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대학 동기와 저녁과 함께 일잔하기 위해 종각에서 만낫다.

이래 저래 간만에 만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술자리라, 미리 조용하면서 깔끔한 맛집을 알아본다고 해서 가게 된 곳이 바로 오늘 포스팅하는 '코다차야' 이다.

예전에 사당역 근처에서 한번 가본 적은 있는데, 오래되기도 해서 그닥 어땠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위치는 종각역 4번출구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우측에 지하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내부는 포장마차 같은 테이블 세팅에, 실내 내부에 여러가지 작은 포차가 모여 있는 형태를 띄고 있다.

처음 가는 사람이 있다면 다소 주문 방법이 생소할 수 있는데,

처음 자리에 앉으면 전자 벨을 준다.

그 벨을 들고 가서 자기가 먹고 싶은 안주를 얘기하고, 전자벨 번호를 얘기해준다.

술은 냉장고에서 꺼내가면서 종류와 갯수를 체크한 다음에 가져갈 수 있다.


종각 코다차야를 검색했더니, 어느 블로그든 빼놓지 않고 먹은 메뉴가 

바로 이 김치볶음밥.

가격은 한 8천원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김치볶음밥 주변에 치즈를 올려 지글지글한게 매콤함 김치볶음밥과 어울려 제법 맛이 좋다.

이 집의 대표메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돌뼈 볶음.

너무 매콤한 안주 위주로만 시켜서 그런건지,

아니면 생각보다 양이 많았던 볶음밥 때문인지 그다지 손이 많이 가지 않았다.


배가 좀 부르니 주변이 눈에 잘 들어온다.

지금 찍은 곳이 지하로 들어오는 입구인데, 사람들이 엄청나게 줄을 서 있다.

솔직히, 저렇게 기다려서까지 먹어봐야 할 맛은 아닌데..

여름철에 아주 시원하게 냉방이 잘 되고, 깔끔한 술자리 메뉴들로 괜찮은 곳이긴 하지만

기다림을 견뎌가면서까지 즐기고 싶지는 않다.




총평 (★★☆ : 2.4 / 5.0)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두번쯤은 찾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손님이 직접 돌아다니며 메뉴를 주문해야 하는 시스템은 여간 귀찮은 바다.

맛은 이 동네 그저그런 호프집보다야 훨씬 낫지만, 맛집으로 평가하기는 애매한 점이 많다.




매번 같은 말의 되풀이지만, 점심시간 메뉴를 정하는 것은 내년도 주요 사업 핵심 과제를 선정하는 작업보다 더욱 고결하고 진중하며, 수 많은 갈등과 번뇌에 휩싸이는 순간이다.

매주 월요일이면 여행업계지가 나와 기사들을 읽어보는 아침 시간을 가지곤 한다. 아직 짬도 안되는 것이 신문만 보고 있다고 뭐라 그럴 남의 눈치를 생각해 주요 기사만 훑은 다음에 인터넷 기사를 주로 확인하는 편이다.

오늘은 그 중, 매우 눈에 들어오는 기사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여행사 직원들이 추천하는 식당들에 관한 기사다. 여행사들은 시청을 중심으로 한 무교동 근처에 많은 회사들이 밀집해있다. 그러다보니 점심식사를 겸한 미팅을 한다거나, 저녁 접대가 있는 날이면 으레 무교동 근처에 모여 술을 마시곤 한다. 여행인들에게 있어 무교동은 업무의 중심지이자, 업무 이외에 일어나는 재미난 제 2의 업무(회식 등 ㅋㅋ)의 메카로 여겨지는 곳이다.




청진옥을 향한 사전 썰이 너무 길었다.

나는 아침에 여행인들이 추천하는 식당을 봤고, 그 중에 하나의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 100선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상위에 랭크되어 기억에 남는 집이었다. 바로 선지해장국으로 유명한 "청진옥"


청진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 19위에 랭크되어 있다. 1937년에 오픈했다고 하니 올해(2014년)를 기준으로 무려 78년째 성업 중인 곳이다. 흔히 오래된 곳은 그만큼 유지할 수 있었던 비법이 있기 마련이다. 청진옥도 과연 그런 비법이 있는 맛집일까?



장소는 수 많은 여행대리점들이 입점해 있다는 르메이에르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르메이에르 건물 앞에서 보면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식당은 건물 안쪽으로 돌아가면 볼 수 있다. 현대식의 주상복합 건물 1층에 위치한 것 치고는 인테리어가 매우 오래된 느낌을 주려고 디자인했음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내부로 들어왔더니 더운 여름에 오래된 집이지만, 에어컨이 엄청 빵빵하게 가동되고 있어 살짝 쌀쌀한 느낌마저 든다. 내부의 인테리어 자체는 오래된 느낌을 주고자 했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라 청결해보인다. 종종 혼자 와서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도 보인다.




먼저 밑반찬인 깍두기가 먼저 나왔다. 깍두기는 평범한 느낌이었다.




드디어 선지해장국이 나왔다. 첫 눈에도 양이 어마어마하게 푸짐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속은 선지와 양 등의 내장으로 가득해 밥을 안먹고 건더기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다.

국물을 수저로 떠서 먹어보았다. 와우~ 이런 진한 진국은 어디 가서도 맛보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보통 선지해장국은 고기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많은 양념을 쳐서 맵고 짜게 만들게 되는데, 이곳은 맑은 국물이지만 잡내가 전혀 없다. 아니, 오히려 테이블에 개인적으로 추가할 수 있도록 놔둔 것이 소금이 아니라 미원이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미원을 더 쳐서 먹으라는 말인가? 이렇게 국물에 자신감이 넘치는 집은 처음이다. 

청진옥에 처음가는 분들이 있다면 간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일단 건더기를 건져 먹다가 나중에 밥을 말아서 먹을 때나 양념장(다대기)을 추가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만큼 국물이 제 맛을 내고 있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메뉴판을 한번 보자.

내가 먹은 선지해장국은 9천원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데서는 해장국을 7천원 정도에 먹을 수 있지만, 이 곳은 9천원이라니. 좀 비싼가? 

내 생각은 전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속을 꽉 채웠고, 저 정도의 국물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9천원이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할 것이다.




총평 (★★ : 4.8 / 5.0)

국물이 끝내준다. 진짜 맛있다.

그리고 속도 꽉 차 있어 양이 푸짐하다. 그래서 9천원이 아깝지 않다.

만점에서 살짝 감점된 요인은 위치가 너무 안쪽에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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