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 표시제의 등장

우리회사는 항상 H투어의 가격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여러 직판 여행사들은 규모적인 차이가 크기에 적절한 견제를 딱히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직판여행사가 TV-CF 등을 통해 대대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점점 덩치를 불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회사는 H투어에 대한 눈치작전을 마련하랴, 직판 여행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에 대응하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새로운 총액표시제의 등장


최근 여행업계에는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한 총액표시제가 시행되어 이를 준비하느라 다들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총액표시제를 잘 이용한다면, 우리는 상대적인 가격의 책정을 보다 유리하게 만들어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풀어보게 된 상대적인 가격 책정의 묘 발휘하기~


저가 정책의 위험성

최근 업계에 여러 가지 외부 악재가 잇달아 나오면서, 많은 기업들이 가격 인하를 통해 위기상황을 돌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들이 가격 인하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된 이유는, 가격은 이를 책정함에 있어 전사적으로 큰 리소스가 들어가지 않고 쉽게 마케팅 전략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정한 저가 정책??


혹자는 가격을 떨어뜨리고 대규모의 매출을 이끌어 냈을 때는 그만큼 원가가 절감되는 규모의 경제 실현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규모가 각 기업들마다 대동소이한, 이른바 춘추전국시대에서는 한 시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묘안이기는 하나, 지금처럼 여행업계가 이미 저마다의 자리는 차지하고 있고 서로 조금 더 많은 시장점유율을 가지고자 싸울 때는 이 방법이 그리 크게 주효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가격은 시장에서 빠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여타의 4P 마케팅 믹스 전략이 소비자의 반응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에 반해 가격은 많은 투자 없이 현 시장환경 및 경쟁사의 분석만 정확하다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소비자의 반응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정책은 상당한 위험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격 정책에 수정을 가했을 때 경쟁자들도 그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한 회사의 가격 변경이 산업 전체의 가격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어떠한 전략과 마찬가지로 가격 전략도 우리 회사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가격 책정에서 상대적 가격 책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너도 나도 세일 폭탄


마케팅에서는 웨버의 법칙(Weber's law)이라는 것이 있다. 이 법칙은 어떤 사람들이 TV나 자동차를 살 때는 몇 십만원 차이를 우습게 생각하지만, 그 사람이 시장에서 콩나물을 살 때는 상대적으로 몇 십원에도 민감한 것을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100만원에 있어서 1,000원은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지만 5,000원에서 1,000원은 심리적으로 커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감자칩의 상대적 가격

1990년도에 미국에서 일어난 상황을 소개하고자 한다. 감자칩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P 회사는 한 봉지에 $1.59를 책정해 왔었고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사이즈의 감자칩을 생산하는 L 회사는 주로 그 지방에서만 생산하는 소위 말하는 로컬브랜드로 $1.29를 판매가격으로 설정하여 시장선도제품보다는 봉지당 30센트 차이가 있었다.

몇 년이 흘러가면서 시장선두인 P회사는 가격이 $1.89가 되었고 로컬브랜드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1.59가 되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선두인 P사는 자꾸만 시장점유율이 높아져 갔었고 상대적으로 L회사는 자꾸만 시장점유율이 낮아져가고 있었다. 품질의 차이는 크게 변화한 것이 없는데 왜 이러한 현상이벌어졌을까? 로컬브랜드는 무엇을 간과하였을까?



이 사례는 절대적인 가격보다도 상대적인 가격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가장 핵심은 소비자들은 가격을 상대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P브랜드가 $1.59일 때에 L브랜드는 $1.29였고 그 차이가 30센트로 상대적으로 L브랜드가 싸게 느껴져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어느 정도 점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격이 P브랜드가 $1.89이고 L이 $1.59로 가격 책정되어 그 가격의 차이가 30센트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소비자들은 옛날에 느끼는 가격차이를 상대적으로 적게 느끼게 되어서 P브랜드를 선호하기 쉽상이다. 30센트 가격차이가 시장개척상표의 가격 $1.59에서는 크게 느껴지지만 시장개척상표의 가격 $1.89일 때에 30센트 가격차이는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1.59에 책정된 L브랜드의 가격 매력도를 전보다 덜 느끼게 된다.


여행상품가로 비교하기

  • 우리 회사가 상품가 699,000원에 유류할증로 100,100원을 더해 총액이 799,100 원이 되었다.
  • 그리고 직판여행사에서는 599,000원에 유류할증료 100,100원을 더해 총액이 699,100 원이 되었다.


