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서에 3명씩이나 충원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나보다 선배로~ ㅠㅠ.

난 이번에 진급을 하여 대리가 되었지만 아직 부서 막내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대리 진급턱을 위해

원주와 함께 거금 15만원씩을 쾌척한 술자리.


종로의 구이삼총사를 예약을 해주시고~


태원과장님이 가져온 앱상트!



우리나라에는 정식 수입도 되지 않는 술이다.

마시기 어려운 술이라 하여, 고급스러운 술도 아니며, 맛있는 술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앱상트가 뭐냐고 궁금해할 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위키피디아에서 다루는 정의를 붙여오니 한번씩 읽기 바란다.


압생트(프랑스어: Absinthe)는 현대초 유럽에서 유행했던 술이다. 향쑥이 원료로 추가되는 것이 특징이고, 알콜도수는 40~70도 정도로 상당히 도수가 높다. 한때 압생트의 향쑥 성분 때문에 압생트를 마시면 중독증세를 부르며, 정신착란과 시각장애를 부른다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실제로 압생트는 환각이나 정신착란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 술병의 생김새를 보았으니 이제 직접 마셔보도록 하겠다.

까짓거, 뺑이쳐도 막내를 못벗어나는 세상인데~ 취하고나 보자~~


앱상트는 마시는 방법도 별나다.



먼저 이렇게 잔의 1/3 정도 앱상트를 따른다.

맑은 초록색의 술이 따라지면서 향을 맡게 된다.

쑥 종류의 허브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니, 정말 약초 냄새가 난다.


그리고, 그 위에 앱상트 전용 스푼을 올리고 각설탕을 올린다.

이렇게 하면 1차 준비 끝!



그 다음에는 각설탕에 불을 붙이기도 한다는데, 

워낙 주의를 기울여야 할 수 있는 작업이라 생략하고

물을 각설탕 위로 조심스럽게 흘려준다.


그러면 설탕과 물이 섞인 앱상트는 위에서 보는 것처럼 뿌옇게 흐린 초록색으로 변한다.


자! 이제 원샷~~~


내가 앱상트를 알게 된 것은 예전에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다.

암스테르담 어느 한적한 카페에 가서 첫 맛을 보게 되었는데,

내가 당시에 설명 들었던 바로는 빈센트 반 고흐가 가장 사랑한 술이라고 했다.


이 술을 마시면 마치 마약을 한 것처럼 환각작용이 발생되어

그의 그림이 불타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Two Cypresses


여러분들이 잘 알다시피 고흐의 그림은 저렇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용솟음을 치고 있는 독특한 개성이 있는데, 그게 앱상트 덕분이라느... 근거없는 소문이 있다.



빈센트 반 고흐 : <밤의 카페> (1888), 아를에서

빈센트 반 고흐가 앱상트를 마시기 위해

자주 찾았다고 전해지는 아를의 밥의 카페이다.

역시나 고흐의 개성이 뭍어나는 그림이다.


그렇다면 고흐의 절친, 고갱이 그린 밤의 카페와 한번 비교해보자.


폴 고갱 : <밤의 카페> (1888), 아를에서


같은 시기에 그린 고흐의 쩔친, 고갱의 그림이다.

같은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색감이나, 붓 터치에서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있다.

그림의 주인공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지누부인' 이라 하며,

그녀도 역시 그림에서 앱상트를 마시고 있다.

그림의 제일 앞쪽에 앱상트를 마시기 위한 각설탕이 놓여져 있다.


자, 이제 마무리에 앞서 고흐 말고, 다른 예술가들이 표현한 앱상트를 살펴보기로 하자.


드가 : 앱상트 (1876)


드가의 그림이다.

앱상트를 앞에 두고 있는 여인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

근심이 가득할 때 마시면 뿅가는 술인듯 싶다.



로트렉 : 댄스홀의 한구석 (1892)


로트렉의 그림이다.

역시 클럽에서는 뿅가는 술이 최고다.



마네 :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 (1859)


마네의 그림이다.

역시 길거리 헌팅에서도 빠질 수 없는 술이다.



장베로 : The Absent Drinkers


장베로의 그림이다.

여인은 앱상트를 앞에 두고 화가와 눈빛교환을 시도 하고 있고,

옆에 남자는 저 여인을 꼬시기도 전에 지가 먼저 꽐라가 되기 위해 앱상트를 제조하고 있다.



피카소 : 앱상트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피카소의 그림 되시겠다.

춥고 배고플 땐 역시 앱상트.. 라는 교훈을 주고 계시다.

실제로, 앱상트를 한잔 마시면 속이 확 타오른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앱상트에 대해 알아보고, 

앱상트를 사랑한 예술가들의 그림을 알아보았다.

어때, 마시고 싶지?


하지만 어떤 술이든 (아니, 특히 앱상트라면)

많이 마시면 꽐라가 되고, 가끔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앱상트를 마시고 귀를 잘랐다고 알려진 고흐 형님



정신분열증을 겪고 있다면, 앱상트는 위험할 수도 있다.


취해라, 그러면 세상이 제대로 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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