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우리 딸과 본가 부모님들을 모시고 여주로 1박2일의 여행을 다녀왔다. 점심시간 쯤 미리 알아본 식당으로 가서 부모님과 만났다. 오늘 우리 가족이 먹을 점심은 바로 사찰음식! 메뉴는 각종 나물로 이뤄진 다양한 반찬들과 맛보는 한식이다.


가게이름은 '걸구쟁이네' 여주IC에서 나와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있다. 차가 없으면 가기 어려울 정도로 시골 길 중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만약 걸구쟁이네로 간다면 꼭 차를 이용해 가길 추천한다.


먼저 식당의 전경이다. 시골 언덕길 중턱에 위치해있고, 넓은 마당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말 이 곳을 검색해서 알지 못했다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길에 있다. 


마당에는 장독대도 있고, 노란 꽃이 피어 있어 시골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식당에 들어서자, 이 식당이 어떤 곳인지 잘 알게끔 안내문이 있다. 사찰음식을 파는 곳으로 육류, 어류, 젓갈류와 파, 마늘, 달래, 흥거 등 매운 채소를 쓰지 않고, 화학 인스턴트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2살배기 우리 딸에게 먹여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검증한 착한식당 푯말을 달고 있었다. 이영돈PD는 다른 일로 구설수에 올라 더 이상 출연하지 않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착한 식당으로 인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음식을 함에 있어 고객들을 속인다거나, 꼼수를 쓰지 않는다는 걸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먹기도 전부터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


내부는 시골밥집같은 모습이다.


순서대로 나오는 각종 반찬들은 우리가 늘상 집에서 먹던 밥상 위 반찬들이 좀 더 정갈한 모습을 갖추고 나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맛은 천연조미료만 썼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것 같은 맛이다. 모든 음식의 간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며, 맛은 살짝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무난하다. 정말 이런 음식들이라면 어린 딸에게 먹여도 전혀 이상없을 듯.


항상 간이 센 외부 식당 음식을 사먹었던 내 입맛에는 아무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나마 간이 센 묵 무침의 간장을 소스로 해서 각종 나물들과 함께 비벼 먹었다.




총평 (★★★★★ : 5.0 / 5.0)


유독 우리나라의 식당들에게서 'OO의 효능' 이라고 써놓은 곳들이 많다. 마치 음식이 약이라도 되는 양, 과장을 보태 음식이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다루는 글을 식당에 붙여놓는다. 

사찰음식을 내어주는 걸구쟁이네라면 '먹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음식' 이라는 광고를 할 법 한데도, 그런 광고는 전혀 없다. 다만, 사찰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간략하게 기술해놓기만 했다.

사실, 음식은 그저 음식일 뿐이다. 약이 아니다. 음식은 맛으로 느끼는 것이고, 자연에서 우러나오는 맛을 이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것은 '재미'다. 음식은 재밌게 먹어야 하는 것이다. 효능을 보고 먹는 약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걸구쟁이네 음식은 정말 재밌는 음식들이다.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진 나는 먹으면서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뭘 먹긴 했는데 배가 헛부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점심에 밥을 먹고 난 후, 속이 개운하고 오래도록 든든한 걸 보면 정말 잘~ 먹었다는 얘기가 절로 나오게 된다.


음식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만점을 준게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이 음식은 재밌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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