 딴짓을 했더니 내용이 영 생소하게 느껴진다. 망했다. 목표했던 80점을 맞출 수 있을까.


결과 발표는 10월 2일. 그 이후에 후기란 것을 써보기로 다짐하면서 이번 포스팅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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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을 이기는 전략, 언더독(Underdog Advantage)


1등은 한 시대를 풍미하며 시대를 끌어가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가 엘리트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기도 했고, 우리의 자식들이 늘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도 그렇다. 하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이러한 1등이 언제나 승리한다는 공식을 깨버리고자 한다. 바로 "언더독 전략" 을 통해서 말이다. '언더독'의 사전적인 의미는‘약점이 많아 패배가 예상되는 존재’다. 언뜻 생각하기엔 호감을 얻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열정과 의지로 역경을 이겨내는 스토리가 더해지면 언더독은 날개를 단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공감대를 형성해 2차, 3차의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이것을 ‘언더독 스토리 효과’라고 한다.

기업들은 모두 1등을 바라고 달린다. 일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면 고급스럽고 성공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언더독 스토리 효과를 고려하면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험난했던 과거를 알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 왔는지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은 좋은 마케팅 수단이다. 현재 잘나가는 브랜드라도 창업 초기 혹은 영업 중에 어려운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고 노출해서 소비자들이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언더독 스토리를 만들 때 반드시 들어가야 할 요소들이 있다. 초라한 시작, 희망과 꿈 그리고 역경 극복이다. 작고 초라하게 시작했지만 희망과 꿈을 갖고 역경을 극복하며 마침내 고지에 도달하는 스토리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언더독 스토리를 활용한 마케팅은 현재 그 상황에 처한 기업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해서 탑독 자리에 올랐더라도 언더독 스토리는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탑독에 오르면 성취감과 자만에 빠져서 열정적인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 타성에 젖은 조직을 일깨우고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언더독 스토리를 활용하면 좋다. 초창기 부닥쳤던 고난과 역경,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결연한 의지와 열정을 다시 상기시키면 조직 구성원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공감을 얻어 또 다른 도약을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1등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힘이 있는 1등 기업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원도 있고, 지식이 있기 때문에 혁신할 줄 알고, 또 선도적으로 새로운 개념이나 신제품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일등하는 것이 최고다!" 우리는 항상 일등에게 상을 주었다. 그래서 일단 뭔가를 가장 먼저 하는 것, 그리고 어떤 선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 생각이 맞는지 아래의 이야기를 보도록 하자.




덩치큰 제록스를 이긴 애플의 잡스

1970년대에 제록스는 미국에서 컴퓨터 산업으로 최첨단을 이끌던 기업이었다. 제록스는 실리콘 밸리의 중심부에서 세계 최고의 컴퓨터 공학자들을 채용했다. 그리고 엄청난 연구 예산도 주면서, 그냥 앉아서 최고의 아이디어만 내놓아라, 어떻게 하면 앞으로 현대 사무실을 혁신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들은 10년 동안 그러한 일을 해왔고, 그들은 그야말로 혁신적인 기술들을 엄청나게 개발해냈다. 

예전에는 텍스트를 입력해야만 작동하던 컴퓨터를 그래픽을 통해 사용자와 컴퓨터간 인터페이스를 구현했고, 스크린에 있는 아이콘만 클릭하면 프로그램이 작동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이어주는 '마우스'라는 장치도 그들이 개발했다.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넷 망도 그렇고, 레이저 프린터도 다 제록스에서 개발했다. 심지어 워드 프로세싱 소프트웨어도 최초로 발명한 것은 제록스였다. 이런 어마어마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면 당연히 1등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말입니다.

1979년 12월에 젊은 사업가가 제록스에 방문하게 된다. 그 젊은 사업가는 자신의 차고를 개조해 만든 곳에서 '애플Ⅲ'라는 원시적인 컴퓨터를 생산하던 스티브 잡스였다. 스티브 잡스는 제록스에 방문해서 연구단지를 둘러보던 중, 제록스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알토라고 하는 새로운 PC를 보여준다. 일일이 명령어를 입력하는 대신에 마우스로 아이콘을 클릭만 하면 전체적으로 컴퓨터가 자공하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서 스티브 잡스는 떡실신. 여태까지 봤던 것 중에 가장 아름답고 멋진 것이라 생각하면서 이것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냐고 물었다. 마우스 하나에 300달러짜리를 시장에 내놓을 것은 생각치도 못했던 제록스 연구원들. 비싸서 실용화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다음에 잡스는 제록스에서 나와 마우스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것도 단 돈 15달러짜리로. 그리고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스크린 작업을 하고 이것을 통합해 만든 것이 '맥킨토시'다. 맥킨토시는 우리가 현대 컴퓨터에서 생각하던 것을 완전히 바꾸어 놓게 되었다.


제록스는 엄청나게 큰 기업이고 무한대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며, 수 많은 천재들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왜 아이디어를 상용화하지 못했을까? 왜냐하면 대단한 혁신을 가능하게 했던 제록스의 환경이 오히려 제약이 되어 그것을 상용화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잡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못한 약자였고, 강자들의 아이디어를 갖고 그것을 조금 더 낫게 만들었던 사람이었다. 맥킨토시 뿐 아니라, 아이팟도 최초의 MP3가 아니었고, 스마트폰도 블랙베리에 밀려 최초는 아니었다.  그저 남들보다 'one more thing'으로 차별화해서 성공한 스티브 잡스! 그가 언더독으로서 탑독을 이겼던 방법, 나름의 정리를 해보자.