기존 상품가 기준으로는 직판여행사의 상품가는 우리 회사의 약85% 수준이었다.

하지만 총액 개념으로 접근하면 우리 회사의 약 87% 수준으로 좁혀진다.

같은 10만원 차이지만, 총액개념을 도입하면서 직판여행사와 우리 회사간의 상품가 비율은 좁혀졌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작은 차이점 하나를 우리가 파고든다면.. 고객은 우리 회사의 상품을 더 선호하게 되지 않을까?





여행사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주변 지인들 (사돈에 팔촌까지 내 지인이고 하물며 내 친구의 직장상사도 내 지인이 되는 세상)이 종종 하는 질문이 있다. 

"언제 예약하는게 제일 싸?"

일단, 저 질문에 대한 정답부터 얘기하고 넘어가보도록 하자. 여행 상품은 판촉 프로모션이 있을 때 가장 저렴한 편이고, 프로모션이 있는 상품을 잘 골라 선택하는 것이 싸다. 많은 사람들이 엄청 일찍 예약하거나, 아니면 땡처리 시점이 왔을 때 싼 것처럼 느끼는데 그것은 조기예약 프로모션이 걸려있으면 일찍 예약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거고, 전세기 잔여좌석 소진할 때 사용하는 땡처리 프로모션이 걸려야 늦게 예약해야 싼 것이다.


단거리 지역의 예약 시점




동남아 지역과 일본 지역의 예약시점 그래프이다. 출발일이 다가올 수록 예약률이 점점 높아지다가 3주전을 정점으로 하여 그 이후에는 추가적인 모객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대부분 항공좌석을 2~3주 전에는 실제 예약 명단을 확정하는 시점과 비슷하며, 예약을 했다가 취소를 할 때 발생하는 취소료가 부과되는 시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즉, 3주이내에 예약을 할 경우에는 항공자리 빈 곳을 찾는 것이 좀 어려운 편이며, 예약을 진행함과 동시에 취소료가 부과될 수 있는 시점 안에 들어온다는 얘기다.

단거리 지역의 경우에 내 지인이 예약할 경우에는 최소한 5주 전에는 예약을 하라고 권한다. 그래야 어느 정도 잔여좌석 체킹이 바로 이뤄질 수 있고, 보다 여유있게 예약 상황을 점검하고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뭐 그것도 그저 권고사항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장거리 지역의 예약 시점




유럽과 미주(하와이 포함) 지역은 허니문이 많이 찾는 곳이다. 으례 패키지 모객보다 허니문 모객은 훨씬 이른 시점에 예약이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하여 "그이전" 시점이 높은 그래프를 봐야 할 것이다. 두 그래프 모두 '그이전' 시점을 제외하고는 주차별로 예약률이 고만고만하다. 장거리 지역의 경우에는 상품가가 높아 사전에 미리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고, 시점에 따라 시장 가격이 크게 출렁이지 않는 다는 점이 그래프에 작용한 것 같다. 

장거리 상품의 경우, 나는 지인에게 추천하라면 7~8주 전 쯤에는 예약을 하고 권한다. 보통 장거리 패키지에서 조기예약 프로모션의 경우 60일 전 예약을 할 경우, 보다 많은 혜택을 주는 상품이 많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여행 계획도 미리미리 세울 수 있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예약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여행 예약 시점 tip

차트만 보여주고 끝맺음을 하기엔 뭔가 아쉬워서 뱀발을 더해보고자 한다. 우리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예약이 많이 들어오는 시점은 8주 이내의 상품이다. 그리고 여행사에서 다루고 있는 여행상품의 수는 출발일 하루당 수백~수천개의 상품이 존재한다. 같은 출발일에, 같은 목적지를 다루고 있는 상품이라 할지라도 어떤 상품은 일찍 예약할 수록 혜택을 받는 것도 있고, 어떤 건 출발일이 임박해서야 세일을 때리는 상품도 존재하고 있다. 

오늘 이 포스팅을 보고 내가 갈 곳이 단거리에 속하는지, 장거리에 속하는지 먼저 확인해보자. 그리고 사람들이 보통 이러한 패턴으로 예약을 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면, 여행사에서 어떠한 상술(프로모션)을 내걸게 될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그것이 바로 스마트 여행이 되는 지름길이다.


(본 data는 차트를 만든 시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무단 사용은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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