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내가 본 영화들을 하나 하나 기록을 해보기 시작했다. 

보통 영화는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휴대폰으로 보는데, 구글 영화에 내가 투자한 돈만 해도 이젠 꽤나 될 듯 하다. 영화관에서 본 영화는 매드맥스와 간신 딱 두개..

역시 애를 낳고 나니, 영화관에서 영화를 즐기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마음 같아서는 한편, 한편 보고나서 모든 감상평을 쓰고 싶지만 그러기엔 내 여건이 부족하여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글을 쓰고 편집하는 데 드는 필력이 딸리는게 문제다.) 한줄평 정도의 감상평만 남겨놓았다.


올 해 상반기에는 총 34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한달에 평균적으로 5.7편의 영화를 본 셈이다. 애 낳기 전에는 영화관에서도 보고, 휴대폰으로도 보고 했으니 더 많이 봤을텐데, 내 생각보다 적게 본 것에 나름 아쉬운 점이 있다. 

여기에 기재된 별점과 평점은 지극히 내 개인적인 주관에 의해 작성된 수치이니,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 전반적으로 별점을 매기고 보니 가족 이야기에 주관적인 별점이 반개 정도는 더 투영된 것 같다. (난 따뜻한 가족영화를 좋아한다.) 나중에 이 기록이 좀 많아지고 나면 내가 어떤 감독을 좋아하는지, 어떤 배우들을 좋아하는 지도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기록으로 판단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별 갯수에 따른 영화 편수


총 34편의 평균 평점은 2.65 / 5.0 점이다. 나름대로 3.0을 중간점수로 생각하고 점수를 매겼는데 다소 짠 평균이 나왔다. 별의 갯수에 따른 영화편수를 세어보니 최상위 그룹을 빼면 나름 골고루 점수를 주었다고 보여진다. 살짝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의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하반기에는 좀 더 별점이 높은 영화들을 많이 보게 되면 좋겠다.


조금 더 세분화된 기록을 보자.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로 나누었을 때, 놀랍게도 딱 절반인 17개 씩이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이것만 봤을 때 고루고루 봤다는 느낌이 드는군.

평점에서는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차이가 조금 나온다.

각 분류별 평점


한국영화는 평점 2.3점을 기록한 반변, 외화는 3.0을 기록했다.

한국영화가 많이 발전했다 치더라도 고루고루 본다면 아직은 외화에 밀리는 수준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장르별 분석이다.

장르별 본 영화 편수

드라마(11편)을 봤고 액션(9편)이 그 다음을 잇는다.

대부분의 서사적 흐름에 따른 영화는 드라마로 분류되기 때문에, 드라마의 비중이 아무래도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드라마를 제하고 본다면 나는 액션과 코메디 장르를 즐겨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숨막히는 출퇴근 길에 화려한 액션이나, 잠깐의 웃음을 줄 수 있는 코메디 장르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과 봐야 하지 않을까.


각 장르별 평점은 어떻게 내렸을까?

장르별 평점


애니메이션은 단 한편이었는데, '빅히어로' 로 평점이 4.0을 기록했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드라마가 평점 3.4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내가 많이 본 장르인 액션이나 코메디의 평점은 각각 2.6점과 1.8점을 기록하면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저 재밌게 본 영화와, 종합적인 면에서 매기는 평점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리하면서..

상반기에 본 영화들을 기록해보니 나름 재미있는 분석들이 가능한 것 같다.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이렇게 소소하게나마 기록을 해놓지 않았더라면 나는 1년만 지나도, 아니 반년만 지나도 이걸 봤었는지,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가물가물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잠이 덜 깬 채 회사를 향하는 출근길에, 시루떡이 되어 돌아가는 퇴근길에 나에게 힐링이 되어준 영화들이어서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중엔 책도 이렇게 분석해봐야지. 





영화의 줄거리!

편지를 대필해주는 남자 주인공.

남의 연애 편지, 안부 편지 등을 대필해주며

남들의 따뜻한 인간관계를 엮어주는 것이 직업이다.


그는 지금 이혼소송 중이다.

아름다운 사랑으로 시작된 결혼이었고, 남들 부럽지 않은 행복한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변하며 그 사랑은 식었고, 이제는 남이 되려고 한다.



그는 외롭다.

외로운 그에게 찾아온 것은 인공지능을 갖춘 컴퓨터의 OS 였다.

그는 컴퓨터 OS에게 그의 외로움을 풀어놓는다.

섹시한 컴퓨터 목소리의 주인공은 스칼렛 요한슨.



컴퓨터 목소리만을 듣고 스칼렛 요한슨을 떠올려 버렸으니

이건 엄연한 반칙이다.

누군들 스칼렛 요한슨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장담한단 말인가.



그렇다. 그는 컴퓨터OS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실재하지 않는 그녀, 하지만 항상 옆에 있는 그녀.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인간.

그는 그녀를 소유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상 영화 Her 의 줄거리였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 영화는 단순히 인간과 컴퓨터간의 사랑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명제를 남긴 데카르트.

이 명제 하나로 데카르트는 철학계의 스타가 되었다고 한다.

17세기의 철학자인 데카르트의 입장에서는

기계의 인공지능에 대해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했기에, 사유할 수 있는 것을 존재의 증거로 삼았을 것이다.



이 영화는 '생각이 있으면, 모든 것은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컴퓨터 OS인 "사만다"는 실재하는 걸까?

볼 수는 없지만 그녀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반면, 테오도르라는 존재는 객관적으로 실체(몸)를 가진 존재이다.

실체를 가진 테오도르과 실체는 없지만 존재하는 사만다.

어쩌면 테오도르는 자신의 실체를 통해 존재를 느끼는게 아니라,

사만다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만다와 테오도르의 정신적 교감은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기계가 사유를 할 수 있는 존재라면, 기계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봐야 할까?

영혼? 있다고 본다고 치자.

그럼, 기계의 영혼과 사람의 영혼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성립될 수 있는 이야기인가?


사랑은 소유욕을 가지고 있다.

"난 당신 것이기도 하고, 당신 것이 아니기도 해요"


사만다의 이 말은 테오도르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걸까?

상대의 외도를 목격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되버린 것일까?

아니면 이건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허망함이었을까.






그녀 (2014)

Her 
8.4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루니 마라, 에이미 아담스, 올리비아 와일드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26 분 |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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