탑독을 이기는 언더독의 자세


1.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자.

자존심 상해하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인정해야 한다. 현재 자신이 처한 입장이 어떤지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다면 올바른 미래를 준비할 수 없게 된다. 


2. 언더독의 스토리 텔링을 만들자.

대중은 약자가 강자를 이겨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고난과 역경을 거쳐 이겨내는 모습을 좋아한다. 볼품없는 멤버들로 구성해 스키점프의 불모지로 꼽히는 우리나라에서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가진 '국가대표'라는 영화에서 이러한 언더독 스토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3. 게릴라 전략을 사용하자.

탑독이 보유한 막강한 자원을 이용해 대규모 정규군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 중의 하나가 바로 게릴라 전투이다. 덩치가 커서 움직이기 어려운 탑독보다 더욱 민첩하게 움직이고, 항상 주위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4. 초심을 잃지 말자.

한 순간의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시장에서 승리할 때까지 언더독의 기본 태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언더독은 파이터의 본능을 가져야 한다. 파이터로서의 공격성과 이기려는 강한 의지가 있을 때 언더독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마치면서.

1. 너 자신을 알라.

업계에서 2등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우리회사를 위해 어떤 전략적인 자세를 취해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언더독 전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행업계에서는 B2B 최초의 홀세일 여행업을 열었다는.. 소위 '큰 형님'의 자세로 우리는 너무 자만해 있던 건 아닐까 고민을 했다. 이제는 우리가 1등 기업에 완전히 따돌림을 당한 언더독의 입장임을 인지해야 한다.


2. 게릴라 조직의  구성 

지금의 큰 조직은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잘게 쪼개고,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에서 면대면 상담으로 시작했던 여행업은 PC 웹을 통한 온라인 시장에서, 이제는 모바일로 마켓이 점점 이동하고, 확대되고 있다. 세상의 변화가 빠른 만큼, 우리 조직도 그에 맞춰 유연함을 갖춰야 할 것이다. 덩치를 이용한 통합 마케팅은 여전히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다양화된 고객의 니즈에 맞추기엔 역부족이다. 더욱 세밀하게 타겟을 쪼개고, 그에 맞춘 조직을 꾸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3. 우리의 성공 스토리

과거의 영광은 잊고, 다시 출발하는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 출발선상에서 우리는 어디로 나아갈지 방향을 정해놓고 달려야 한다. 지금껏 달려왔던 방향의 연장선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통해 성공을 할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고객에게 어떠한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여행사에서는 보통 단수가격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수가격(Odds Price)은 상품에 댛나 가격을 책정할 때 10,000원, 50,000원 등으로 하지 않고, 9,900원, 49,900원 등으로 단수(홀수)를 붙여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여행상품가는 보통 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보통 동남아 399,000원 또는 유럽 2,490,000원 등으로 책정된 상품가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책정해놓으면 동남아의 상품가는 40만원보다 싸보이고, 유럽은 250만원보다 싸보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국내 백화점들은 의류 제품의 약 80% 정도에 단수가격전략을 적용하는데, 이러한 방법을 썼을 때 약 20% 정도의 매출 상승 효과를 일으킨다고 한다. 


2014년부터 여행상품가는 기본상품가에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한 총액표시제를 실시하게 되었다. 기존에는 상품가를 399,000원에 노출시켰다면, 총액표시제에 따르면 유류할증료 54,300원을 더한 453,300원으로 표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습관적으로 단수가격의 상품가로 결정을 하던 여행사 직원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먼저 상품가 총액을 단수가격으로 맞추는 것이다. 총액을 천원단위, 또는 만원단위 상으로 단수로 맞추면서 기본상품가를 조절하다보니 매출과 수익에서도 일부분 수익이 플러스 되거나 마이너스가 되는 등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직원은 기본상품가의 단수가격을 유지한 채, 고객에게 보여지는 총액요금에서 역(逆)단수가격전략을 내세우게 되는 것이다. 이는 기본 상품가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매출이나 수익을 그대로 보전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소비자 심리를 이용한 단수가격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최종적인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제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900원이라는 가격에 속지 않는다고 한다. 기존 단수가격에 이미 식상한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는데다, 조금만 더 내리면 짝수로 상품가를 맞출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걸 보니, 제품과 가격에 대해 매우 자신감이 있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또는 상품가가 좀 더 복잡해짐으로써 노골적인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원가에 기반한 상품가격을 책정한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자, 여기서 역단수가격에 대한 작은 시나리오를 만들어보자.

앞서 예로 든 역단수가격인 453,300원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고 치자. 여기서 상품가를 100원 올린다고 하면, 과연 고객들은 그 차이를 인지할까? 453,300원이나 453,400원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판단이 들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만약 모든 상품의 상품가를 야금야금 100원씩 올린다면?

월 평균 10만명의 고객을 해외로 보내는 여행사에서, 상품가를 100원씩 올렸을 경우 매출은 1천만원이 상승한다. 이게 바로 티끌모아 태산만들기 아닌가? 난 여행 상품의 단수가격 정책을 무너뜨리게 해준 총액표시제도를 열렬히 환영한다. 



작년 7월부터 총액표시제를 시행했으니, 벌써 1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그럼 과연 얼마나 효과를 얻었냐구?

글쎄, 올해 시장상황이 좋아 너도 나도 잘되는 분위기였다. 메르스가 오기 전까지는.. 여러가지 외부 변수가 너무 많기에 단순히 상품가격 전략이 바뀌었다고 하여 그에 대한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 알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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