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여행이 뜨고 있다. '안전' 이라는 키워드가 여행업계에서 주요 이슈로 부상한지 1~2년쯤 된 듯 하다. 

최근 기사들을 검색해보면서 과연 안전한 여행이라는 게 어디까지 왔는지 점검해보자.


1) 여성에게 위험한 여행지

영국의 여론조사업체‘유거브’(YouGov)에서 여성에게 위험한 여행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1위와 2위는 콜롬비아 보고타와 멕시코의 멕시코시티가 선정되며 남미가 여성 여행자들에게는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뿐 아니라 10위권 내에 총 남미 국가가 4개나 랭크가 되며 위상 아닌 위상을 떨쳤다고 봐야 할까. (참고로 대한민국 서울은 국격에 걸맞게 12위를 차지하며 여성 여행객들에 대해 철벽 방어에 성공했다.)

연약한 여성 혼자의 몸으로 여행한다는 것은 목적지가 어디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안전한 곳은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나도 딸을 가진 아빠의 입장으로서 내 딸이 해외에 혼자 여행할 것이라 한다면 좀처럼 허락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관련 기사 보기 


2) 꽃보다 할배의 발길을 돌리다.

최근 '꽃보다 할배'의 발걸음이 닿은 곳은 모두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이슈가 되었다. 프랑스 파리와 대만을 넘어, 꽃보다 시리즈는 누나들까지 출격! 크로아티아를 다녀왔고, 우리 청춘들은 남미와 라오스를 다녀왔다. 그리고 방송이 되고 나서는 항상 그 여행지가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그렇기에 당연히 여행업자들은 꽃보다 할배들의 다음 여행지가 어디가 될지 귀를 쫑긋 세우고 미리 상품화를 준비하게 되었다.

2월 출발을 앞두고, 1월말까지는 요르단으로 간다는 얘기가 기정사실처럼 업계에 전해졌으나, 그 즈음해서 이슬람 무력단체인 IS에서 요르단 조종사를 화형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 할배들은 여론의 영향으로 요르단을 포기하고, 그리스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엽서의 한 장면이 된다는 그리스. 게다가 오랜 역사를 지닌 그리스의 유물들은 특히 이순재 할배의 지적 호기심을 많이 자극하는 그림을 보여줄 것이라 본다.

관련 기사 보기  


3) 패키지 여행의 컴백

2014년, 작년까지만 해도 여행의 대세는 이제 F.I.T로 기울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언급한 꽃보다 할배는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배낭여행의 타겟을 대폭 확대시켜주었고, 수 많은 LCC의 보급으로 이제 공급과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하늘 길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2015년을 맞이하며 업계 1,2위를 다투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공히 패키지 여행 실적을 최고치를 찍으며 패키지 여행의 건재를 과시했다.

자유여행이 늘어난 만큼 안전에 대한 문제도 많이 발생했고, 이제 사람들이 여행에 있어 안전도 중요한 판단의 요소로 작용함을 인식하게 된 것이라 보여진다. 여행업자들에게는 좀 억울한 소리지만, 최근 여행 사고 판례에 따르면 패키지로 여행할 경우 많은 부분을 여행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면 자율적인 행동이 제재될 수 있고, 원치 않는 일정도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이를 감안하고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는 이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보기  


국가가 알려주는 여행경보제도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서는 국가별 안전 수준을 고려하여 지정하고 있다. 여행유의 / 여행자제 / 철수권고 / 여행금지 의 총 4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여행사의 상품 일정표에는 이러한 여행경보가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꼭 표기를 하게끔 되어 있다. 최근에 우리 회사에서도 이 사항이 이슈가 되어 회사 내부 시스템과 국가에서 경보단계를 알려주는 시스템과의 연동을 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일이었다. 

안전여행 홈페이지 바로가기  


패키지 여행이 나아가야 할 길은..

작년에 여행 업계지에서 실시했던 통계를 보면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알아서 해줘 편리하기 때문에 이용한다고 대답을 많이 했다. (52.5%) 그리고 언어 소통이나 현지 교통에 자신이 없어서 선택을 했다는 응답자도 17.6%를 기록해 모든걸 혼자 챙겨야 하는 개별여행과 다른 편리함을 이유로 꼽았다. 여행 상품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흔히 '가격 경쟁력'이 곧 '상품 경쟁력' 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반하는 자료인 것이다. '비용이 저렴할 것 같아서'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설문조사 결과, 겨우 7.6%의 응답자만이 그렇게 대답을 한 것이다.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들이는 노력보다 실제로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단돈 만원이라도 저렴하게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소비자는 그러한 푼돈에 구매가 좌지우지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 비슷한 조건의 다른 여행사 상품을 봤다면 최소 얼마 이상 저렴할 때 여행사를 변경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10만원~15만원미만(23.3%)' 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20만원 이상 (20.4%)', '7만원~10만원 미만(17.1%)', '15만원~20만원 미만(11.3%)' 순으로 응답을 했으며 이는 작은 가격 차이에 좌우되지 않는 다는 가설을 증명하고 있다. 





안전한 패키지여행이 뜨고 있다는 말을 해보고자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현명하다. 단순히 조금 더 저렴한 상품보다는 가격을 넘어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편의를 제공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기준으로 패키지 상품을 선택한다는 말로 맺음을 짓게 되었다. 나도 여행 상품을 마케팅하는 업무를 하고 있으니, 이러한 점들을 꼭 기억하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